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밀침침신여상 1~2 세트 - 전2권
전선 지음, 이경민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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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4천년을 수경 안에서만 생활해 온 금멱. 그녀는 화신(花神) 재분이 목숨을 걸고 낳은 딸이다. 사랑으로 인해 자신이 겪은 고통을, 딸인 금멱은 겪지 않기를 바라며 태어난 금멱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운단을 먹인다. 운단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어서 결계로 단단히 둘러싸인 수경 안에서 만년 동안 아무것도 모른 채 지낸다면 금멱이 사랑으로 인한 징겁을 무사히 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재분. 자신의 결심을 24방주에게 알린 후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녀가 유명을 달리한 날은 수신 낙림과 풍신 임수의 혼례식 날이기도 했다. 비극과 희극이 교차하던 날, 세상의 모든 꽃이 스러졌고, 꽃이 사라진 세상은 무채색으로 변했으며, 다시 그 색을 찾은 것은 화신의 상이 끝난 10년 후였다. 그리고 4천년 후. 수경 안에서만 생활하고 있던 금멱은 바깥 세상에 호기심을 느낀다.

 

자신을 포도정령이라 믿고 있는 금멱. 본래 그녀의 진신(眞身)은 서리꽃이지만 알 턱이 있나. 순진무구하고 발랄한 성격으로 높은 영력을 쌓는 것, 수경 밖으로 나가보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이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새까맣게 탄 새 한마리. 처음에는 죽은 줄 알고 밭에 묻어두었지만 결계가 쳐진 수경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에 의구심을 느껴 득도한 까마귀라 확신, 고아먹기 위해 준비하던 중 그가 사람으로 변한다! 그의 정체는 열반중생을 한 천제의 적자 욱봉이었다. 진신은 봉황인데, 봉황은 인간 세상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존재로 5백 년마다 인간계의 슬픔, 한, 은원 등을 품은 채 스스로 불에 뛰어들어 자신의 목숨을 인간의 행복과 길상으로 바꾼다. 그 거대한 고통을 거쳐 더 아름다운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데 이를 열반중생이라 일컫고, 욱봉은 바로 그 열반중생 후 수경 안으로 날아든 것이었다. 까칠한 그에게 구해준 은혜를 갚으라며 자신을 수경 밖으로 데리고 나가 줄 것을 호소하는 금멱. 그녀를 데리고 욱봉이 천계로 향한다. 그 곳에서 만나게 된 월하선인을 비롯한 다양한 인연을 만나고, 천제의 첫째 아들인 윤옥, 욱봉과 삼각 로맨스 관계를 맺게 된다. 과연 금멱은 누군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인가.

 

[향밀침침신여상]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인터넷 조회 수 140억뷰를 돌파한 중국 최고 인기드라마 <향밀침침신여상>의 원작소설이다. 표지에 나란히 등장한 두 남녀의 모습만 봐도 이 작품이 로맨스 소설이라는 것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은데 '로맨스'만 들어 있지는 않다. 순진무구한 금멱으로 인해 초반에는 코믹한 분위기가 가득한데, 여기에 월하선인의 능청스러움도 한몫한다. 코믹함이 순식간에 바뀌게 되는 계기는 금멱의 출생의 비밀. 그녀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로맨스와 코믹에 장중함이 어우러지는 작품으로 변신했다. 얼마 전 읽은 [제왕업]을 통해 중국 소설의 매력에 입문했는데, [향밀침침신여상]으로 인해 결국 헤어나올 수 없는 세계에 빠져든 느낌이다.

 

혹시 드라마 <향밀침침신여상>을 본 독자라면 이 책에 실린 번외편을 반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뒷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하면 행복하기도 하지만 괴롭기도 한 것. 그렇다고 안 할 수 없는 것.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나은 것. 그 사랑에 관한 이야기. 마지막이 짐작되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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