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아기씨 보랏빛소 그림동화 9
박세연 지음, 이헌익 사진 / 보랏빛소어린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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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그림책은 조금 독특합니다.

백희나 작가님 그림책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작가님이 취미로 만들던 도자기로 그림책을 펴냈다고 합니다.

작가님이 만든 도자기들을 포토그래퍼인 이헌익님이 따뜻한 시선으로 프레임 속에 담아낸 책이에요.

따뜻한 봄날, 꽃대만 남은 엄마 민들레 머리 위에 아기 홀씨들이 내려앉아 있습니다.

이제 저마다의 길을 떠나야 할 시간이에요. 슬프지만 희망 찬 작별의 시간.

홀씨들은 엄마와 형제들과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길을 떠납니다.

다른 형제들이 모두 떠나고 엄마의 머리 위에는 작은 날개를 단 아기씨 하나만 남았네요.

날개가 작아서 잘 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아기씨에게

엄마는 작으면 가벼워서 더 잘 날 수 있다며 용기를 줍니다.

엄마의 용기와 조언으로 힘차게 날아오른 아기씨.

엄마에게 작별인사를 하는데요,

으헉. 저 이 장면에서 괜히 눈물이 나면서 울컥했어요.

아이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혼자 남은 엄마와 그런 엄마를 바라보며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아기씨라니.

그만 눈물이 줄줄.

아기씨가 싹을 틔우는 여정은 험난하기만 해요.

거미줄에 걸려서 거미가 풀어주기도 하고.

누런 황소의 털이 보드랍고 포근해 보여 황소의 머리 위에 안착하기도 하죠.

다행히 황소가 해님이 바라보는 따뜻한 곳을 찾아보라는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햇빛이 내리쬐는 양철지붕을 발견하고 내려앉았지만

한낮의 양철지붕은 넘나 뜨거운 것!

옆에 앉아있던 참새가 뿌리를 내릴만한 흙을 찾아보라고 알려줍니다.

그런데 그 사이 비가 내기 시작하고

흠뻑 젖은 아기씨의 날개는 너무 무거워져서 하늘을 날 수 없게 되었죠.

양철 지붕에 고인 빗물을 타고 지붕 밑으로 흘러내려간 아기씨.

 

골목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우는 아기씨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저희집 둘째 곰돌군이 우는 얼굴과 비슷해 보여 살풋 웃음이 나기도 했네요.

그 때 지렁이가 나타나

민들레는 어떤 꽃보다도 강하기 때문에 아주 적은 흙만 있어도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알려줘요.

딱딱한 돌바닥 사이로 빗물을 받아 촉촉해진 흙을 발견한 아기씨.

있는 힘을 다해 뿌리를 내립니다.

 

그리고 며칠 뒤.

긴 잠에서 깨어난 아기씨는 머리위로 자라오른 새싹을 발견해요.

이제 아기씨도 금방 멋진 황금 왕관을 얹은 민들레 꽃이 될 겁니다.

 

도자기로 구성된 그림책은 처음이었지만 그림책 전체에서 풍겨지는 따스함과 포근함에 줄곧 미소가 지어졌어요.

용기있게 길을 떠나는 아기씨와

그 아기씨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마다 곤경에서 구해주는 수많은 생물들.

 

어찌보면 우리 삶도 이렇게 수많은 타인의 도움으로 엮여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자기 그림이라고 해서 딱딱할 것이라 생가하신 분들도 계실텐데요, 노노!

저 표정을 보세요. 흐흣.

생동감 느껴지는 정겨운 얼굴 표정 아닌가요.

 

요즘 그림책 홀릭인 저에게는

가슴 따뜻한 감동과 울컥함을 선사한 멋진 그림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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