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죽 그림책이 참 좋아 57
최숙희 지음 / 책읽는곰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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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세계에 입문한 사람이라면 최숙희 작가님의 이름은 아마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아이와 함께 읽을 그림책을 단행본으로 구입하기 위해 알아보던 중 알게 되었는데요, 어쩐 일인지 집에 한 권도 없어요. 시중에 나와 있는 작가님의 그림책을 다 사고 싶은데 한꺼번에 사기에는 개인적으로 인증이 안 되었고, 그렇다고 안 사자니 뭔가 허전하고. 이렇게 망설이는 중에 결국 한 권도 못사는 결정장애 엄마가 되어버린 것이죠. 그러던 중 좋은 기회가 생겨 최신작인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죽]을 읽게 되었습니다. 내용이 참 좋네요. 정말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아요!

 

주인공은 사람아이 두르와 생쥐 쪼르예요. 두르는 쪼르와 산딸기로 큰 솥 가득 잼을 만들어 다 같이 나눠먹고, 돼지 아줌마가 열두 쌍둥이를 낳자 아끼던 외투를 풀어 목도리를 짜기도 하고, 쪼르의 연이 나무에 걸리자 더 크고 멋진 연을 만들어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기도 해요. 연을 타고 날아간 강 건너에는 검은 숲이 있는데요, 그 숲에는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해 기운이 없는 산양 할머니가 있었답니다. 두르느와 쪼르는 함께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죽을 끓이기로 하죠. 준비된 큰 솥에 처음 개미들이 쌀 한 줌을 가져오고, 두더지가 양파를 가져오고, 토끼가 당근을 가져오고, 고슴도치가 감자를 이고 오기도 합니다. 고라니의 시금치에 어떤 동물의 브로콜리에, 또 어떤 동물의 가지 등등 재료가 점점 많아져요! 두르가 끓인 죽은 정말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게 됩니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죽이라 해서 혹시 성경에 나온 기적을 생각하신 분 계신가욥! 전 살짝 떠올렸습니다. 히히. 하지만 이 그림책에서 함께 죽을 만들어 먹는 이야기는 가히 기적에 비유할 만하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것을 나누며 더욱 많아지는 죽, 그리고 풍성해지는 마음. 동물들이 각자가 가지고 있던 것을 자기 것이라 꼭 움켜쥐고 있었다면 이렇게 맛있는 죽을 많이 만들지 못했을 겁니다. 하나의 재료가 한 솥이 되는 기적, 바로 나누는 마음이 만들어 낸 거에요.

 

이 책은 나눔의 가치를 전하고 싶다는 굿네이버스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 제안을 받고 작가님은 아이들의 착한 마음을 응원하고 싶다는 생각에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죽]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이 책은 굿네이버스에서 실시하는 '어린이 나눔교육'에 널리 활용되며, 작가의 인세 일부는 굿네이버스를 통해 세계의 빈곤 아동을 돕는 데 쓰여질 예정이라고 해요. lg 유플러스도 동영상을 제작해 그 뜻을 함께 한답니다. 그림책을 좋아하시는 여러분, 멋진 그림책을 얻는 것과 함께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나눔을 할 수 있다니, 멋쟁이 우리가 발 벗고 나설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책과 함께 요렇게 귀여운 '사랑나눔 저금통'도 함께 왔어요. 아이와 그림책을 읽은 뒤 나눔에 대해 이야기도 해보고, 요렇게 저금통도 채우며 함께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그 살아가는 세상을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시면 어떨까요. 저도 가까이로는 동생과 장난감을 나눈다는 것부터 살짝 멀리는 친구들과 가진 것을 나누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그 동안 그림책을 통해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얻었지만, 이번만큼은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책읽기였던 것 같아요. 5불어 최숙희 작가님의 책에 대한 신뢰도도 증가했습니다. 이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분이라면 분명 다른 작품들도 따스할 것이라 생각돼요. 그림책으로 나눔을 배우고 실천하는 모습을, 어른인 우리가 먼저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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