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모자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기원 옮김 / 검은숲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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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 대망의 첫 출격!]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함께 읽는 도서로 선정된 엘러리 퀸 콜렉션의 대망의 첫 번째 책 [로마 모자 미스터리] . 엘러리 퀸이라는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시작하기에는 그 양이 어마무시 방대한지라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하나 망설여지는 시리즈 중 하나였다. 읽을 책은 많고 좋아하는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분야의 도서들도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인지라 이렇게 함께 읽는 도서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평생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 읽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애정하게 될 시리즈가 또 하나 늘어났다.

 

엘러리 퀸은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을, 20세기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거장이다. 작가 활동 외에도 미스터리 연구가, 장서가, 잡지 발행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사실 이 '엘러리 퀸'은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라는 사촌형제의 필명이다. 뉴욕 브루클린 출신으로 각각 광고 회사와 영화사에서 일하던 중, 당시 최고 인기작가였던 밴 다인의 성공에 자극받아 미스터리 소설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맥클루어스> 잡지사에 소설을 공모하고 응모한 작품이 1등으로 당선되지만, 공교롭게도 잡지사가 파산하고 상속인이 바뀌어 수상이 무산된다. 하지만 스토크스 출판사에 의해 작품이 다시 빛을 보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엘러리 퀸의 역사적인 첫 작품 [로마 모자 미스터리]였던 것이다. 이 작품은 엘러리 퀸의 첫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엄격한 형식에 얽매인 퍼즐 미스터리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 엘러리 퀸 1기 작품의 시작이기도 하다. '엘러리 퀸'은 두 작가의 공동 필명이자 작품 속에 등장하는 탐정의 이름.

 

192x년의 9월 24일 월요일 저녁, <건플레이>라는 연극이 상영되는 로마 극장 안에서 한 남자가 독살당한 채 발견된다. 좌측 LL43번 좌석에서 앉은 채로 시체로 발견된 사람은 몬테 필드라는 악명 높은 변호사. 사기꾼 중에서도 거물급들만을 고객으로 받아 많은 돈을 벌었고, 도박 등으로 재산을 탕진한 것으로 유명했다. 사건 현장에 나타난 것은 뉴욕 경찰청의 리처드 퀸 경감과 그의 아들인 엘러리 퀸. 필드의 모자가 사라진 것을 단서로 삼은 이들은 필드가 벤자민 모건이라는 예전 동업자를 모종의 이유로 협박하고 있었음을 알아내고, 사망 당시 가지고 있던 작은 핸드백과 유류품 등을 단서로 수사에 착수한다. 명석한 두뇌를 이용하여 아버지를 도와 사건 해결에 유력한 증거를 제공하는 엘러리. 마침내 그의 첫 활약이 시작된다!

 

자극적인 추미스에 익숙해진 탓인지 고전적인 미스터리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는 단번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로마 모자 미스터리]는 액자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J.J.맥이라는 인물이 엘러리 퀸으로부터 로마 극장에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지은 <로마 모자 미스터리>라는 작품을, 거의 빼앗듯이 양도받아 출간한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오래된 철제 캐비닛에서 발견된 엘러리 퀸의 <로마 모자 미스터리>. 작품 안에서도 엘러리 퀸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게다가 독특한 인물 소개와 '이 장에서는 -한다'와 같은 소제목들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들 부자가 아니었다면 그 누구도 풀지 못했을 사건. 치밀한 논리와 두뇌 싸움으로 집약된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퀸 부자만 알고 있는 범인의 정체에 대해 갈급함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기를 쓰고 그들의 수사를 따라가는 여정 속에서의 즐거움과 희열을 만끽하게 한다. 중간에 J.J.맥이 '이제 여기쯤이라면 독자들도 범인이 누구인가 알 것이다'라고 하지만 나는 전혀 눈치채지 못해 멍할 따름. 원래 미스터리 작가들로부터 뒷통수 얻어맞는 것을 즐기지만, 이번에는 나도 조급함이 느껴져 페이지 앞장을 뒤적거렸을 정도로 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앞으로 어떤 즐거움을 선사해줄지. 특히 두 사촌이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 작품이자, 탄탄한 논리와 수수께끼를 감추는 현란한 기교가 더욱 발전된 형태로 펼쳐진다는 평가를 받는 다음 작품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에 대한 기대가 더욱 증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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