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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세 시대가 온다 - 실리콘밸리의 사상 초유 인체 혁명 프로젝트
토마스 슐츠 지음, 강영옥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이 생각하는 '장수'란 몇 세까지를 말하는 것일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대는 100세 정도였다. 그 100세도 건강하게
살 수 없다면 평균수명인 7,80세까지만 살아도 많이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그려봤었다. 그런데 100세도 아니고, 150세도
아닌, 200세라니.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치다. 도대체 인간이 그 나이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지금의 나로서는 짐작도
가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몇 십년 전만 해도 마트에서 물을 사먹게 될 줄도, 걸어다니면서 메시지를 보내거나 언제 어디서든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소통하게 될 줄도, 사람들은 몰랐었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혁명. 그 진보가 이제는 수명연장에 손을 뻗어 건강하게 200세까지의 삶을
지원하게 된다는 것. 어쩌면 일부 사람들에게는 그리 놀랍지도 않은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200세 시대가 온다]의 토마스 슐츠는 실리콘밸리의 비밀 연구소들을 찾아 의학 연구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취재했다.
불치병이 정복되고 맞춤 아기가 가능해지는 시대, 장기를 교환하면서 인간이 200세까지 살게 되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병과 노화의 개념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그런 시대에서 의료와 보건 시스템의 역할은 어디까지 확장되고 구분될 것인지, 그런 신기술을 맛볼 수 있는 계층은
한정적일텐데 그런 세상에서 법과 윤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혁명이라고 부르기에도 부족한 그 거대한 변화 앞에서 인간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총체적 보고서라고 할까.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취재하고 인터뷰한 내용이 실려 있어 그 현실성은 피부에 와 닿을 정도다.
의학 혁명의 최전선에 서 있는 것은 실리콘밸리다. 기존의 의학기술과 병합된 IT 기술. 병원에서 인간 의사가 아닌, AI 의사를
마주할 날이 머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의 평균수명을 연장시키고 개인 스케줄을 관리해서 건강을 체크할 수 있게 하는 시대. 과연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이런 시대를 맞이하게 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시대가 과연 좋기만 할 것인지 가슴 한 쪽에서 피어오르는 걱정과 두려움도
배제할 수 없다. 평소 이런 종류의 책을 잘 읽지 않아 쉽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모르는 한쪽 세상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
마주하게 된 기분. 그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금방이라도 밀려올 것 같아 숨이 차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