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마을의 푸펠
니시노 아키히로 지음, 유소명 옮김, 노경실 감수 / ㈜소미미디어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4,000미터 절벽 아래 바깥 세계를 전혀 모르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온통 굴뚝투성이에 늘 검은 안개가 뭉실뭉실 피어올랐어요.

여기 사는 사람들은 검은 연기에 묻혀서 파란 하늘,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을 몰랐어요.

                             

할로윈 축제로 마을이 들썩들썩하는 어느 날

밤하늘을 달리던 배달부가 배달하던 심장이 굴뚝마을로 떨어졌습니다.

마을이 너무 어두워 심장이 어디에 떨어졌는지 모르는 배달부는 그냥 사라져 버렸어요.

 심장은 굴뚝마을의 외딴 곳, 쓰레기더미에 떨어져 쓰레기 사람으로 태어났습니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행색은 초라하고, 입에서는 독가스를 뿜어내며 낡은 우산을 머리에 쓴 더러운 쓰레기 사람.

멀리서 들리는 종소리에 쓰레기더미에서 나와 마을로 향합니다.

                               

마을 아이들은 쓰레기 사람을 할로윈에 변장한 그 누군가로 알았어요.

하지만 곧 그 정체를 깨닫고는 괴물이라고 소리치며 도망쳤죠.

마을에는 곧 쓰레기 사람에 대한 소문이 퍼졌고, 그는 어디를 가나 멸시와 구박을 당했어요.

 

그런 그 앞에 굴뚝 청소부 소년 루비치가 나타나요.

루비치는 매일 쓰레기 사람을 깨끗하게 씻겨주고 다정하게 대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쓰레기 사람에게 '푸펠'이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어부였던 루비치의 아빠는 작년 겨울 파도에 휩쓸려 돌아가셨습니다.

그런 소중한 아빠의 사진이 들어간 목걸이를, 루비치는 하수구에 빠뜨렸다고 이야기하면서

아빠가 말씀해주신 '별'이 보이는 하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굴뚝 마을에서는 누구도 믿지 않는 아름다운 하늘을요.

                             

친절한 루비치였지만 마을의 소년 악당 안토니오 일행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했어요.

결국 쓰레기 사람을 외면하고 등을 돌립니다.

 

아무도 씻겨주는 사람이 없어서 더욱 더러워진 쓰레기 사람, 푸펠.

그는 매일 더 더러워졌고,

어느 날 초라한 몸을 이끌고 루비치의 집앞에 나타나 잠시 어딘가에 같이 가 줄 것을 부탁합니다.

                             

수천 개의 풍선을 매단 배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른 두 사람.

루비치의 아빠가 말한 '별이 반짝이는 하늘'이 바로 거기 있었어요!

그 곳에서 푸펠은 루비치의 아빠 사진이 들어간 목걸이를 꺼내듭니다.

                             

대화로 오랜 갈등과 미움을 해소한 두 사람.

부끄럽다며 집게 손가락으로 코 밑을 비비는 푸펠의 모습을 보고 루비치는 깜짝 놀라요.

그 이유는...!!

 

저는 이 장면을 보고 등에 소름이 돋고, 마음이 아리고, 눈물이 났습니다.

루비치처럼 그제서야 푸펠이 누구인지 깨달았거든요.

 

자신에게 유일하게 다정하게 대해주고 매일 몸을 씻겨주었던 루비치를 위해 매일 하수구를 뒤지고 다녔던 푸펠.

그 잠시의 온기를 잊지 않고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을 내던지려고 했던 푸펠의 모습도,

사랑하는 아빠가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잊지 않고 믿었던 루비치의 모습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편견없이 손을 잡고, 상대방의 아픔을 잊지 않고 함께 해준다는 것.

그 소중한 메시지가 담긴 감성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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