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으로 읽는 세계사 - 세계사에서 포착한 물건들의 파란만장한 연대기 테마로 읽는 역사 1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박현아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전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는 물건의 뿌리를 따라가다 보면 뜻밖의 장소에 도착하는 경우가 있다’. 이 문구 그대로 저를 가장 놀라게 한 물건은 바로 바지와 벨트입니다. 이 바지와 벨트의 기원이 유목민의 일상생활에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저는 [물건으로 읽는 세계사] 책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유목민의 생활에서 말은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였습니다. 넓은 지역을 이동하기 위한 수단이자 정신적으로도 제일 의지가 되는 파트너였다고 해요. 이 말과 친해지기 위해, 즉 기마를 위해 적합한 옷이 바로 바지였던 겁니다.

 

[물건으로 읽는 세계사] 속에는 수많은 일상 물건들이 등장합니다. 사회 윤곽을 형성한 큰 강 유역에서 만들어진 물건, 유목민의 진격과 동서 문명의 대교류가 일어났던 대초원을 배경으로 한 물건, 신대륙의 개발과 자본주의 경제의 융성을 나타내는 대양의 물건, 산업도시의 상징들, 글로벌 세계를 만들어낸 물건들. 역사를 바꾸고 인간의 생활을 변화시킨 물건들은 의외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에요. 수로와 제방, 달력, 문자, 도장, 동전, 도로와 비단 등은 도시가 형성될 때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토마토나 설탕, 바지와 벨트, 백화점 등에도 역사가 숨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큰 수확이었다고 할까요. 유럽인은 토마토를 음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랫동안 감상용으로 즐겼으며 영국에서는 정력제, 최음 식물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로빈슨 크루소와 설탕의 관계, 그 안에 노예라는 개념이 숨겨져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책의 분량도 그리 길지 않고 하나의 물건들에 얽힌 역사들도 어렵지 않고 길지 않게 서술되어 있어 이해하기 편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주위 물건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네요. 이 물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까, 저 물건에는 무슨 사연이 있는 건지 궁금해졌어요. 역사라고 하면 시대, 사건 등 조금 어려운 이미지를 갖기 쉬운데 일상 속 역사 이야기를 듣고나니 한층 더 역사에 가까워진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쉽고 재미있는 역사도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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