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자 시작, 그 장대한 여정!!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제로 편 - 지혜를 찾아 138억 년을 달리는 시간 여행서 ㅣ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9년 12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마침내 그 여정이 끝을 맺었다. 1권의 <현실> 편과 2권의 <현실 너머>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모든 지식의 시작, 모든 지식의 완성>.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 권의 책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정리하자면, 책을 읽은 시간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저자가 다루고 있는 방대한 양의 지식과 이런 저런 용어들로 아직까지는 머리속이 혼란스럽다.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의 가이드를 제시하는 위대한 스승들과 그 거대 사상들.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한 단어는 '일원론'이다. 완전히 달라 보이는 자아와 세계가 실제로는 하나이며, 근원에서 분리되지 않는다는 위대한 스승들의 가르침. 저자는 책의 도입부에 '지금은 어떤 감흥도 없겠으나, 이 책이 끝날 때쯤엔 엄청난 개념이었음을 알게 될 이 책의 결론'이라고 기술해 놓았는데, 내가 딱 그러했다. '일원론? 세계와 내가 하나라고? 간단한데 뭐가 엄청나다는 거지?' 라고 생각했던 오만이, 챕터 하나하나를 읽어나갈 때마다 점점 사라져갔다. 1장에서는 <우주>를 2장에서는 <인류>를 다루는데 이는 '세계'로 분류했다. 3장부터 7장까지 다루는 '세계와 자아의 관계'에서는 베다, 도가, 불교, 철학, 기독교를 다룬다.

안타깝게도 1장의 내용 거의 전부와 2장의 내용 절반 정도는 이해하지 못했다. 우주와 물리학을 다루는 개념을 따라가기에는 나의 지적 능력이 미진한 탓에, 이러다 이 책을 완독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까지 들었다. 관련개념을 읽어나가면서 나름 정리를 해보았으나, 하얀 것은 종이요, 까만 것은 글자인 채 우주의 역사가 지나갔다. 2장의 <인류> 부분에서도 '지구의 탄생'에 들어가서야 겨우 숨이 쉬어졌다고 할까. 지질 시대에서 '누대'라는 단어를 난생 처음 들어보고, 여기도 머리를 감싸쥐어야 하는가 좌절에 빠지려던 찰나, 드디어 '인류의 탄생'이 등장했다. 더불어 실과 바늘처럼 따라올 수밖에 없는 '문명의 탄생'!!

그 후 등장하는 베다, 도가, 불교, 철학에서는 용어가 조금 다르고 세부 내용에 차이가 있을 뿐 한 가지 이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앞서 이야기한 일원론. 이 방대한 이야기들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 표를 처음 본 사람들은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어리둥절해 할 것이 분명하지만, 이 책을 한 번이라도 읽은 사람이라면 대강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나의 마음에 의해 세계도 결정된다는 의미라고 할까. 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여전히 아리송하지만 그래도 큰 줄기는 잘 따라왔다고 생각하고 싶다!!

이리 밑줄을 열심히 쳐가며, 이리 메모를 열심히 해가며 읽은 책이 몇 되지 않는다. 그만큼 몰입해서 아주 열심히 읽었다.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 한 번 더 읽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면 어지간한 책들은 다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에 사로잡혔다. 어째서 지적 대화와 채사장이 그리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는지 이제야 알겠다. 올해 이 시리즈를 완독하게 되어 기쁘다. 데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