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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B. A. 패리스 지음, 김은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5월
평점 :
품절

오랜 세월, 비록 수많은 풍파를 맞이했을지언정 서로를 지탱해온 부부가 있다. 부부 중 아내는 마흔 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고, 특별한 생일파티를 계획 중이다. 부부에게는 아들과 딸이 각각 한 명씩 있으며, 남편은 당황스러웠던 첫 번째 임신과 출산을 거쳐 태어난 아들보다 딸을 더 사랑한다. 홍콩에서 공부 중인 딸은 처음에는 엄마의 생일파티에 못 올 것 같다고 하지만, 이내 계획을 바꿔 깜짝 등장하기로 아빠와 사전에 약속했다. 그런데 그 딸이, 오지 않는다.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혼자만 알게 된 남편. 한편, 아내 또한 그 시각 딸이 숨기고 있던 비밀의 한조각을 알게 된다. 이걸 지금 말해, 말아??!! 속이야 썩어 문드러질지언정 미소를 띤 채 파티를 즐기는 부부. 그들의 악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비하인드 도어]로 깊은 인상을 남긴 작가 B.A.패리스의 신작 [딜레마]는 각자 비밀을 감춘 채 파티 시간을 보내야 하는 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서로를 깊이 사랑했지만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얼떨결에 부모가 되었던 그들. 과거의 어느 터널은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했지만 이제 그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다만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가 그리 좋지 않다는 것, 그리고 엄마만 알고 있는 딸의 다른 비밀이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그래도 이들 부부는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아내의 마흔번째 생일파티가 열리던 날 부부는 각자 충격적인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된다. 상대를 위해 진실을 숨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었던 부부. 나라면 과연 어땠을까.
아내가 알고 있는 딸에 관한 비밀은 엄마라면 지켜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남편이 알게 된 사실, 그리고 그 사실을 파티가 끝날 때까지 말하지 않은 것은 정도를 넘은 듯 하다. 나라면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파티고 뭐고 다 뒤집어 엎었을 듯 하다. 작품 속에서 아내가 말했던 것처럼, 남편으로 인해 아내는 의도치 않게 또 다른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스릴러라고 보기에는 긴장감과 속도감이 떨어진다. 심지어 흥미로운 스릴러를 기대하고 읽는 독자의 가슴을 답답함으로 숨이 턱턱 막히게 한다. [비하인드 도어]를 처음 접했을 때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뒤 출간되는 작품들은 조금씩 재미와 스릴이 떨어지는 듯한 인상을 남겨 안타까웠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