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책을 즐겨 읽지는 않지만 가끔 읽을 때면 내게 책을 추천해 달라던 사람이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서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추천 받은 책이 바로 <스타일>이었다.

작년 초여름 쯤이었으니까, 이 책이 나온 지 몇 달 지나지 않아서였는데, 웬일로 그 친구는 이미 이 책을 읽어봤으며, 내게 추천해 줄 만큼 재밌다고 했다. 어떤 책이기에? 하는 궁금증이 일지 않을 수 없었고, 얼마 후 나도 이 책을 읽어보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스타일>이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녁 식사 시간에 보게 되는 일일 드라마를 빼고는 드라마를 전혀 보지 않지만 왠지 드라마 <스타일>은 챙겨보고 싶었다.

그래서 드라마 보기에 앞서 기억이 가물가물한 원작 소설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가 피서를 떠난 지난 주말에 드라마가 이미 시작된 것 같았다!!! 흐윽.)

 

이 책을 언제 읽었던가 작년 수첩을 뒤적거리다가 그때 남겨놓은 간단한 메모도 함께 발견했다.(작년에는 서평 이벤트로 받은 도서 외에는 서평을 남기지 않아, 한두 줄의 짧막한 메모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그때의 감상평은 "잡지사 기자 이서정의 일과 사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라고 적혀 있었다.(진짜 짧다.)

아, 저때는 내가 그런 느낌을 받았던가?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는 <악마는...>을 전혀 떠올리지 않았기에 조금 의아했다.

역시, 같은 책이라도 처음 읽느냐 다시 읽느냐, 또는 언제 읽느냐 등에 따라서 그 느낌이 무척 다를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패션지 8년차 기자 이서정이다. 위의 짧막한 감상평에 쓴 것처럼 그녀의 일과 사랑,으로 압축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그 외 좀 더 세부적인 소재들이 더욱 매력적이기도 한 책이다.

나는 이름을 들어도 모르는 수많은 패션 아이템들, 결코 뚱뚱하지 않은 몸매가 뚱뚱하다고 취급 받는 세상에서 더 날씬해지고 싶은 욕망, 너무나 적나라하게 그리고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지는 제니칼 복용 후기,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소문의 이해관계, 꼭 한번 그렇게 써보고 싶은 음식 비평 등이 모두 무척 재미있는 이야기를 제공해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다이어트 약 '제니칼' 복용 후 이야기. 제니칼은 먹어본 적도, 그 약을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직접 본 적도 없는 나이지만, 너무나 생생한 묘사에 나도 모르게 제니칼이 배출 시켜 준 기름띠가 절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끔찍한(!)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실제로 있는 약이었다. 제니칼 복용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먼저 읽고 조금 더 고려할 것을 권해주고 싶다. 제니칼 먹고 데이트를 망치고 싶지 않다면.

 

드라마 <스타일> 소개를 언젠가 잠깐 보긴 했는데, 여주인공이 김혜수라는 것 말고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박우진은 누가 맡았을지, 책 속 인물의 분위기를 잘 살려내 줄지 무척 궁금하고 기대된다. 비록 첫 회는 놓쳤지만, 재방송을 찾아 보고서라도 기어이 드라마 <스타일>이 보고 싶은 것은, 박우진이라는 캐릭터 때문이기도 하니까. 여기까지 쓰다가 궁금해져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박우진 역을 류시원이 맡았다. 이를 어쩌지. -_-a(→급 당황하여 나도 모르게 이모티콘까지 튀어나왔다. 흑) 류시원이라는 배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아마 진작 이 사실을 기억했더라면 원작과 드라마를 비교해 보는 재미를 누리고자 소설 <스타일>을 다시 읽는 일은 없었을 텐데. 흠, 뭐 덕분에 재미있는 소설 다시 한 번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드라마 청취는, 글쎄 고민 좀 해봐야겠다.(갑자기 냉랭해진 글의 분위기. 이를 어째.) 가장 좋은 경우의 수는, 그래도 꿋꿋이(?) 드라마 챙겨보고, 류시원을 박우진이라는 캐릭터처럼 좋아하게 되는 상황이 되겠다.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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