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프렌즈, 그건 사랑한단 뜻이야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흔글·조성용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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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기를]

아마도 카카오프렌즈 시리즈의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라이언, 어피치, 튜브, 무지, 네오, 프로도. 각각 등장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던 그들이 이제는 하나로 뭉쳐 안녕을 고하기 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들이 담겨 있다. 사실 이런 에세이 종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잘 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카카오프렌즈 시리즈는 귀여워서 자꾸 찾아보게 된다. 마음을 울리는 글귀들을 발견할 때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캐릭터들의 가장 큰 매력은 그런 '귀여움'이 아닐까.

나이를 먹을수록 말 한마디도 허투루 내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농담이라고 생각해 건넨 한 마디에 타인을 상처입힐 때도 있고 내가 상처입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농담임을 내세우며 은근슬쩍 아픈 마음을 건드리는 사람을 알아보는 눈도 조금쯤은 갖게 되었다고 할까. 시간이 흐를수록 더 어려워지는 인간관계. 하지만 원래 그랬어야 하는 게 아닐까. 말은 내 입에서 나가는 순간부터 내 것이 아니게 되므로.

못된 버릇이라고 해도 할 수 없다. 언젠가부터 상처받은 마음을 숨긴 채 상처를 준 사람을 아예 차단하게 되어버렸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리라 그렇게 결심했다. 그 때는 나중에도 후회하지 않을 결정이라 되뇌었었는데,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내 상처받은 마음을 솔직하게 내보였다면 그 사람과 지금까지 계속 인연을 맺고 있었을까. 어쩌면 나는 말해봤자 소용없을 거라는 생각에 제풀에 먼저 관계를 포기한 게 아니었을까. 이제와서 다시 생각한들 무엇하리. 지금 함께 하는 사람들, 앞으로 함께 하게 될 사람들에 대해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요고요고, 내가 옆지기와 다툰 뒤면 항상 하는 말이라 특히 공감된다! 옆지기와 다툰 뒤에는 내 나름대로 생각도 좀 하고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해서 한동안 그에게 부탁했었다. 나를 그냥 내버려둬달라고. 결혼 초기에는 그래도 옆구리를 쿡쿡 찌르던 옆지기는 이제는 그런 내 말에 너무나 충실하게 따라서 정말 나를 내버려두는데, 그것이 또 그렇게 섭섭한 거다! 그래서 아무리 내가 그렇게 말했다고 해도 나를 너무 내버려두는 거 아니냐 했더니, 자기도 옆구리 쿡쿡 찌르는 거 한 두 번이지, 어차피 받아주지도 않지 않냐며 오히려 나를 공격! 음. 그 말도 맞긴 하지. 그래도 그럴 때 옆구리를 좀 찔러주면 화가 풀리는 속도가 좀 빨라지는데, 저 문구처럼 모르는 척 다가와주시기를.

이것이 내가 새벽 독서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아이들을 재우고 다시 일어날 때는 너무 힘들기도 하지만, 그대로 다시 아침을 맞기에는 나에게 활력이 될 무언가가 부족한 느낌.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기다보면 내게 쌓여있던 독소같은 것들이 스르르 빠져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날 행복하게 만드는, 아주 오래된 습관. 조금 고단해도 오늘은 무슨 책을 읽을까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난다.

 

얼마 되지 않는 페이지를 조금은 천천히 넘겨본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짧고 그냥 넘겨버릴 수 있는 문구일 수도 있지만, 읽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느냐에 따라 강렬한 이미지를 남길 수 있는 책. 아직은 조금 서늘함은 머금은 공기, 나의 소중한 새벽시간을 카카오프렌즈 친구들과 보낼 수 있어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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