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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엄마 - 세 아들 모두 스탠퍼드에 보낸 스탠퍼드 출신 엄마의 자녀 교육법 50가지
천 메이링 지음, 강초아 옮김 / 서교출판사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세 아들을 모두 스탠퍼드 대학교에 보냈다는 문구 때문이었다. 스탠퍼드처럼 구체적으로 대학
명칭까지 생각해본 것은 아니어도 나는 내심 우리 곰돌군들이 공부를 한다면, 이왕이면 좀 잘해서 외국에 있는 대학에 다녔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늘 남편에게 '우리 아이들은 공부를 잘해서 장학금 받고 외국에 있는 대학에 다닐거야. 그러니 걱정마'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남편은 그
말을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듣는 상황. 물론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못해도 상관없다. 자신이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어디서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무척 감사할 따름이다. 외국에 있는 대학에 다니면 좋겠다-는 것은 단지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이 개입된 희망일 뿐,
희망은 희망으로 남겨두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엄마로서 세 아들을 모두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시켰다는데, 그 방법이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이 말이다!
그런데 내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이 엄마 또한 스탠퍼드 출신이었다는 것. 게다가 세 아들은 모두 국제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
있는 명문 고등학교를 졸업해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했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힘이 빠졌다. 어떤 조건이든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내가 보고 싶은 것은 -나의 기준에서의-평범한 가정의 세 아들 교육 이야기였다. 홍콩 출신인 한 여인이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낳은 세
아들들이 기본 교육과정이나 혹은 그녀만의 특별한 노하우로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했다는, 그런 이상적인 이야기. 물론 저자 또한 50가지 교육법을
제시하고는 있으나 그녀의 집안이 평범하지는 않지 않나. 그녀 또한 홍콩에서 태어났지만 가수로 활동하다가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했고, 현재 가수 겸
방송인으로 활동하면서 유니세프 아시아 홍보대사를 역임하기도 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일본의 조치 대학과 캐나다의 트렌토 대학까지 졸업한
인재가 낳은 아들들 또한 인재였던 것이다!
내 마음이 비뚤어진 것인지 모르겠으나,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책이라 그런지 그녀가 제시한 50가지 교육법은 크게
감흥을 주지 못했다. 다만 <다툰 뒤에는 정면으로 소통하자>는 챕터에서 큰아들과의 대화가 마음에 걸려 중요한 회의를 뒤로 하고 아들의
기숙사를 먼저 찾은 이야기에는 공감했다. 나도 평소에 아이들에게 잘못했을 때 마음 속 깊이 미안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엄마가 되자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외의, 바쁜 와중에 모유수유를 했다거나 냉동식품이나 패스트푸드를 만들지 않고 세 아들의 체질을 따져 늘 음식을
준비했다는 일화조차 심한 자기자랑처럼 다가왔다. 사정이 안되서 모유수유를 못하는 엄마들도 많고, 일상에 치여 살고 있지만 요리하는 시간보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더 늘리고 싶어 끼니는 간단하게 때우기도 한다는 엄마들도 있다. 읽는 사람마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겠지만, 저자의
이야기는 나에게는 너무 자기과시처럼 보여 무척 불편했다. 다른 독자들은 어떤 시각에서 읽었을지 궁금하지만, 음, 글쎄 내가 이 책을 다시 들여다
볼 일이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