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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놀라게 한 100명의 사람들 - 초등학생을 위한 ㅣ 초등학생을 위한 100명의 위인들
고수산나 지음, 송영훈 그림 / 소담주니어 / 2019년 2월
평점 :
어렸을 때 읽는 책들 중 하나로 위인전이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저희 집에도 위인전 전집이 있었어요. 어린 나이에도 수많은 위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감탄하고, 내가 그들이었다면 저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지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위인들은 책 속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니 위인은 내 주변에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동을 주고 삶의 의지를 불태우게 하고, 나도 다시 한 번 잘 살아봐야겠다 생각하게 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 희망을 전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 아이들의 마음에도 꿈나무가 자라게 되겠죠.
[초등학생을 위한 세상을 놀라게 한 100명의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신체장애를 이겨낸 사람들, 정신장애를 이겨낸 사람들, 인종과 성차별에 맞선 사람들, 나이의 한계를 뛰어넘은 사람들, 새로운 시작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 실패를 딛고 일어선 사람들, 세상을 즐겁게 만든 사람들, 학력과 가정 형편을 극복한 사람들, 발명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꼬리를 무는 PLUS 사람들>까지. 제가 읽었던 위인전과 비교해 독특한 점은 이 책에는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아주 먼 과거의 사람들만 실려 있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마리 퀴리나 세종대왕처럼 저에게도 친숙한 위인들도 있지만, 현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았어요.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질감과 파이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요.
태어날 때부터 팔과 다리가 없었던 닉 부이치치의 이야기는 많이 알고 계시죠. 불편한 몸임에도 늘 긍정적인 마인드로 발가락으로 글씨를 쓰고 타자를 치며 드럼을 연주하고 골프도 치며 서핑과 스케이트 보드는 물론 수영과 낚시도 즐긴다고 해요. 결혼도 해서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죠. 미국의 팝가수 스티비 원더는 눈이 보이지 않지만 아름다운 노래로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가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이유는 몰랐었어요. 미숙아로 태어난 스티비 원더는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있었는데 병원 측의 실수로 인큐베이터 안에 산소가 많이 공급되면서 눈이 망가져버렸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이 보이지 않는 대신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었던 장점을 이용, 지금은 전세계적인 가수가 되었죠. 제가 좋아하는 노래 중 몇 곡도 그의 노래이기도 해요. 어린이 인권을 위해 목숨을 바친 어린이 노동 운동가인 이크발 마시흐의 이야기는 심금을 울렸고, 알츠하이머병을 알아낸 독일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의 일화는 인간의 위대함을 알게 합니다. 좋아하는 명탐정 셜록 홈스를 창조해낸 아서 코넌 도일이나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까지, 초등학생의 관심을 끌만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실려 있어요.
제목은 ‘초등학생을 위한’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멋진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에요. 저는 특히 이크발 마시흐의 이야기가 자꾸 떠올라 머릿속을 떠나지 않네요. 어린 나이임에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은 그의 이야기를 보며, 지금의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표지랄까요. 아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똥꼬발랄한 표지가 아니라 안타까운데, 이 책의 가치를 알게 된다면 절대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된다는 것은,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