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녕, 싱싱 ㅣ 사계절 1318 문고 59
차오원쉬엔 지음, 전수정 옮김 / 사계절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차오원쉬엔이 한국의 독자들만을 위해 직접 골라 엮은 4편의 중단편 소설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차오원쉬엔의 장편소설은 몇 권 읽어봤지만 중단편은 처음인데 장편과 중단편의 차이인지, 아니면 차오원쉬엔이 자신이 가장 아끼는 작품들을 고르고 골라 모아서 그런지, 지금까지 읽어본 차오원쉬엔의 어떤 책들보다도 더 아름다웠다.
책을 읽은 느낌에 '아름답다'라고 하니까 좀 이상한가 싶기도 한데, 이 책을 읽은 느낌이 그랬다, 아름다웠다.
특히 표제작 '안녕, 싱싱'은 황순원의 '소나기'를 떠올리게도 하는,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글이었다.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풍차 한 대에 꿈과 희망을 가득 싣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얼바옌즈,
동네 사람들과 등지고 살면서도 많은 동네 아이들의 목숨을 구한 할아버지와 외뿔 소,
도시에서 온 처녀와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시골 아이 싱싱,
눈사태로 오두막에 갇혀 있는 동안 화해와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네 아이, 다예, 션션, 린와, 쉐야.
책을 덮고도 한참동안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흐려지지 않고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머릿속에 각 글마다 그림이 그려졌다.(나는 평소에 그림과는 전혀 상관없이 사는데 말이다.)
어쩌면 앞에서 말한 것처럼 책의 느낌이 아름다워서, 비록 글로 읽은 것이지만 머릿속에는 한 폭의 그림처럼 이미지가 그려진 건지도 모르겠다.
중국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평소에 책을 적지 않게 읽으면서, 사실 중국 소설은 많이 읽지 못 해서 내심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었다.(사람들이 중국 소설 추천해 달라거나, 유명한 중국 소설에 대해 물어올 때는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 흑)
그러다 요 며칠 중국 소설을 연이어 읽고 나서, 전에 없이 더 중국 소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마침 만난 소설들이 다 엄지 손가락 두 개 강추를 날리고 싶은 책들이어서, 책 읽는 내내 참 행복했다.
조만간 '중국 소설 읽기 달'을 정해서, 한 달 동안 중국 소설을 열심히 찾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그렇다면 차오원쉬엔도 그 우선 순위에서 결코 빠질 수 없겠지.
중국을 대표하는 아동 문학 작가.
그리고 내가 청소년 문학을 떠올릴 때면 국적불문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작가.
아, <안녕, 싱싱> 정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