여덟 번째 불빛이 붉게 타오르면 - 사르담호 살인 사건
스튜어트 터튼 지음, 한정훈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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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담호에 승선하는 다양한 인물들과 함께 벌어지는 경악스러운 사건. 문둥병자에 의해 촉발된 사르담호를 향한 저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작가의 전작 [에블린 하드캐슬의 일곱 번의 죽음] 때문에 무척 기대하고 읽은 이야기입니다. 17세기를 배경으로 기묘한 죽음이 벌어지는 배 위에서 난무하는 저주와 악마에 관한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롭지 않습니까!! 여기에 억울하게 누명을 쓴 탐정 새미와 그의 충직한 친구 아렌트의 사건 해결 과정은 과연 이 이야기의 결말이 어디를 향할지 궁금해서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고 할까요.  

 

항해에 나선 일곱 척의 배와 어디선가 나타난 여덟 번째 불빛. 이 불빛이 타오를 때마다 누군가가 죽거나 기묘한 사건들이 벌어집니다. 악마라고 할 수밖에 없는 존재 '올드 톰'과 악연으로 맺어진 데다 소중한 친구의 목숨이 걸린 사건인지라 더욱 악착같이 매달리는 아렌트. 여기에 줄곧 의문을 품게 만들었던 '포세이돈'이라는 물건에 대한 호기심이 더해져 이야기는 한층 더 신비롭고 다채롭고 역동적으로 움직입니다. 

 

사건도 사건이지만 눈길을 끈 것은 얀 하안의 딸 리아의 존재였습니다. 천재적인 두뇌로 누구도 생각 못할 물건을 만들어내는 그녀가 마녀라고 낙인찍힐까, 엄마인 사라는 늘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했죠. 그 어떤 자유도 없이 십년이 넘는 시간을 탑 안에만 갇혀 생활해야 하는 인생이라니, 생각만으로도 암울했어요. 게다가 신성하고 깨끗한 마녀사냥꾼이라 생각했던 크리지의 남편 피터가, 그 동안 '마녀'라 낙인찍힌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행해온 일들이 밝혀지면서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 한 마디, 수상한 행동 하나로 목숨을 잃어야 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고딕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데다 작가의 전작으로 좋은 이미지를 품고 있던 터라 저는 꽤 재미있게 읽었지만, 결말에는 역시나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결말이라니, 정말 상상도 못했거든요. 제가 결말을 제대로 이해한 게 맞다면, 혹시나 시리즈가 등장하는 걸까요? 마지막을 읽고 처음에는 '엥?'하기도 했는데, 뭐랄까 생각할수록 알쏭달쏭한 기분의 미스터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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