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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영어책 읽기의 기적 - 혼자서도 영어책 술술 읽는 아이로 키우기
미쉘 지음 / 넥서스 / 2021년 8월
평점 :
'엄마표'라고 이름 붙이기도 무색하게, 저는 거창하게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아요. 그저 함께 그림책을 읽고, 그림책과 관련된 영어동요를 듣고, 영어 DVD를 듣고, 아이들이 다른 놀이를 할 때 CD를 틀어놓는 것이 전부입니다. 영어그림책 중에는 제가 봐도 어려운 책들이 많아서 그리 높은 난이도의 책들은 아직 엄두도 못내고요. 목표라고 할만한 것이 있다면 그저 지금은 영어에 대해 거부감을 갖지 않았으면 하는 것, 영어를 배우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주었으면 한다는 것 정도일까요.
저는 리딩을 빨리 시작할 생각이 없어요. 혼자서도 영어책을 술술 읽는다. 상상만으로도 엄청난 일이지만, 단지 리딩이 목표는 아니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엄마표 영어의 최고 성과는 '아이들이 영어로 듣고 말하는 것을 겁내지 않는 것'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영어로 듣고 말하는 것을 겁내지 않는다면 그 이후, 제가 엄마표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때 아이들이 스스로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읽고 해석만 잘 하길 원하는 것은 입시에서의 영어이지, 더 큰 세상에서 헤엄칠 수 있는 영어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초등 영어책 읽기의 기적]도 그런 마음으로 읽었어요. 그래도 언젠가 리딩을 하기는 할 테니까 그 때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미리 인지해 놓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으로요. 첫째 아이가 알파벳은 다 알고 있고, 요즘 들어 단어를 읽고 싶어해서 읽기를 시작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그런 단계이기도 하고요. 주위에서는 파닉스를 시작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굳이 따로 파닉스를 구체적으로 하지 않아도 많은 책과 파닉스를 다루는 DVD로 터득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도 합니다. 으허허.
엄마표 영어를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부터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파닉스와 그 다음 단계인 문장 읽기는 어떻게 하고 무엇을 체크해야 하는지, 독서의 깊이를 위한 독후활동 등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저는 그 중 원서를 오디오북으로 즐겨듣는 것이 책을 눈으로 읽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아마 이 단계는 어느 정도 듣고 이해하는 것이 가능해야 할 것 같지만, 청각과 시각 입력에 대한 뇌 지도가 거의 같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는만큼 앞으로 리딩을 할 때 오디오북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고려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엄청난 경력과 체계적인 방법으로 아이들을 구축하신 미쉘님이기에 이 책을 읽으시는 엄마들이 지레 낙담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엄마표'를 찾아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 목표를 거창하게 잡지 말고 하루 한 권 그림책 읽기부터 시작하면서 이런 저런 정보를 접하다보면 조금씩 길이 보일 거예요. 하루 한 권이어도 한달이면 30권, 1년이면 360권입니다. 그 사이 하루 두 권, 세 권 읽는 날도 있을 거고,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300권 이상의 영어책을 읽는 시간이 얼마나 보람되겠어요!
본문 내용 중 엄마표 영어가 실패하는 이유는 아이의 부족한 의지나 짧은 집중력 때문이 아니라 엄마의 인내심 부족이 원인이라는 말에 저도 살짝 뜨끔했네요. 요즘 영어그림책 읽기가 부진했는데, 다시 심기일전해서 열심히 읽어주고 같이 노래부르고 많이 들려주며 리딩을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