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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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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부끄러우니까 말할까 말까, 고민하느라 리뷰를 못 썼나?

사랑 고백도 아니고....

 

그러니까,

나는,

이 책을, 이해를 못 했다. -_-;

 

책을 덮고 나서 지인에게 계속 문자로 찡얼거렸다.

일단은, 도대체 이 책의 배경이 대략 언제쯤 되는 것이며, 세상이 왜 이렇게 황폐해져 있는지, 다 읽고 나서도 감도 오지 않더라는 거다.

(이 유명한 책이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읽었느냐고 놀란대도 할 수 없다. 나는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는 자세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으므로.)

 

자연 재해가 휩쓸고 간 거예요? 엄청난 재앙이 닥치기 전에 환경을 보호하라는 거예요?

물음표로 가득한 독후 소감(?)에 지인은 '핵전쟁' 이후가 아니겠느냐고 슬쩍 일러줬다. 그 역시 확신에 찬 목소리는 아니었다.

아, 핵전쟁. 나는 생각도 못 해본 테마다. ('화산 폭발' 이후인 줄 알았음.)

 

사실 묻고 싶은 건 엄청 많았다(마치 그 지인이 코맥 매카시라도 되는 것처럼).

그런데 부자는 왜 불을 전한다고 어디로 이렇게 가는 걸까요? 이 무대가 지구 전체인 걸까요 어느 한 나라인 걸까요? '적군'과 '아군'으로 나뉜 무리가 있는 거 같은데 어째서 '적군'이 있는 거죠?(그러니까, '화산 폭발'이 배경인 줄 알고, 같은 재해를 당했는데, 어째서 총칼을 든 적군이 살육자로 나오는지 무지 궁금했음.) 마지막에 만난 사람들이, 소년을 잡아먹진 않겠죠?(워낙 많은 물음표들에 둘러싸이다보니, 정말 이런 것도 물어보고 싶었다.)

 

지금은, 이 책을 읽은 지 한참 지나, 물음표의 개수가 줄었지만, 정말이지,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에는 물음표 동동동,이었다.

'핵전쟁'이라는 단어 하나만 쥐고 봤어도, 궁금증이 좀 덜 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정말 '핵전쟁'인가요?)

어쨌든, 아버지와 아들의 그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심장이 쪼그라드는 것 같은 여정은, 손에 땀을 쥐며 봤다.

이 책을 다시 읽겠다는 생각보다, 코맥 매카시의 다른 책들을 먼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

일단 다른 책을 읽어봐야, 이 책이 '매카시의 글이 도달한 가장 아름다운 성취'인지 아닌지 느껴볼 수 있을 것 아닌가.

 

내겐, 너무 멀고도 험했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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