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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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연두빛 배경에 무언가 우울함이 비치는 보라색 표지.
그리고 남자인지 여자인지 당췌 알 수 없는 요리사의 얼굴.
 
처음에는 음식의 냄새를 맡고 있는 요리사라 생각을 했었지만 다시 보면 무언가 우울한 분위기임을 감지해낼 수 있으리라.
 
명랑한 배경과 우울함.
이 무슨 아이러니한 표지란 말인가!!!

 
 
첫 사랑은 추억으로 간직하는게 가장 아름답다고 했던가!
이루어지지 않기에 더욱 가슴아프고 아련한 기억으로 남는것이 첫사랑이라고 했다.
 
누구나가 첫사랑은 있겠지만,
처음 한 사랑이 첫사랑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들 말하지 않아도 알거라 생각한다.
 
한 여자에게 첫사랑이 생겼다.
여자들은 항상 그 남자에게 자신이 마지막 사랑이길 원하지만
남자들은 항상 그 여자에게 자신이 첫 사랑이길 원한다.
 
 
어느 한 군데 건성으로 만든 곳이 없는 완벽한 여자와는 달리
요리사인 여자에 대한 외모적 언급은 책 마지막까지 어느 한군데도 없었다.
 
왜 그랬을까...
그녀 역시 충분히 사랑받고 사랑할 줄 아는 한 사람이었는데...
여자로써 미적인 부분이 아닌 요리로 그 여자의 모든것을 내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저자의 청춘과 사랑이 담긴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한 편의 길고 긴 시를 읽는 듯 했다.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는 한때는 그녀의 사람이었던 그 남자.
그리고 이제는 그 남자의 사랑이라는 여자를 위해 요리를 해야되는 여자.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요리사인 여자에게 들렸던 건 '따닥따닥 떨어지는 빗소리'였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가슴이 벅차 한참을 울었다.
 
"어떤 부류의 사람들에겐 봄이 다시 생의 활력을 찾게 되는 계절일지 몰라도 
 어떤 부류의 사람들에겐 아직도 겨우 이겨낸 지난 겨울의 여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한 발을 거기에 걸쳐두고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라고 여자가 말했던 것 처럼
사랑은 어떤 부류의 사람들에겐 터질듯한 행복과 가끔은 따끔한 고통이지만
어떤 부류의 사람들에겐 평생 헤어나올 수 없는 알콜중독같은 것인가보다.
 
 
여자와 남자.그리고 또 다른 여자.
요리사 여자의 삼촌과 개, 주방장
많지는 않지만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길들여지고', '사랑하고' '버려짐'에 대한 단상을 발견할 수 있다.
 
 
두 사람이 헤어지고 여자가 다시 버틸 수 있을거라 생각하던 1월에서 6월까지
그리고 마지막 만남이 이루어진 7월.
그녀의 놀라운 반전은 그 부분만을 반복해서 몇번이고 되새기며 읽어야 했을만큼 쉽사리 믿기 무서웠지만
그것이 그녀가 최대한 할 수 있었던 그녀만의 마무리였으리라 
 
작가는 이 책을 다 읽고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요리사인 여자가 그녀를 떠나는 남자에게 했던 바로 그 말처럼.
"뭐, 먹고 싶은거 없어?"
 
 
 
 
 
*마음에 오래 남았던 구절*
 
"식욕을 가진 사람은 살아갈 의욕을 가진 자다. 
 살아갈 의욕을 잃은 사람이 가장 먼저 잃는 감각이 바로 미각인 것처럼."
 
 
"잊지 마, 네 두 손으로 할 수 있는건 요리만이 아니라는걸.
 그 두 손으로, 너는 넘어진 자리를 짚고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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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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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번째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큰 숨을 한번 쉴 수 있었다.
혼자임에 익숙해지다못해
타인과의 거리가 어느정도 유지되어야 안심이 되는나이.
 
나는 왜 이 책을 읽은 것일까...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어가고..
이별을 한다는 것은
언제가 되든 힘든 과정이다.
 
더구나 그 관계가 '사랑'이라는 주제를 달고 있다면야...
 
 
어느날 지구 밖으로 미끄러져 떨어져도
그 빈자리를 1분 이상 생각해주는 이가 없으리라는 서글픈 의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 여자가 손뼉을 두 번 칠만큼 흥분을 하게 만드는 남자를 만났다.
 
 
'난 특별히 거슬리는 애기를 하는 게 아니니까.
 그냥 뻔한 걸 지적하는 거라구요.
 관계를 맺는다는 건 상상하고는 다르리란 말을 하는 거라구.
 거기에 매혹 따위는 없어.
 남녀가 관계 맺는 게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키스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면,
 꿈이나 꿔.'라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던 여자는
남들이 부러워 할만한 - 남들에게 내세울 수 있을만한 자질의 남자를 만나고
그에게서 그녀 자신의 모자란 점을 채우고자 사랑했고, 그녀가 갈망했지만 부족했던 자질을 추구하고자 했다.


그러나 종내에는 '그이도 다를 바 없는 인간이구나'라는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사이 스스로 발전하면서 
열다섯 살에는 딱 맞았던 그녀의 인생조각이
더 이상 맞지 않아 필요치 않게 되면서 이별을 맞이하고 말았다.
 
결국 그녀가 그리워하는 건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을 뿐...
 
 
많은 사람이 단지 혼자 있기 두려워서 결혼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흔한 요즘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다가
서로에게 적절히 알맞은 짝을 만나 결혼을 해야
바람직한 인생을 살고 있는거라고...
 
혼자 살아가는 삶은 무언가 부족한거라고 사회는 인생지침서를 내려준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그 명제가
비단 한국뿐이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을 뿐이다. 
 
사회가 인정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모범적인 자녀가 되기 위해.
나의 입맛과 기준과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입맛과 펜에서 나온 말로
열심히 유명한 레스토랑의 연어 카르파초를 칭찬하듯이
사회적 인생지침서를 따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에 대한 쓸쓸함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나를 찾고' 싶었다. 
 자기 이야기여야 했고, 
 복잡하고 설령 문법에 어긋난 문장이라 하더라도 그런 야심이 담겨 있어야 했다. 
 그녀는 자신이 왜 어떤 것을 느끼는지, 왜 사랑하는지, 왜 미워하는지, 
 왜 좌절하는지, 왜 행복한지 더 잘 알고 싶었다.
 분주한 일상 생활 가운데에서 사랑과 의미를 추구하는 이야기, 
 그리고 어쨌거나 그들의 운명이 꽤 행복하게 끝나는 이야기를 읽고 싶었다. 
 
 
제인 오스틴의 '비커밍 제인'이라는 영화에서
제인의 언니가 제인에게 지금 쓰고 있는 이야기가 어떤 내용인지 물어본 장면 있다.
'여자와 남자가 있어. 부자집 남자와 그 덕에 신분상승을 하려는 여자의 이야기.
 시작부터 아주 고약하게 시작하고 둘의 만남과 사랑도 고약하지.
 하지만..
 해피엔딩이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이야기야.'
라고 대답하는 제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어렸을적부터 수많은 사랑이야기는 happyafter였고
모든이들은 그들만의 행복한 이야기들을 꿈꾸며 자라왔다.
 
나 역시 그 수많은 이들중의 하나로 자라왔고,
나름대로의 '환상'을 만들어오며 커왔다.
 
'연애를 하고 싶게 만드는 남자가 없어!'라는 말을 스치듯이 한적이 있었다.
 
아직도 두근거리는..
어느 거리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우연속에서
나의 사람을 만날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내게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지만,
너무 뻔한 내용들이었지만 그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듯이 풀어내는
저자의 글이 너무 매력적인 책이다.
 
 
 
* 오랜 생각을 하게 만든 글귀 *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인생은 느릿느릿 흐르지만 
 결국 계단 끝에 있는 행복과 안정을 향해 올라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계단형
 (물론, 수평으로 뻗을 때도 있으리란 걸 알지만, 분노나 자기혐오나 권태에 빠지는 시기가 있더라도 
  기본 방향은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는)과 
 
 옷을 일정량 넣으면 드럼이 회전하는 데 따라 그 안에 든 옷이 빙빙도는 
 빨래건조기형 인생관이 있다.
 어느 순간 강화 유리창으로 청바지가 보이고, 또 양말이 보이고,  셔츠가 나타나고 행주가 보인다. 
 안에 든 옷이 항상 다 보이지는 않지만, 드럼이 회전하면서 규칙적인 간격으로 그 모습을 보였다. 
 청바지가 행복을 나타낸다면 양말은 의기양양한 기분, 셔츠는 권태로움, 
 행주는 울부짖는 비참함을 나타낸다. 
 건조 과정은 삶의 과정과 견줄 수 있어서, 
 한 번 왔던 것이 도리 없이 다시 오면서 인생살이는 반복이고 존재는 돌고 돈다는 것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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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 살림과 육아, 맞벌이 때문에 덮어둔 나의 꿈을 되살리는 가슴 뛰는 메시지
김미경 지음 / 명진출판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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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약하나 엄마는 강하다고 했던가!!

우스개소리로 대한민구에는 세종류의 인간이 있다는 말을 하고 한다.
여자, 남자 그리고 주부.

미래의 내 이야기가 될 수 도 있기에 그냥 가볍게 웃고 지나칠 일을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결혼한 여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란..
'억척스럽다던가..', '불쌍하다던가..', '헌신적이라는...' 생각을 쉽게 떠올리곤 한다.

그에 반하는 운동이라도 하는냥.. 요근래 '성공한' 주부들의 글들이 많이 출판되는 양상이다.

몇일전에 읽은 전혜성 박사님의 [여자야망사전]을 비롯하여
이 책또한 저자의 성공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두 책을 함께 읽어나가도 좋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두 여성의 모습이 독자들에게 도전이 되리라는 것은 자명하지 않나!)

책을 다 읽고난 소감?
글쎄..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 결혼이 내 인생의 최종점이 아니란 생각의 관점에서 보면
(뭐.. 딱히 결혼을 꼭 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것도 아니니..)
'여자들이여! 더 이상 착한척은 그만!!'이 아닌가 싶다.

가정을 꾸리고 가정원들을 위해 뒷바라지하며 헌신적으로 사는것은
나의 꿈과 목표를 이루는 바탕의 한 부분일 뿐, 그것이 전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저자의 가장 강력하고 일관된 주장이다.

저자의 사례 하나하나를 들어가며
어떻게 살아왔었는지..
힘이 들때 어떻게 버티고 이겨내왔는지 조목조목히 써나가는 부분은
공감도 많이 가고 나 또한 이렇게 나의 인생을 멋지게 만들어 나갈 수 있으리란 희망이 든다.

저자는 비록 일을 하고 있지만,
전업주부들에게도 좋은 도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반드시 일을 하라는것은 아니다.
 무엇이 되었든 삶의 만족을 느낄 수 있는 Action을 취하라는 것이지..)

몇년 사이 인터넷을 통해 전업주부이지만 온라인에서 꽤 유명한 주부들이 많아진것을 알 수 있다.
블로그를 통해 육아글을 써서 유명해진 oo님.
집의 가구나 재활용품을 리폼해서 유명해진 ㅁㅁ님.
제법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분들이 학창시절의 전공이나 사회경력과는 상관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들을 조금씩 하다보니
웬만한 직장인들의 수입보다 더 많은 돈까지 벌게되는 상황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는 점을 보면
이미 이 분들은 저자가 하고자하는 말들을 진즉 알고 있었던게 아닐까...

 

성공한 사업가들의 90%가 생각을 하고 행동으로 옮기는데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아내이기전에,
여자이기전에,

한 인간으로써 당신만의 주제와 목표를 위해 오늘을 살아가고자 한다면
24시간내에 Do it!하시길.

그런 당신은 언제나 늙지 않는 청춘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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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프로그래머
임백준 지음 / 한빛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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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 표지부터 웬지 화사하게 느껴지는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독자에게 상쾌한 기분을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
 
나 역시도 프로그래머란 웬지 마냥 핑크빛 설레이는 직업이 아닌
보라빛의 어둡지만 그렇다고 버릴수는 없는 보라빛의 일이라 생각하니 말이다.
 
소설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뉴욕에 있는 한 회사의 프로그래머들이 겪는 일상다반사에 대한 일이다.
 
가끔 전문적인 이야기들이나 소스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프로그램 개발을 한번이라도 해봤던 사람이라면
( 학교에서 배운것이라 할 지라도 말이다.
  참고로 난 자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누구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일뿐더러 최근의 정보들도 언급이 되어 어렵지 않고 쉽고 편안하게 읽혀진다.
 
이야기는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일어나는 문제들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대해서..
그리고 실 사용자들을 만나면서 겪는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엔 별것 아닌 내용같아 보이나,
사용자와의 만남의 중요성.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
XP 존재에 대한 생각등..
저자가 그동안 겪고 느꼈던 것들이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지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그래서인지 초급 프로그래머로써 취해야할 태도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의의..
이런 내용보다는 프로그래머로써 존재에 대한 고찰이라던지
보다 효율적인 프로그램 작성에 대해,
프로그래머로써 산다는 것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으니 말이다.

안타깝게도 16년간을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한 세대인지라
누군가가 손에 쥐어주기전까지 내가 그것을 얻기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양하게 사고하지 못하는
나의 한계를 느끼며 그것이 특히 프로그래머로 살아갈때 제법 큰 장애가 된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고 좌절을 했었는데
그런 점에 대한 저자의 글들이 다시금 도전하게 되고 더 노력하게 하는 힘이 되었다.

그래도 아직은 슬프게도 내가 봐 온 대한민국에서 프로그래머로 살아간다는게 그렇게 녹록치만은 않은 세상인지라
프로그래머로 지내는것에 회의를 느낀 사람이나
과도기적인 사람들에게
처음 이 길에 발을 들였을때를 돌아보고 재정리하여 분발하게 하는 도약이 되지 않을까 싶다.


[좋은 글들]
- 보스의 신뢰를 받는 프로그래머는 점점 어렵고 중요한 일을 맡으면서 아키텍트나 관리자로 성장을 하게 되지만,
  신뢰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사무실 구석에 앉아서 평생 키보드를 두드리는 코더(coder)가 될 가능성이 높다.

 - 버그를 똑같이 재현하는 시나리오를 파악하는 것은 모든 디버깅의 첫 걸음임 가장 결정적인 실마리에 해당한다.
   ( 디버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내가 만들어내는 시나리오는 이미 프로그램을 알고 있는 상황이기때문에 최대한 사용자의 입장에서 디버깅을 해야한다)

- 프로그래밍 실력은 차이가 나도 페어프로그래밍을 수행하는데 아무 상관이 없다. 
  그렇지만 열정의 수준은 동등해야 한다.
 ( 코드리뷰의 매력에 빠진 요즘에 XP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어서 그런지
   현재 내가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도 속히 도입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프로그래머에게 커피는 스모선수에게 밥과 마찬가지다.
  스모선수가 밥을 먹고 힘을 쓰는 것처럼, 프로그래머는 커피를 마시고 힘을 쓴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하나인 자바(Java)가 그런 이름을 갖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 사실 나는 커피를 마시지는 않지만, 창조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무언가 마실것이 옆에 있다.
    5분의 Tea- Time이 가져다 주는 차분함과 안정감이란... 그 어떤것에도 비할바가 못 된다.)
 
- 소프트웨어 내부의 버그는 잔디밭에서 자라는 잡초와 같아.
  잡초가 자라면 약을 뿌려야지.
  하지만 아무리 약을 뿌려도 잔디밭에 핀 잡초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버그가 전혀없는 소프트웨어는  만들 수 없어.
  그렇지만 잡초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고 해서 약을 뿌리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잔디밭은 완전히 잡초밭이 되고 말거야.

  그약은 유닛테스트야(Unit Test).
 ( 완전 공감가는 말이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것도 절대적인 완벽은 없다고 믿기에 최대한 완벽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디버깅과 함께 쉴세없는 테스트를 통해 프로그램속에  내재되어 있는 잠재적인 오류들을 찾아내야만 한다.)

- 사람들이 프로그래머는 어두침침한 방안에 앉아서 콜라캔에 둘러싸인 채 으르렁거리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엄청나게 어지럽혀져 있는 책상과 마루, 
  사방에 붙어있는 노란색 포스트잇,
  아무거나 적어놓은듯한 화이트보드.
  이런 것들을 보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인간의 사고가 엉망진창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겉으로 드러내는 증거일 뿐이다.
  이렇게 엉망진창인 것들은 프로그램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프로그래머 주변에 쌓이는 것이다.
  (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정말이지 주변정리가 깨끗한 프로그래머를 본적이 없다. 
    그래도 신기한건 그 어지럽혀진 주변에서도 자기가  원하는 것들은 정확히 잘 찾아내는 신기함!이었다.)
 
- 프로그래머들은 자기도 이해하지못하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조합해서 소위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창조'한다.
  한달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자기가 직접 타이핑한 코드의  내용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사기를 쳤기 때문이다.
 ( 첫 프로젝트가 오픈 한 후 내가 겪은 상황이었다.
   사용자들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내가 만든 프로그램의 어느부분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한참 머리를 싸매고 있을때, 과연 이게 내가 만든 프로그램인건지 싶었다.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내가 만든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것은 '창조'가 아니라 '복사'가 아니었는지...)
 
- 프로그래머는 자기가 처한 상황의 한계를 날카롭게 의식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열기 위해서
  언제나 자유분방한 사고를 해야한다.

- 프로그래밍에서는 평균적인 수준의 노동력을 유지하는 것보다 영감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프로그래머에게 자유는 생명이다.

- 칼 마르크스는 지성의 첫 걸음이 모든 것을 의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험이 풍부한 프로그래머는 사용자의 말에 신중하게 귀를 기울이지만 결코 의심을 멈추지 않는다.

 
- 프로그래머로서 일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주어진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는 능력이 아니라,
  질문 자체를 정확하게 구성하는 힘이다.
 ( 개발내내 가장 힘들고 괴로운건 개발 요청사항이 수시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요구하지 못하는 사용자와 - 사용자의 요구를 자신의 논리와 생각에 맞추어 이해하는
                                                                                       
설계자   (혹은 컨설턴트) - 
   그리고.. 내놓아진 스펙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질문도 없이, 의심도 없이 그저 주어진 대로만 만들어내는
   프로그래머 사이의 문제인것이다. )

- 팀에 기여를 하는 사람은 예의를 갖추고 시킨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뻔뻔스러울 정도로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그들이었다.

 
- 프로그래머에게 있어서 사용자는 존재의 이유다.
  그들이 없으면 소프트웨어는 없고, 따라서 프로그래머도 없다.

- 좋은 프로그래머는 사용자와의 만남을 귀하고 고맙게 여긴다.

- 중요한 것은 문제의 핵심에 얼마나 정확하게  그리고 빨리 도달하는가이다.
  여기에서 더 중요한 것은 '빨리'가 아니라 '정확하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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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진 1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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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여자였지만 프랑스의 여자가 된 그녀..
 
우리나라의 비극적인 마지막 왕가와 함께 조용히 스러져간 그녀...


단아하고..
귀품있는..
그 어느 양가집 규수보다도 우아했던 그녀의 깊은 두 눈동자에 프랑스는 사랑에 빠져버렸다.


금기된 사랑이었기에 더욱 불타올랐던 '콜랭'이었으나..
그도 결국에는 한 남자였기에 그들은 종내 함께일수 없었다...

 
결국 슬픈 이야기로 마무리는 되었지만,
리진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기다리며 맘껏 사랑을 표현했던 콜랭의 모습도 여운이 남았고...
 
왕이 하사한 '이진'이라는 이름을 보면서 세상을 우숩게 보았다던 '황진이'가 자꾸 떠올랐었다.
 
결국은 신분제도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여성일수 밖에 없었던 그녀들...
 
그래도 홍석중의 '황진이'에서 보였던 놈이를 구하고자 몸을 바쳤던
( 사실 기생이기에 처녀성의 의미는 없지만서도..  이때의 하룻밤의 의미는 그녀의 남자에 대한 사랑의 정조로
  보여지지 않았나 싶다.)
황진이가 잔다르크적이라고 생각될 때,신경숙의 '리진'은 충분히 부드럽고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홍종우라는 인물을 통해
사랑의 비열함을 보면서 긴장감도 조성되어
잔잔했지만 무료하지 않은 그런 책이지 않았나 싶다.
 
 
어쩜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리진'의 사랑은
콜랭도 아닌,
강연도 아닌,
리진과 중전의 서로에 대한 신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남자를 놓고 그런 사이가 되고 싶지 않기에
프랑스 공사 콜랭에게 리진을 보냈지만, 중전의 깊은 속내를 맘껏 내 보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수번 편지를 쓰고, 중전을 위한 번역서를 집필하고,
결국 죽음마저도 중전을 향했던 리진  - 그것이 비록 어미를 향한 마음이었다 할지라도 말이다.
 

이미 조선시대에는 제법 많은 조선인들이 해외에 나가있었다.
청국이야 당연한거겠지만, 임진왜란때 일본에 끌려갔던 이들이 유럽에 흘러간 경우도 있었고..
그 외 많은 한국인들이 제3국에서 활동했다는 사실들을 접했었다.
 
그러한 연유에서인지 그에 따른 팩션들이 제법 많은편인데다가
( 중학교때 읽었던 오세영 작가의 [ 베니스의 개성상인 ] 은 얼마나 유쾌하게 읽었던가! )
명성황후에서 대장금에 이어지는 대한의 여성들에 대한 높은 관심에 이 책역시 한 길을 트리라 본다.
 
아마 곧 공연이 만들어진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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