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과 유튜브로 시작하는 5.6.7세 엄마표 영어의 비밀 - 영유도 학원도 필요 없는 가성비 갑 영어 교육
양민정 지음 / 소울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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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곰돌군은 올해 네 살이 되었다. 이제 만 32개월.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은 네살 때까지만 다닐 수 있어 올해 하반기가 되면 유치원을 알아봐야 한다. 남자아이는 운동을 잘해야 한다(?)는, 내가 보기에는 다소 강압적인 요구를 하는 남편의 요구에 따라 유아체능단도 알아볼 생각이기는 하지만, 유아체능단에는 별로 마음이 가질 않아(얼마 전 유아체능단을 운영하는 시설 대부분에 CCTV가 없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고, 시댁 근처에 있는 유아체능단에는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다) 웬만하면 집 앞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는 유치원에 밀어넣을 생각이라는 건 안 비밀.

 

 

영어유치원과 놀이학교를 고려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사실 유치원이나 유아체능단, 영어유치원보다는 놀이학교에 보내고 싶기는 한데 우리집에서 거리가 너무 멀다. 따로 셔틀버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있다고 해도 작년 여름 일어난 사고를 떠올리면 아이들에게는 그저 집에서 가까운 데가 최고가 아닐까 싶다. 휴직기간에는 어찌어찌 데리고 다닌다고 해도 복직하면 친정부모님에게 어느 정도 부탁을 드려야할텐데 먼 거리를 자동차로 아이를 이동시키는 것도 커다란 노동이 될 터. 게다가 비용도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문제의 영어유치원. 크아. 아이있는 집이라면 한번씩 고민한다는 그 영어유치원. 나도 잠시 머리속에 떠올려보기는 했지만 이내 그 생각을 지웠다. 영어유치원은 보내지 않을 생각이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아이를 벌써부터 뭔가 전문적인 공부 느낌이 나는 곳에 보내고 싶지 않다는 다짐이랄까.

 

 

만약 내가 영어유치원을 선택했다면 최소 월 100만원의 원비에

교재비, 원복비, 방과 후 학습비 등으로 50만원,

게다가 월 80만원 전후의 도우미 비용이 필요했다.

다섯 살부터 일곱 살까지 82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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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를 포기하고 애프터스쿨이나 학원을 보낸다고 해도

1년에 최소 600만원에서 천만원이 들었다.

이 돈이면 온 가족이 매년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돈이었다.

그렇게 영어에 돈을 투자하게 되면

분명 투자 대비 효과에 목을 매게 될 것이고,

아이에게 엄한 잣대를 들이대게 될 것이 뻔했다.

p35

우리집은 저 비용을 댈 수 없다. 무엇보다 저 비용을 투자한 후 아이를 압박하게 될 내 모습이 눈에 선해 절대 영어유치원에는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영어유치원에 가서 모두 영어를 다 잘하게 된다면 이렇게 엄마표 영어를 선택하는 이들도 없지 않겠나. 어렸을 때부터 영어공부에 압박을 받은 아이들의 실패담도 많이 들었다. 예전 담임을 맡은 한 아이에게는 선생님은 너무 어렸을 때 공부 압박하지 말라고, 자기를 보며 잘 명심하라(?)는 조언 아닌 조언을 들은 적도 있다. 그래서 예전부터 생각한 것이 바로 엄마표 영어다. 영어그림책과 노래를 이용하면 흥미를 가지지 않을까 싶어 알아보니 마침 '노부영'이라는 자료가 있어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제 막.

 

스트레스나 거부감을 주고 싶지 않아 지금은 배경음악처럼 영어노래를 들려주고, 아이가 보든말든 나 혼자 영어그림책을 들춰보거나 노래를 듣곤한다. 여전히 빠방이에 빠져있는 터라 흥미를 가질 때도 있고 본 체 만 체 할 때도 있지만 가끔 스스로 책을 들고와 읽어 달라고 하니 이 어찌 기특하지 않을 수 있나.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불안감에 허덕일 때도 있었다. 좀 더 책을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 좀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욕심을 이 제목이 긴 책을 보면서 다잡았다.

 

 

작가는 현직 교사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인용한 저 문구를 바탕으로 엄마표 영어를 실천하고 있다. 그림책과 유튜브를 어떻게 활용해서 아이를 교육시키는지 정말 궁금했다. 결론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는 것. 나와 일정부분 생각이 통하는 부분도 있고, 엄마표 영어 환경을 만드는 방법, 두 아이에게 영어를 노출시키는 방법, 다섯 살과 일곱 살 각각의 나이에 영어학습을 어떻게 진행시키면 좋을지에 대한 방법도 세세하게 나타나있다.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두려움이나 조바심도 드러나 있어 엄마표 영어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의 얼룩진 마음을 잘 어루만져준다.

 

 

나 역시 대학 졸업과 동시에 영어는 졸업했다. 발음 무척 안좋다. 남편이 내가 영어노래 부르는 것을 듣더니 빵 터진다. 하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언어란 의사소통이 주된 목적.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발음에 신경을 많이 쓰는 탓에 영어 앞에 소극적이 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내 아이들에게는 그런 주눅듬, 두려움을 알려주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내 발음을 놀리는 남편에게 일침을 가해주었다. 아이들을 놀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겠다는 마음은 그런 각오에서 시작되었다. 단순히 대학을 잘 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십 몇 년 후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 

 

 

앞으로 2년의 휴직이 예정되어 있다. 그 동안 우리 아이들과 한글책도 많이 읽고 영어노래도 부르고 영어그림책도 부르면서 기반을 다져야겠다. 그 길에 이 책이 소중한 친구가 될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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