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김경미 시인의 새 시집이 나왔다!!

『고통을 달래는 순서』 이후 6년 만의 새 시집!!! ^^*

 

집에 데려오자마자, 기념 촬영부터...^^;;;

(얼마나 기다렸던 시집이던가ㅜ0ㅜ)

 

 

 

 

 

 

김경미 시인의 시집들 모아놓고 함께,

 

 

 

 

 

 

그리고,

김경미 시인의 책들 모두 함께 모아놓고, '가족사진' 찰칵.

 

 

 

 

 

 

 

새 시집 나왔으니까, 낭송회나 독자와의 만남도 있을까...?

설레며 기다려본다!

 

 

 

 

지구의 위기가 내 위기인가

 

 

지구가 내 이름을 아는가

날 좋아하는가

나 때문에 비 오는 날 잠 못 이룬 적이 있는가

 

날 환영했는가

날 쓰레기 취급하지 않았는가

 

내가 더 잘나야 하는가

더 잘해주어야 하는가

 

지구가 좋아한 사람은 따로 있지 않았던가

기준이 공정했던가

급하니 찾는가

 

삐뚜름히 서서 밤의 지구 위 별을 본다

별이라는 우산

폭우 쏟아질 때 씌워주던 긴 손목

아무에게도 할 수 없던 얘기

귀에 손을 모았다 덮었다 하며 들어주던

무한한 경청

 

왜 그러는가

별은 또 내게 왜 주는가

언제 무엇으로 다 갚으라고

무한대의 빚부터 안기우고 시작하는가

 

처음부터 위기에 묶어두는가

 

 

 

 

나,라는 모자이크

 

 

멀리서 보면 사람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28개의 우산과 6천 10여 개의 벚꽃잎과

50자루의 별빛과 17대 트럭의 자두와 반창고

17개 읍내 우체국과 113개의 골목과

4만 2번의 기도와

360개의 연필과 지우개이길 바라지만

 

실은 검은 머리카락 한 올

포도송이 뒤편 아래쪽에 끼인 일그러진 포도 한 알

배 갑판 위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

여행지 여관의 세면실 천장 끝 타일의 깨진 금

아무리 떨어져 나가도

전체를 곤경에 빠뜨리지 못하는

 

바람에 뒤집히는 치마

차표에 번진 눈물 자국

오래된 어떤 노래의 리듬 한마디 정도만 되어도

아주 훌륭할 텐데

 

멀리서 보면 사람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133개의 죄와 1,330개의 혐의가 넘는

끝내는 예외 없이 붙잡혀 가 모자이크 처리될

 

숨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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