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똑똑해지는 역사 속 비하인드 스토리 - 인류사에서 뒷이야기만큼 흥미로운 것은 없다! EBS 알똑비 시리즈 1
EBS 오디오 콘텐츠팀 지음 / EBS BOOK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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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을 분류하는 기준에서 '통사'도 중요하지만 뒷이야기의 재미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역사에 흥미를 느끼는 방법으로 이 '뒷이야기'의 활약이 지대하니까요! 어쩐지 나에게만 들려주는 비밀 같은 거랄까요. 어렸을 때 모 방송국에서 방영하던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프로그램을 무척 재미있게 봤었는데, 요 책을 읽다보니 어쩐지 그 프로그램을 볼 때 받았던 느낌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저건 진짜일까 가짜일까, 이 이야기는 진실일까 거짓일까. 침이 꼴깍 넘어가는 비밀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클레오파트라가 백인이라는 이야기, 혹시 들어보셨나요? 저는 그녀가 이집트 사람이니 백인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흑인이거나, 혹은 구릿빛 피부를 가진 그저 '이집트인'이라고만 여겨왔죠. 그런데, 두둥! 아니랍니다!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계 백인이랍니다! 여기에는 역사적으로 복잡한 이런 저런 사연이 있는데요, 마케도니아 왕국의 멸망과 관련이 깊습니다.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을 그 이름, 알렉산드로스 왕이 페르시아가 지배하던 이집트를 정복하고 동쪽 지역으로까지 진출해 인도까지 달하는 대제국을 건설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의 사후 마케도니아 왕국은 부하 장군들에 의해 4개 왕국으로 분열되었고, 그 중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집트를 차지한 거예요. 그의 후손들이 이집트를 통치하게 되었고, 우리가 알고 있는 클레오파트라는 이 왕조의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 '7세'입니다. 맞아요! 클레오파트라-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사람도 이미 여러 명이었던 겁니다. 게다가 이름 자체도 이집트식 이름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어로 '아버지의 영광'이란 뜻을 가진 그리스식 이름이라니, 오와, 이리 짧은 지면에 담긴 지식이 왜 이리 풍부한가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고 이야기한 사람이 마리 앙투아네트가 아니라 루이 14세의 부인인 마리 테레즈였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계시죠? 원래는 '빵이 없으면 파이의 딱딱한 껍질이라도 먹게 하세요'라는 말이 앞의 문장으로 변질된 것인데요, 여기에도 정치적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프랑스인들이 적국으로 여겨온 오스트리아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자, 혁명을 앞두고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미지를 나쁘게 조성할 필요성에 의해 의도된 계략이었던 겁니다. 실제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이들에게 감사와 검소함을 가르쳤고, 측근들과 시종들도 그런 그녀의 겸손과 친절함을 칭찬했다고 해요. 심지어 처형 당하기 전에 쓴 편지에도 원망의 말 대신 용서와 가족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당시 시민들 사이에 퍼져 있던 극심한 생활고, 그리고 적국이었던 오스트리아의 여성이 자신들의 왕비가 되었던 것에 대한 불만이 마리 앙투아네트와 관련된 허황된 소문을 만들어냈다니, 너무나 가엾습니다.

 

요즘 저희 첫째 아이가 잘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에요. 아직 한글을 떼지 않아서 소리를 듣고 부르다보니 '말목 자른 김유신'을 '발목 자른 김유신'으로 부르기도 하는 등 포복절도할만한 가사가 이어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열심히, 즐겁게 부르고 있습니다. 요 노래 가사 첫부분에 '단군 할아버지'가 등장하십니다. 결국 단군 할아버지의 출생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웅녀님이 등장하지 않겠습니까. 곰이었던 웅녀님이 사람이 되기 위해 백일 동안 동굴 안에서 쑥과 마늘만 먹었다는 이야기, 한국인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거 아닙니까! 웅녀님이 사람이 되는 그 당시 한반도에는 마늘이 없었대요. [삼국유사]에 마늘로 표기된 한자는 '산(蒜)'이라는 것으로 이것은 달래를 가리킵니다. 하지만 달래는 매운 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무릇'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식용 또는 구충제로 사용되었다고 해요. 웅녀님이 드신 것이 달래든 무릇이든, 마늘은 확실히 아니었고, 또 이 이야기에는 부족 간 연합과정이 표현되어 있다는 것, 기억하십셔!

 

페이지가 그냥 쑥쑥 넘어갑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더 잘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아껴 읽으려 했으나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그 어떤 스릴러보다 흥미진진한 반전 이야기, 역사 속 뒷이야기의 커밍아웃, 재미납니다!

 

**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EBSBOOKS>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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