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보는 일리아스 명화로 보는 시리즈
호메로스 지음, 김성진.강경수 엮음 / 미래타임즈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기원전 6세기부터 고대 그리스의 시인과 지식인들에 의해 널리 퍼지게 된 [일리아스]를 명화와 함께 읽을 수 있다니, 굉장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고전 중의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일리아스]에는 트로이아 공방 50일 동안의 이야기, 10년의 세월이 담겨 있어요. 우리에게는 트로이 전쟁이라 알려져 있는 그 사건의 발발 원인과 진행 상황, 종전에 관한 이야기가 화려한 명화와 삽화, 관련성 있는 풍부한 일화와 함께 실려 있습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단순히 트로이 전쟁, 목마만 떠올리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감동과 경이로움을 선사해 주죠.

 

전쟁은 스파르타 제국의 아가멤논 왕의 동생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를 트로이아의 왕자 파리스가 납치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파리스가 헬레네를 얻게 된 것에는 신화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데요, 파리스는 탄생 당시 트로이아를 망하게 할 운명이라는 신탁 때문에 산에 버려져 양을 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산의 님페 오이노네와 결혼하여 아들 코리토스까지 낳고 오순도순 살고 있었지만, 어느 날 헤라, 아테네, 아프로디테의 미의 우열을 가릴 인간으로 선택되어 아름다운 여인을 약속한 아프로디테를 선택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언급된 아름다운 여인이 바로 헬레네였어요. 다른 두 여신으로부터는 그에 따를 저주를 받게 되지만 어찌됐든 그는 헬레네를 만나기 위해 조강지처와 아들을 둔 채 하산하게 됩니다.

 

트로이아 전쟁 하면 누구나 떠올리게 되는 한 인물이 있죠. 바로 아킬레스 건의 유래가 된 아킬레우스입니다. 그는 바다의 님페인 테티스와 인간 펠레우스 사이에서 태어났어요. 테티스는 그를 불사의 몸으로 만들고 싶어해 제우스에게 청원하고 결국 아킬레우스를 이승과 저승 사이에 흐르는 스틱스 강물에 담그게 됩니다. 하지만 이 때 테티스가 아킬레우스의 발목 부분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강물이 닿지 않은 발목이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말았어요. 결국 그는 트로이아 전쟁에서 발목에 화살을 맞고 죽음을 맞게 됩니다. 아름답고 뛰어난 전사인 그의 곁에는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있었는데요, 여러 우여곡절이 있지만 아킬레우스는 전리품으로 얻은 아름다운 브리세이스를 아가멤논에게 빼앗기자 자신의 명예가 실추되었다 여겨 한동안 전쟁에 참가하지 않았었지만, 파트로클로스가 헥토르에게 죽음을 당하면서 복수심에 다시 참전했던 거였죠. 물론 이 전쟁에서 트로이 목마도 빠질 수 없겠습니다.

 

요렇게 보면 무척 간단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10년의 세월 동안 공방이 계속된 만큼 주변의 상황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신들의 개입도 빠질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이야기가 무척 방대해요. 여기에 당시 상황을 잘 보여주는 명화들이 삽입되어 생생한 글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헬레네는 남편 메넬라오스에게 돌아갔다는데, 책 안에서는 그녀가 여전히 남편을 사랑하고 있었다고 표현되어 있어요. 하지만 파리스와 도망갈 당시 값비싼 보석과 다섯 명의 시녀까지 데리고 간 그녀가 과연 어떤 마음을 품고 있었을지, 저는 감히 상상도 되지 않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얼마 전 출간된 [아킬레우스의 노래]를 같이 읽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아킬레우스가 등장하는 부분에 유독 눈길이 갔습니다. 신화와 전사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지낸 며칠이었던 것 같아요. [일리아스]에 대해 말만 들었지 이렇게 제대로 읽어본 적은 처음이었기에 더 즐겁게 읽었습니다. 이제 [아킬레우스의 노래]도 중후반을 넘어서고 있는데, [일리아스]와는 다른 서정적인 결말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아 한층 더 기대가 되네요. 나중에 리뷰에서 한 번 더 언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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