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여행 1 : 그리움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일요일 오전 7시 40분. 막 잠에서 깨어난 당신에게, 휴일 아침 늦장 부리지 않고 새 아침을 맞아준 당신에게 주는 선물이 있다. KBS 1TV 영상포엠 '내 마음의 여행'. 나는 이 선물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다. 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나에게 아침 7시 40분은 한창 꿈나라를 헤맬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그동안 밀린 선물을 한 꺼번에 안겨주는 책을 만났다. 산타클로스의 빨간 주머니만큼 커다란 행복을 안겨다 주는 책을. 뭐 그리 착한 일하며 산 건 아니지만 책 부지런히 읽었다고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감사히 이 만남을 가졌다.(책읽기 마저 게을리 했다면 이런 예쁜 책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갔을 거 아닌가!)

 

이 책을 읽고나서야 나는 처음으로 '내 마음의 여행'을 만나보았다. 인터넷 사이트 다시보기를 클릭한 후 18분 40초 동안 나는 내 눈을 사로잡는 아름답고 따뜻한 화면에, 따뜻한 커피향 같은 내레이터의 목소리에, 나를 천상으로 데려다 주는 듯한 음악에 그만 사르르 녹아내렸다. 아, 일요일 아침마다 이렇게 좋은 선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쳐왔다니, 이렇게 아쉬울 수가!

 

이 아름다운 화면과 내레이션과 음악을 한 권의 책에 담아 펴낸 것이 바로 이 책 <내 마음의 여행>이다. 한 번이라도 이 프로그램을 본 사람은 이 책이 어떤 느낌을 줄지 짐작이 갈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위에서 내가 옮겨 놓은 미숙한 표현의 감탄들로나마 그 느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홈페이지의 프로그램 소개를 빌려오자면,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단순한 문화유산 답사기를 지양하고 PD의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조명한, 그리고 알려진 문화유산과 함께 숨겨진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주제가 보이는 색깔있는 영상 에세이다. 이 책도 4가지 주제별로 그 이야기들을 엮었다. '그리운 어머니의 품 크고 깊은 계곡의 꿈', '동쪽 섬 새 해 뜨고 파도 위 푸른 소망 만나리', '삶의 길섶에는 저문 강이 흐르고', '삶의 다른 이름 인연'. 그 제목들도 아름다운 시구 같다. 첫장에서는 내 학창 시절을 보낸 곳 밀양이 '들길에 그대 그림자 물 위에 비친 그리움 _ 영남 알프스'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어 무척 반가웠다. 밀양에 10년 가까이 살면서도 가보지 못했던 곳, 이 책을 통해 만나니 어찌나 '나의 살던 고향'이 그립던지.

 

이 책에는 음악도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음악감동 손지명 씨가 주는 '영상포엠이 담은 12가지 음악선물'이 담겨 있는 것. 프로그램 하나에 음악을 담기 위해 어떤 수고를 거치는지 맛 볼 수 있어 특별한 시간이기도 했고, 그의 탁월한 안목으로 추천해준 음악 목록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다시보기를 통해 영상을 직접 만나보고 나니 이 책에 소개된 음악들도 당장 찾아서 들어보고 싶어진다.

 

아름다운 사진과 글과 음악이 함께하는 책. 삶의 무게에 지친 어깨를 조곤조곤 주물러주는 손길같은, 그리움에 흘러내리는 마음의 눈물 닦아주는 손수건같은, 희망에 부푼 가슴에 더 따뜻한 온기를 더해주는 햇살같은, 그런 소중한 선물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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