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코미디
윌리엄 사로얀 지음, 정회성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그래, 이 책은, 선하고 선했다. 

요즘 한없이 악해질 일밖에 없는 것 같던 내 마음을,

책을 읽는 순간만큼이라도 선하게 선하게, 어루만져준,  이 고마운 책.

이 책을 읽고서 나는, 오늘 하루만이라도 '예쁘게 살자...' 마음 먹었다.

그것이, 내 마음을 선하게 선하게 다독여준 이 책에 대한, 이 책을 만나게 해준 내 삶에 대한, 나의 작은 보답...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작은 도시 이타카에 살고 있는 매콜리 가족, 그 가족과 일상을 나누는 이웃, 친구, 동료 들.

이 선량한 이웃들을 내 마음에 담았다.

단지 악인이 등장하지 않아서 착한 소설...? 그건 아닐테지. (아, 나름대로 '악인'도 있었네. 있긴 있었네. 선함의 오라가 커서 잊었나보다...)

읽어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어떻게 읽는 이의 마음을 선하게 선하게 매만져주는지...

읽고 나서 마음이 이렇게 잔잔해지고 평화로워지는 책, 참 오랜만인 것 같다.

슬픔이 지나갔는데도, 커다란 위기도 분명 있었음에도, 눈물 또한 흘렸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이 책의 등장인물들 같은 마음으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네 살 꼬맹이 율리시스의 눈으로 보는 너무나 아름답고 신기하고 경이로운 세상을,

내가 진심을 다해 나눌 수만 있다면...!

 

"율리시스는 모든 사람을 좋아해. 아마 이 세상 사람들을 다 좋아할 거다."

"맞아요, 그건 그렇죠. 하지만 특히 마커스 형을 좋아하더라구요. 저는 그 이유를 알아요. 지금은 군대에 있지만 마커스 형에게는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기 때문이에요. 어린아이는 자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어린아이 같은 면을 찾거든요. 만일 어떤 어른에게서 그런 면을 발견하면 그 사람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좋아하게 되죠. 저는 율리시스 같은 아이다움을 간직한 어른이 되고 싶어요." (205~206)

 

나는 율리시스가 '더 많이' 좋아하게 되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이미, 늦었겠지만... '동심'도 재발굴이 되는가...?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다만...)

네 살 꼬맹이 율리시스처럼, 이 세상이 온통 신비롭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서른네 살 꼬맹이가 되고 싶다... 그래서 너에게 사랑 받고 싶다.

 

 

 

 

_ 기차가 완전히 사라진 뒤 율리시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는 재미있으면서도 쓸쓸한 삶, 잡초가 무성한 데다 어딘지 이상하고 쓸모없는 것들이 넘쳐나며 별 의미는 없지만 경이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 잠시 후, 율리시스의 얼굴에는 매콜리 집안 사람들 특유의 온화하고 지혜로우며 비밀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그 미소는 세상 모든 것을 향한 인사이기도 했다. (11)

 

 

_ "뒤쥐는 이 땅에서 우리와 더불어 살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생명을 갖고 있는 존재란다. 말하자면 뒤쥐는 우리의 일부이자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일부인 셈이지." (27)

 

 

_ "네게는 모든 게 다 변한 것처럼 느껴질 거야. 하지만 사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 네가 외롭다고 느끼는 건 더이상 네가 어린애가 아니기 때문이란다. 이 세상은 원래 외로움으로 가득 차 있지." (42)

 

 

_ "사람이 이런 식으로 죽게 된다면…… 우리가 아는 사람이거나 모르는 사람이거나, 지금껏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이라도, 이렇게 아무 의미 없이 죽어서는 안 되는 거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139)

 

 

_ 저는 학교에서 우스갯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선생님들을 괴롭히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에요. 다만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아서요. 모두가 혼란스러워하고, 모든 상황이 잘못 돌아가고 있는 판국이니 제가 가끔 우스갯소리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요? 저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150)

 

 

_ "톰, 난 술 마시면 안 돼."

   "그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당신이 술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죠. 가끔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때도 있어요. 그러니 어서 가서 마음 편히 한잔 드세요." (155)

 

 

_ 저는 어른이 되면 절대로 울 일이 없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제 보니 인간은 어른이 되었을 때 비로소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그때 비로소 세상에 눈을 뜨게 되니까요. (200)

 

 

_ 인간은 뉴스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신문을 팔아 푼돈을 버는 것? 그것은 인간이 해도 되는 일일까? 인류가 날마나 저지르는 실수를 기쁜 소식이라도 되는 듯 큰 소리로 알리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 아닐까? 사람들은 날마다 발생하는 새로운 범죄에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하지 않을까? (234)

 

 

_ 뭐든 사람들과 관련된 일은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 네가 볼 때 확실히 틀린 것이라도 결코 확신해선 안 돼. 만일 그 대상이 사람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단다. 이런 말을 한다고 섭섭해하진 마라. 나는 너를 존중하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하는 거야. 다른 사람이 사는 방식을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단다. 사람이란 눈 감을 때가 가까워지면 자신이 죽은 뒤에도 계속 이 세상을 살아갈 이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마련이지. 내 말 이해하겠니? (257)

 

 

_ 나는 누구도 진짜 나의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인간은 결코 내게 적이 될 수 없기 때문이지. 나에게 사람들은 모두 친구야. 나의 전투 상대는 어떤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이 불운하게도 갖게 된 어느 한 부분이지. 나는 우선 내게도 그런 부분이 있지 않은지 찾아본단다. (260)

 

 

 

 

*. 이 책에서 또 한 가지, 너무 사랑스럽고 뭉클했던 것이, 책의 앞장에 쓰인 '헌사'이다.

윌리엄 사로얀이 '타쿠히 사로얀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타쿠히 사로얀'은 이 책의 저자인 윌리엄 사로얀이 세 살 때 세상을 떠난 아버지. 그의 아버지도 역시 작가였다.

허나, 아버지의 언어(아르메니아어)와 아들의 언어(영어)가 같지 않아, 누군가가 이 책을 아버지의 언어로 번역해주길 바라는, 헌사의 내용이, 몹시도 뭉클.

 

"저는 되도록 빠른 시일 안에 훌륭한 누군가가 이 소설을 아르메니아어로 번역하고 출간하여 당신이 읽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영문판보다는 아르메니아어 번역판으로 읽는 편이 좀더 수월할 것입니다. 이 소설은 제가 쓴 것이지만 당신은 예전처럼 아르메니아어로 번역된 이 작품의 일부를 제게 읽어주고 싶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귀 기울여 듣겠다고 약속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그 가치를 당신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우리 모국어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겠다고 약속합니다. (……) 이 이야기는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이 작품이 당신 마음에 들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당신과 우리 가족의 특징인 유쾌함에 진지함을 적절히 섞어 최대한 단순하게 쓰려고 했습니다. 이 이야기가 흡족하지 못하리라는 것은 저도 알지만 그러면 어떻습니까? 이 이야기는 당신의 아들이 당신에게 바치기 위해 쓴 것이고, 따라서 그 이유만으로도 당신에게는 흡족한 작품일 것입니다."

 

이 책이, 아르메니아어로 번역되어 나왔을까...?

그렇지 않더라도 그의 아버지는 충분히 아들의 이 책을 읽고, 흡족해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곁에서 함께 읽은 '이방인'인 내 마음마저도 흡족했으니 말이다.

 

 

 

 

선했고, 흡족했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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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윤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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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랑, 인생, 글쓰기, 추리. 이 네 가지가 너무나 맛있게 버무려진 소설이었어요! 개콘에서 `네가지` 참 좋아했는데, 이 책의 `네가지`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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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3 - 휴가 어떤 날 3
김소연 외 지음 / 북노마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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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메신저에 '오프라인'이 제법 보였다. 휴가철이었다.

지금껏 프리랜서로 지내며 따로 '휴가철' '휴가'라는 걸 챙겨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처음으로 맞이하는 '휴가철'이 영 낯설다.

평소에는 출근길에 훌쩍 눈에 띄는 지하철 역에 내려 달아나 보고 싶기도 하고, 읽고 있던 책을 마저 읽기 위해 출근을 포기하고 '반차'를 쓰고 싶기도 하고 그렇더니, 막상 정정당당하게 '달아나도' 되는 휴가 앞에서, 어리둥절. (역시, 멍석 깔아주면...)

누가 휴가 안 가느냐고 물어도, 딱히 갈 데도 없고, 오라는 데도 없고, 어쩌고 할 뿐, 휴가 계획도 없다.

아, 휴가인데... 처음으로 내 앞으로 주어진 '휴가철'을 맞았는데...!

 

이 책에 박연준 시인이 쓴 것처럼,

"우연히 한 다발의 돈을 얻은 가난뱅이가 돈 쓰는 방법을 몰라 우물쭈물하다가 지나가는 좀도둑에게 돈을 몽땅 빼앗긴 꼴과 같"아진 심정이라니!

 

그렇게 내 앞에 주어진 휴가철에 속수무책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어떤 날』 3권이 나왔다. 이번 호의 테마는, '휴가休暇'.

깔아 놓은 멍석 앞에서 멍 때리고 있는 내 마음에, 이 책을 처방한다.

 

 

 

휴가는 행복을 더이상 유예시키지 않아도 되며, 지금 이 순간을 오로지 나를 위해 살아도 된다는 허락이다. 나의 오늘이 어제와 분명히 다름을 선언하고, 비로소 내 의지대로 주어진 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더이상 보이지 않는 도둑에게 귀한 것들을 빼앗긴 채 찡그리고 살 순 없다. 휴가는 '인생'이란 큰 덩어리에 갈라진 틈, 어떤 '사이'에 도착하는 것이다.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목적의식 없이 순간 속에 자연스럽게 머물거나 스밀 수 있다. 쉬자. 주먹을 펴고, 욕심과 걱정에서 놓여나자. 나는 가벼워지고 내 삶은 더 말랑하고 행복해지리라. 

 

_ 박연준 '보이지 않는 도둑이 훔쳐간 것들'

 

 

// 이번 호에서도 내 마음을 '훔쳐간' 박연준 시인의 글!

(『어떤 날』을 1호부터 3호까지 꾸준히 챙겨 보고 있는 애독자로서, 박연준 시인의 글, 특히나 반갑고 참 고맙다.)

내 마음을 훔쳐간 박연준 시인의 문장이 어디 이뿐인가?

 

 

내가 도둑맞은 게 어디 이뿐인가? 내 2013년의 시작은 어디로 갔을까? 호기로운 다짐들, 신나게 계획했던 여행들은? 나이가 들수록 오늘이 어제 같고, 올해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자각하게 된다. 어제와 오늘이 완전히 새로운 날이란 사실, 오늘은 내가 '생전 처음 겪는 하루'란 사실을 잊고 산다. 어떻게 이런 자명한 사실을 눈뜬장님처럼 못 보고 살았을까?

 

_ 박연준 '보이지 않는 도둑이 훔쳐간 것들'

 

 

 

// 이 책을 읽으며 '휴가'를 엄청 갈망하며 '나도 당장 휴가 갈 테야!!' 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 마음은 우선 뒷일이고,

책 속 문장들에 빠져들어, 이 책과 보낸 시간 시간이 그냥 휴가 같았다. 제대로, 북캉스.

 

그래도 이런 문장들에는, 앉은 그 자리에서 짐 꾸리고 싶어져 마음이 마구 간질간질해지지... 

 

 

문득 작은 도발을 하고 싶은 날이 있다. 출근을 하다가 문득 핸들을 돌려 바다를 보러 가고 싶어진다든지, 친구를 만났다가 그 길로 같이 춘천 가는 기차를 탄다든지, 밤하늘이 예뻐서 이름 모를 시골로 무작정 향한다든지……. 하지만 그건 늘 공상에 그치고 만다. 마음속으로만 '언젠가' 저지르고 말 거라고 다짐만 하고 살아온 인생이다. 하지만 그 언젠가가 바로 오늘일 수도 있지 않을까. 저지르지 않는 한 '언젠가'는 내 머릿속에만 있을 뿐, 영원히 도래하지 않을 순간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떠나기로 했다. 

 

_ 위서현 '푸른 곳에 마음 풀다'

 

 

// 다들 작은 도발을 꿈꾸며 살겠지...?

누군가는 저지르지 않고 '언젠가는...'만 되뇌고, 누군가는 문득 '떠나기로' 한다.

이 도발적인 떠남이, 참 매력적이다.

 

휴가철 앞에서 아무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멍하니 있다고 했지만,

나도 세워둔 여행 계획은 있다. 10월의 시작과 함께 만나게 될 나의 대만...!

대만 여행 계획하고 비행기 티켓과 숙소 예약을 하고 참 들떴는데, 갑자기 '계획'이라는 한 고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도, '도발'처럼, '일탈'처럼,

문득 떠나고 싶었던 거다.

 

그냥 아무 때고, '오늘은 휴가를 내겠어요~' 하고 훌쩍, 나만의 휴가를 즐기러 떠나고 싶었던 거다.

이 책은 내 마음에 '휴가'를 심어주기도 했지만, 그보다 '도발', '일탈' 을 더 크게 심어주었다.

앞으로도 정해진 휴가철에 계획을 세워 어딘가로 떠나기 보다는 문득, 불현듯, 갑자기, 홀연히, 그렇게 회사 메신저를 '오프라인'으로 만들어버리고 떠나겠다... (응? 무슨, 선전포고 하듯이...;;)

 

 

 

// 어떤 날, 어떤 문장.

 

 

 

다녀오면 후유증으로 현실이 더 빠듯해진다는 걸 알면서도

일탈을 꿈꾸는 친구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넘친다.

 

어딘가로 떠날 이들의 설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운인 것 같다.

 

_ 박세연 「휴가」

 

 

문득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했어. 뭉개진 발끝으로 거대한 몸뚱어리를 이끌고 저기에서 여기로 걸어 나오는 것. 웃는 듯 우는 듯한 표정으로 다시 이동하는 것. 그게 오늘을 살아 견디는 일이 아닐까? 이 땅 위에 꼿꼿하게 걸어가. 살아, 살아가. 그 발이 감동스러워. 이 몸뚱이로 오늘을 살아낼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일렁여 눈시울이 뜨거워져.

 

_ 김민채 「동경東京」

 

 

살다보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은 것 같아 불안할 때가 있다. 갑자기 모든 게 끝나버린 것 같아서 절망스러울 때도 있고, 때로는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아 답답할 때도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도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은 그 모든 순간이 남김없이 나의 삶이라는 사실이다. 멈춰 있는 시간도 소중한 삶의 순간들이고, 주저앉아 있는 동안도 똑같이 귀중한 내 삶의 순간들이다. 이곳에도, 저곳에도 속하지 않은 것 같아 무의미해 보이는 순간들이 어쩌면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방황하고 부유하는 그 시간들을 결코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_ 위서현 「푸른 곳에 마음 풀다」

 

 

모든 여행자란 어느 순간에도 아름다운 존재다. 알 수 없는 길을 떠나는 그대의 용기란 언제나 근사하니까. 길 위에 선 우리라 아름다우니까……. 삶이라는 길 위의 모든 여행자에게 브라보!

 

_ 위서현 「푸른 곳에 마음 풀다」

 

 

슬픔과 눈물은 가끔씩이라도 소모해야 좋다는 생각이다.

슬픔과 눈물이 쌓이면 어떤 방식으로든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그러기 전에 미리 덜어내고 운 다음 볕에 잘 말려 뽀송하게 살펴주어야 한다. 성가시지만 마음이란 게, 그렇다.

 

그러니 이런 기회가 온다면 망설이지 말고 우는 거다. 휴가의 다른 말이 힐링이라면, 눈물의 소모만큼 좋은 방법도 없을 테니까.

 

_ 장연정 「휴가에 관한 몇 개의 말풍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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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수많은 책 중, 우리가 어떤 책을 골라서 사게 되는 데는 참 다양한 이유가 있죠.

언젠가 한 카페에서 '책을 살 때 무엇에 끌려 고르시나요?' 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눈 적이 있는데,

그때 댓글에 나왔던 것들 중에는,

 

표지

제목

'얼마나 대단하기에?' (응?)

추천사

책 뒤편에 실린 짧은 줄거리

작가

목차

온라인 별점 낮은 거 (응?)

지인의 추천

울 동네에 올라오는 글이나 댓글

책 디자인

베스트셀러

소설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출판사

읽고 있는 책에 거론된 책

팟캐스트

관심 종목

언론 책소개 코너

이동진 기자님 (^^)

책 날개의 저자 소개

표지 색깔

 

등이 있었어요...!

 

 

이번에 제가 구입한 책 한 권은, 저 위에 있는 이유들 중에서 고르자면, '관심 종목'(^^)에 해당할 것 같아요.

그날 댓글에, 제가 이렇게 남기기도 했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저는...............

  

 

개.

 

개 나오는 책, 무조건 관심. ^^;;;;

 

 

 

네, 저의 '관심 종목', 개...! ^^;;;

(황석영 작가님의 『바리데기』에서 제가 제일 마음을 준 캐릭터는 칠성이입니다........;;;)

 

 

개 나오는 책, 무조건 관심,이긴 한데,

 

제 마음을 흔드는 데는,

개 중에서도 이 개가 으뜸입니다!!!!! ♡.♡

 

 

 

(출처: http://cafe.naver.com/mhdn/70953)

 

 

몽이 친구! 미니핀!! ^^

 

 

네, 저는, 개 그림 한 장에 당장 달려가 책 사는 녀자. *-_-*

우리가 어떤 책을 사는 데는 참 다양한 이유가 있으니까요.

(모 소설가도 미니핀을 키운다는 걸 알고 그 소설가의 책들을 사기도 했습...니다...*-_-*)

 

 

그렇게 산 책을 받아서 살펴보며,

저는 몽이에게 참 고마워 해야 할 것 같아요. ^^

 

미술 무크지 『데뷰』를, 몽이 덕분에 만났습니다.

미술 문외한인 제가, 미술 무크지에 관심을 가지게 될 기회가 오는 건, 쉽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래서 3호에 와서야, 저 한 장의 그림 덕분에, 드디어, 만나게 되었지요! ^^;)

 

 

캔버스 앞에 선 수많은 작가들은 무엇을 그리고 싶은 것일까?

그들은 왜 그리는 것일까?

회화는 지금 여전히 유효한 것일까?

무엇이 회화를 현재에 존재하게 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보았던 드라마에서 단원 김홍도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늘 보던 것을 새롭게 보는 것이야말로 그림을 그리는 자가 가져야 할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늘 보던 것'이라는 '이미'의 시간에 속한 것을 '새롭게 보는 것'이라는

'아직'의 시간에 속한 것으로 드러낼 수 있다면,

그래서 지금 보고 있는, 그래서 눈앞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볼 수 있는 것, 보고 싶은 것을 그릴 수 있다면,

회화가 오늘 여전히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까?

 

_ text 1 _ 지금, 왜 그리는가? _ 김윤경 / 독립기획자

 

 

『데뷰』 3호의 주제는 '회화적인 것에 대하여'예요.

요즘 주목 받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는데,

이런 인터뷰 형식의 글은, '미술 바깥'에 사는 저도 부담 가지지 않고 조금 더 편안하게 다가가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김연수'라는 이름도 보입...니다...? *-_-* 역시, 이 책과 나는 숙명적으로 만날 사이....크큭.)

이 책을 읽기도 전부터, 데뷰 2권, 1권, 역주행 하여 다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몽글몽글~~!

 

아직 책을 읽기 전이니, 책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풀어놓을 수 없지만,

이 책과 내가 어떻게 해서 만나게 되었는지, 그 '인연'에 대한 이야기는 꼭 하고 싶었어요. ^^

 

책 이야기는, 책 읽고 나서 또 들려드릴게요~~! ^^

 

 

(좌_ 책 속 작품 / 우 _ 우리집 몽 ::  몽이 주둥이가 좀 짧...^^)

 

 

지금 대학원을 마치고 작가의 길로 들어선 후배 작가들의 고민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 모두 정말 잘, 그리고 싶어 했다. '잘' 그린 그림이 제각기 다르듯이 우리 미술의 풍경도 다르게 완성될 것이다. 그 '다름'에 희망을 걸어본다. 누군가는 새로운 미술을 개척하고, 누군가는 그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훌륭하게 변주하는 모습이 우리 미술의 풍경이기를 바란다. 그 풍경의 종착점은 우리를 분노케 하는 시대와의 싸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슬퍼하고 상심하고 분노하는 마음. 타들어가고 부스러지는 우리 시대에 삶을 재창조하는 '그을린 예술'(심보선)이 필요한 시대에 그 마음이 결국 '회화적'인 것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무엇을 그릴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_ editorial _ '회화적(繪畵的)'인 것에 대하여 _ 윤동희 /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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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8월은 이 책 이야기를 하며, 더 뜨겁게 보낼 것 같다...!!

오늘은 맛보기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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