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산하에 인문학을 입히다 - 이야기 길 따라 걷는 시간 여행 ㅣ 우리 산하에 인문학을 입히다 3
홍인희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9년 10월
평점 :
[우리 산하 답사기]
제목에는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 이 책은 역사책에 좀 더 가깝다.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지만 내용은 충실하다. 현재의 지명 위주로, 혹은 자신이 여행을 간 곳과 연관된 역사를 쉽고 흥미롭게 소개한다. 저자는 전작에서 우리나라 부동의 1위 여행지 ‘강원도’의 숨은 인문학적 이야기들을 공개했다고 한다. 태백산맥의 줄기를 따라 멋진 풍광으로 유명한 강원도에 숨어 있던 이야기들을 세상 빛을 보게 해주었다면, 이번 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어 친숙한 이야기, 혹은 잘 알고 있다 여기지만 자세히는 모르는 이야기들을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았다고 할까. 덕분에 역사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읽어도 전혀 거부감 들지 않는, 여러 편의 옛 이야기를 모아놓은 것 같은 책이다.
총 20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 책의 첫부분을, 세종대왕이 맡았다. 경기도에서 동남쪽에 빗겨나 있어 지역 세가 그리 크지 않은 도시 여주. 조선조 내내 걸출한 인물들과 왕실의 안주인을 네 명씩이나 배출한 유서깊은 땅이다. 이 여주의 인문적 컨텐츠의 대표는 바로 세종대왕. 조선의 제왕 27명 중 성군으로 칭송되며 백성을 생각한 글자를 창제하신 분. 이 왕이 잠들어 계신 무덤이 바로 여주에 있다. 여기 저기 지역을 소개하며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의 일화를 풀어놓으며 개혁군주였던 정조대왕을 떠올리게 만드는 '정조대왕 능행차'를 소개하고, 남사당패와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갔던 도공들의 이야기도 잊지 않는다. 여러 인물이 등장하면서도 각 지역을 소개하면서 특산물, 지역특색, 무궁화와 연꽃 등의 식물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 마치 우리나라 여기저기를 책을 통해 여행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책을 읽다보니 어째서 제목이 '우리 산하에 인문학을 입히다'로 지어졌는지 이해가 된다. 인물과 업적에 치우치지 않고 우리 나라 전체를 주제로 한 이야기. 저자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강원도를 소개했다는 전작도 궁금하다. 각 지역을 독립시켜 좀 더 깊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시리즈가 나와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