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동영상 스토리콜렉터 90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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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전히 로드 글로버의 위협에 시달리는 조이. 그는 잔혹하게도 조이의 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찍은 사진을 그녀 앞으로 보내놓고 홀연히 사라졌다. 지난 여름, 시카고에서 연쇄살인범을 수사하다가 글로버의 공격을 받았던 조이는 언제 글로버가 안드레아를 해칠지 몰라 좌불안석이다. 팀장인 크리스틴에게 자신이 그 수사를 맡고 싶다고 부탁하지만, 오히려 새로운 사건을 맡아 테이텀 그레이와 텍사스 주 샌앤젤로로 떠나게 되었다. 여자를 산 채로 매장해 그 모습을 영상으로 송출하는 변태 살인마. 첫 번째 시신을 발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벌어지는 사건. 조이는 안드레아의 안위를 걱정하며 어떻게든 이 범인을 잡아야만 한다!

 

[살인자의 첫사랑]의 범죄심리학자 조이 벤틀리와 FBI 테이텀 그레이가 이번에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을 연상시키는 살인범을 잡기 위해 다시 뭉쳤다. 범인에 의해 생매장당한 여성이 깨어난 후 느꼈을 공포가 너무 생생하게 다가와서 읽는 동안 내가 다 숨이 막힐 지경이었는데, 조이는 이 범인에 대해 '미확인범이 여자를 생매장하는 이유는 성적 자극을 얻기 위해서일 뿐, 그것을 인정하는 수치를 피하기 위한 위장용 간판으로 자신의 집착에 매달린다'라고 평가했다. 과연, 결말 부분에서 범인은 '사람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다고 진술하지만, 그간의 행태를 보아서는 그냥 멍멍이소리.

 

다만 한 가지. 범인의 시각에서 기술되는 장면들을 읽으면서 부모의 훈육방법이 아이에게 트라우마를 지니게 할 수도 있다는 것과, 그것이 아이의 전 생애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것이 가장 무서웠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늘 생각하는 부분임에도 앞으로 더욱 조심해야겠다고 내 자신에게 경고등을 울려주었는데, 아이의 잘못이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인 것은 아니겠지만, 많은 스릴러 작품에서 범인의 트라우마가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되었다고 설정하는 것을 보면 실제로 그런 일이 많이 벌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스릴러를 읽으면서도 육아를 생각하게 되다니, 씁쓸한 한편 스릴러 장르 자체가 인간의 어두운 면과 맞닿아있기 때문에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의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조이도 아니고 테이텀도 아니다. 단연 테이텀의 할아버지 마빈에 제일 멋지다. 87세의 나이임에도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싶어하고, 무장한 범인 앞에서 총을 쏠 줄 아는 대범함도 갖춘 데다, 무엇보다 입담이 최고. 어찌보면 손자인 테이텀보다 시대를 앞서나가는 인물처럼 보인다. 스릴러임에도 다소 밋밋한 구석이 없지는 않았던 이 이야기보다, 마빈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을 발표한다면 조이 시리즈보다 더 열광적인 반응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다.

 

여운을 남기면서 마무리. 3부에서는 글로버와의 마지막 대결이 예상되는 바, 부디 아무도 다치거나 죽지 않고 행복한 결말을 맞게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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