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몽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읽었다. 역시 재미있다!

 

요즘은 밤이 깊어야 겨우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책도 밤에 펴들게 되었다. 조금 고민했다. 표지의 그림이 무서워서 밤에 읽고 탈나지 않을까(가위에 눌리거나, 악몽을 꾸거나, 아예 무서워서 잠을 못 자거나) 적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낮에는 읽을 틈을 낼 수가 없으니, '저질 심장 강화용'이라고 생각하고 과감히 밤중 데이트를 즐겼다.(다행히, 생각만큼 무섭지 않았다.)

 

이 책은 살인사건 담당 형사인 구나사기와 대학교수 유가와가 함께 묘한 살인사건을 풀어나가는 몇 편의 이야기로 되어 있다.(장편이면서 단편의 느낌이다.) 구나사기는 도저히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 듯한 묘한 사건을 맡게 되고, 평소에 '괴현상' 등에 관심이 많은 친구 유가와 교수에게 사건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 사건 추리 과정을 따라가며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이 사람, 정말 똑똑하구나..."하는 감탄이 끊이질 않았다.

 

한 남자가 어렸을 적부터 자신의 인연이라고 말해 온 이름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이름을 가진 소녀를 만나 그녀에게 접근하다가 자동차 뺑소니로 경찰에 잡힌다. 도대체 그 남자는 어떻게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으며(일본인 이름을 잘 모르지만 분위기로 봐서는 흔치 않은 성과 이름인 듯 했다) 그녀가 그에게 보냈다는 편지는 어떻게 된 사연일까. 둘이 정말 맺어질 운명이었던 걸까?('꿈에서 본 소녀') 자신과 삼각관계에 있는 남자의 집에 찾아갔다가 창문 너머로 사랑하는 여인의 모습을 보는 남자. 황급히 뛰어나가보지만 그녀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잠시 후 그녀가 살해 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집에서 살해 당한 여자가 어떻게 같은 시간에 남자 앞에 나타날 수 있었을까? 그녀가 보내는 어떤 메시지였을까?('영을 보다') 한 남자가 실종되고, 그 남자의 실종 장소로 추정되는 집에서는 매일 저녁 8시 괴현상이 벌어진다. 바로 '폴터가이스트' 즉 '시끄러운 영' 현상. 지진도 아닌데 집이 흔들리고 탁자위의 물건이 쓰러지는 이 현상, 정말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떠드는 소리일까?('떠드는 영혼') 한 영세 공장의 사장이 오래 전 빌려준 돈을 받으러 나갔다가 사체로 발견된다. 그의 딸은 아빠가 죽기 전 날, 아빠에게 도깨비 불이 날아드는 걸 봤다는 진술을 하고, 사체가 발견된 호텔 방에서도 미심쩍은 흔적이 발견된다. 그런데 죽은 남자의 아내의 알리바이가 어딘가 미심쩍다. 아내가 이 죽음에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그녀의 알리바이') '연인'에게 당장 부인과 헤어지라며 협박하던 여자가 그의 눈앞에서 자살을 시도한다. 단지 겁을 주려던 뿐이었을 것 같은데, 어찌된 일인지 정말 그녀는 죽고 만다. 그리고 건너편 아파트에서는 며칠 전에 그녀가 죽는 모습을 봤다는, '예지몽'을 꾼 소녀가 있다. 소녀는 어떻게 그녀가 죽는 꿈을 꾼 것일까?('예지몽')

 

모든 이야기가 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둘러싸고 벌어진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 이야기들은 정말 귀신이 부린 조화일까? 더 이상은 스포일러가 되겠으므로 여기서 그만. 하지만 이 이야기들이 어떻게 풀려나가는지 그 흥미로움을 다른 사람들도 느껴보면 좋겠다. 히가시노 게이고, 정말 멋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