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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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회주의자였으나 자신이 따르던 정치노선을 비판했던 작가라고 평가받는 조지 오웰.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뒤 스탈린주의에 대한 그의 경각심은 높아지게 된다. 그는 죄없는 사람들이 단지 신조가 다르고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투옥되거나 목숨을 잃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서유럽 사람들이 소련의 진정한 실체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영국 내에서 소련에 대한 비판은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소련이 연합국의 일원이었기 때문에 동맹국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자는 암묵적 동의가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은 이에 굴하지 않고 그의 대표작인 [동물 농장]을 써내기에 이른다.

 

매너 농장의 존스 씨를 향한 동물들의 반란. 생이 얼마 남지 않은 메이저가 자신들의 불행한 삶의 원인은 인간들의 폭정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언젠가는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 충고한다. 그의 죽음과 함께 생각보다 일찍 일어난 동물들의 반기. 결국 존스 씨는 동물들에게 쫓겨 농장을 떠나고, 동물들은 기뻐하며 자신들만의 생활을 꾸려나가게 된다. 이때 우두머리 노릇을 하게 된 동물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돼지들. 이미 인간들의 글자를 깨우친 돼지들은 7계명을 선포하면서 사실상 지도자의 위치에 오른다. 처음에는 풍요로웠던 농장 생활. 그러나 돼지들이 자신들이 내세웠던 7계명을 스스로 하나씩 어기면서 사정은 급변한다.

 

시작은 미약했다. 처음에는 젖소의 우유만 독식하던 돼지들은 그 다음은 사과를, 술을, 존스 씨가 살던 집을 차지하면서 권력의 맛에 취해간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글자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 그저 돼지들이 자신들을 위해 엄청 고생하고 있구나, 우리 모두 열심히 일해야 한다-며 충성을 바칠 뿐이다. 여기에서 오직 당나귀 벤저민만이 담담하다. 사정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는, 연륜이 주는 깨달음. 돼지들이 끝내 인간을 흉내내버리는 결말 부분에서는 너무나 어이가 없었지만, 조지 오웰 최고의 풍자와 비판 문학이라는 데 엄지를 척 들게 된다.

 


 

 

어쩌면 문제는 어떤 정치 노선을 따르느냐가 아닐지도 모른다. 정치에서 단 하나의 문제는 권력을 가진 사람의 행보다. 개혁을 부르짖으며 역사에 등장했던 그가 과연 올바른 길을 걷게 될 것인가. 권력이 존재하는 곳에는 늘 부패의 위험이 뒤따르고 우리는 항상 이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통렬하게 전해져오는 작품이다. 그런데, 그러고보니 표지의 저것은 돼지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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