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네 반찬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 김수미표 요만치 레시피북 수미네 반찬 1
김수미 외 지음 / 성안당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tv를 보지 않은 지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예전 가끔이라도 볼 때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이 [수미네 반찬] 이었다. 구수한 입담만큼 구수해보이는 음식들. 집밥에 대해 대단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방송을 보는 순간 '저게 바로 집밥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연륜이 음식에도 배어든 까닭이겠지만 그 때는 차마 그런 생각은 하지 못하고 저 레시피를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그래서 품에 얻게 된 [수미네 반찬] 개정판이다. 드디어 나도! 하는 생각으로 책을 펼쳐들었는데 애초에 내가 김수미님만큼 음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 큰 오산이었음을 깨닫는다.

내가 여기 실린 음식들을 지금 당장 하지 못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곰돌군들이다. 아직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 나의 요리는 이 곰돌군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어른용 요리를 하는 날에는 곰돌군들 반찬을 따로 해야하는 이중고를 겪는 탓에, 집에서 식사를 잘 하지 않는 곰돌이아빠를 제외하고 나의 입맛도 이 곰돌군들에게 길들여져 있는 상태다. [수미네 반찬]에 실린 레시피들은 모두 입맛을 다시고 군침을 흘리게 한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꿀꺽 먹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데 손이 많이 갈 듯한 음식들에는 아직 겁이 나기도 한다.

요리책은 실용적인 도서다. 그런데 [수미네 반찬]을 보면서는 감동, 혹은 가슴 뭉클한 감정을 느꼈는데 각 파트에 고향, 엄마, 아빠의 이름이 붙여져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레시피들을 제공하기 전에 음식에 대한 추억을 토로해 놓은 부분을 읽다보면 먹는 것이 곧 삶, 삶이 곧 음식이라는 어떤 진리같은 것을 느낀다. 음식이 있기에 우리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 추운 겨울, 마음과 몸을 따뜻하게 녹이는 레시피북 아닌가.

아직 도전해보지 못하는 데는 나의 게으름도 한몫 할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쉽게 느껴지는 음식들일 수 있고,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도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김수미님의 레시피와 여러 요리사들의 레시피가 다양하게 어우러져 있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맛깔스럽다. 으흠. 큰맘 먹고 하나씩 도전해봐?! 혼자 먹더라도 근사한 식탁을 한 번 차려볼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