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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에서 통하는 엄마표 영어의 힘 - 그림책과 영상으로 우리 아이 공부머리 키우기
김태인 지음 / 믹스커피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게으른 엄마라 이런 저런 스터디를 시작해놓고 완주하지 못한 적도 있지만, 지금까지 한 스터디 중 최고를 꼽으라면 어떤 영어교육 관련 카페에서 진행한 일명 '기초 다지기'를 떠올린다. 하루에 2시간씩 매일 영어 소리를 들려주고 그림책을 함께 읽기. 월초마다 그 달에 들려줄 듣기 자료를 만들고 읽을 책을 미리 계획했던 그 스터디를 통해 영어듣기 환경을 조성해주는 습관이 들었다. 특히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주로 가정보육을 했던 터라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밤에 잠들기까지 계속 영어노래와 챈트를 반복해서 들었더랬다. 제일 많이 들었던 시간은 10시간 정도. 보통 아침 8시부터 시작해 밤 8-9시까지 계속 틀어주었는데, 중간에 빈 시간은 둘째 아이의 낮잠 시간이었다. 지금은 둘 다 등원하느라 작년만큼 듣지는 못하지만 매일 보는 영어 DVD 와 놀이 시간에 음원 듣는 것까지 하면 그래도 2시간씩은 꼬박꼬박 채우고 있는 것 같다.
영어교육이라니, 참 어렵다. 나 혼자 영어를 공부하는 것도 힘이 드는데 누군가에게 영어를 가르쳐야 한다니 막막해지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 나는 엄마표 영어 전문가도 아니고, SNS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엄마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지만 엄마의 마음 들여다봄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영어 공부를 시키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같이 엄마표 영어를 해나가면서 아이와 어떤 시간들을 보내고 싶은지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그저 '책이 좋아서'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독서가 정말 취미이자 특기이기도 한 터라 한글 그림책은 첫째 아이가 갓난아기였을 때부터 읽어주었다. 그 때는 누워있는 아이를 멀뚱멀뚱 보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 같이 누워 그림이라도 보자-싶은 마음에 시작했는데 아이가 커가면서 함께 책을 읽는 재미도 커지는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영어 그림책을 봤는데 책이 너무 예쁜 거다!! 그래서 이런 저런 책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아이가 안 보면 나라도 보려고. 한때 첫째는 영어 그림책을 보지 않으려고 하기도 했는데 '기초 다지기' 스터디를 하면서 영어에 많이 익숙해졌는지 이제는 잠자리 독서에 영어책도 골라오곤 한다.
일단 엄마가 책을 좋아해야 한다. 자신이 책을 싫어하면서 아이에게 책 읽기를 강요할 수는 없으므로.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책은 많으면 좋다. 아이의 호기심이란 금방 사라져버리는 것이라, 관심있어 하는 주제가 보이면 그때그때 책을 찾아 보여주면 더 인상적이지 않을까. 그렇다고 아이에게 책만 읽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또 중요한 것은 만약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는 데 있어 아이를 쥐잡듯 잡을 것 같으면 아예 시작하지 말라는 것이다. 진행 과정 중에도 만약 자신이 아이를 다그치거나 질책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면 그만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영어 때문에 아이와 관계가 틀어진다니, 안 하는 게 낫다.
즐거움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지만 그래도 언제까지 '즐거움'만을 내세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른 아이들은 사이트워드도 하고 리더스도 읽는다는데 우리는??!!-이라는 걱정이 아니라, 그저 내가 이 과정을 언제까지 계속해줄 수 있는가 하는 불안함. 그런데 [외고에서 통하는 엄마표 영어의 힘] 의 저자의 아이들도 그림책부터 시작해 리더스, 챕터북, 소설을 자유롭게 읽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렸다는 말에 마음이 푹 놓인다. 결국 조급한 마음, 단기간에 성과를 보려는 마음이 문제인 것이다.
그 동안 엄마표 영어 관련 책을 몇 권 읽었더니 크게 색다른 내용은 없었지만, 간단명료하게 중요한 내용들이 실려 있다. 소리 노출과 기초실력 쌓기의 중요성, 영어책 읽기의 즐거움 등을 강조하는 내용들을 읽으면서 내가 조금 더 보충해야 할 부분,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는 계기로 삼았다. 뒷편에는 <외고에서도 통하는 공부법>도 실려 있으니 학업과 관련된 영어 교육이 궁금한 분은 한 번 읽어보아도 좋겠다.
** 출판사 <믹스커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