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年 동안 땅 속에

씨앗으로 묻혀 있다

싹이 트는

식물을

나는 안다

 

 

꽃이 없다

천년 동안 땅 속에

꽃을 감췄다

몰래 言語를 피우는

꽃을, 나는 안다

 

[꽃 없는 꽃] p190

 

 

저자의 지기인 이영유 시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 저자에게 '목숨 무게가 실린' 묵직한 시를 보낸다. 백년도 다 채우지 못하고 삶을 끝내는 인간에게 천년이란 얼마나 긴 시간인가. 죽음 앞에서 영겁의 세월을 떠올린 시인의 펜 끝을 생각하니 가슴이 울컥해온다. 그 자신이 꽃 대신 언어를 피우는 꽃이 되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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