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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디스커버리 3 : 독일 - 교양만화로 배우는 글로벌 인생 학교 ㅣ 어메이징 디스커버리 3
김재훈 지음, 조성복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교양만화로 배우는 글로벌 인생학교-라는 부제로 출간되어 온 [어메이징 디스커버리]의 독일편이 나왔다. 앞서 출간된 덴마크나 부탄
편도 궁금했지만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르는 것이 많은 독일편 먼저 보고 이 시리즈 전체를 탐독할 지 어떨지를 정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먼저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깊이있고 전체를 통괄하는 방법이 아주 마음에 든다. [먼나라 이웃나라]를 읽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이라고
할까. 특히 독일편의 표지에는 '과거를 극복하고 다 함께 잘 사는 비결이 뭘까?'라는 말풍선이 덧붙여져 있어 눈길을 끈다. 흔히 독일과 일본을
많이 비교하는데 일본에는 없지만 독일에는 있는 그것. 그것을 한 번 찾아보자는 마음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여행의 시작은 요한 덕분이었다. 장미재단 영재학교의 바이올린 신동으로 요한이의 할머니는 유태인이었다. 나치 학살 당시 도움을
주었던 군터라는 사람을 할머니 대신 만나기 위해 장미그룹 회장에게 독일에 가고 싶다고 느닷없이(?) 제안한 것이다. 그런 요한이를 중심으로
홍설록, 강가영, 장화순, 백범영, 신수길, 장석대, 장장미가 독일 여행길에 오른다. 역사와 문화를 중심으로 오늘날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위치에
서 있는 독일이, 과거의 수치를 어떻게 딛고 발전해왔고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만큼
어떤 하나의 이론이나 의견에 치중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게르만족의 대이동부터 베를린 장벽의 붕괴, 필하모니, 마르틴 루터, 종교개혁, 나치, 그리고 참회의 자세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데 역시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를 꼽으라면 빌리 브란트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서베를린 시장이었다가 서독의 총리가 된 빌리 브란트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부터 동독을 대결상대가 아닌 동반관계로 대했고, 동구권 나라들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속적인 긴장 완화를
통해 평화를 추구하면서 동쪽을 향해 꾸준히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했으며 그런 그의 '동방정책'은 통일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평가받는다. 그의 유명한
일화 중 하나는 폴란드의 바르샤바를 방문했을 때 바르샤바 광장에 세워진 유대인 게토 희생자 위령탑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1970년 12월
겨울비가 내리던 날이었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난데없이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린 그의 모습은 전 세계 사람들이 독일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사건이었다. 항상 발뺌하거나 보상을 다 했다고 배짱인 어디의 무슨 나라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진지함과 유머를 오가며 전개되는 내용에 푹 빠져 읽었다. 특히 과거와 현재의 모습 모두를 다루고 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고
현실적인 모습들을 조망하고 있다는 점이 추천할만하다. 만화로 그려져 있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이미 출간된 스웨덴과 부탄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을지, 앞으로는 어떤 나라들이 소개될 지 무척 궁금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