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 갤리온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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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이야기를 읽었다.

도서관도 좋아하고, 동물(특히 개와 고양이)도 좋아하는 내게는 참새 방앗간 같은 책이었다.

 

책 표지를 장식한 아름다운 황금빛(책에는 오렌지 색이라 나온다) 고양이.

그의 이름은 듀이 리드모어 북스(Dewey Readmore Books), 듀이다.

 

1988년 1월. 미국 아이오와 주의 작은 마을 스펜서.

기온이 영하 26도까지 내려 간 매섭도록 추운 날에, 도서관 책 반납함 속에서 이 작고 여린 고양이가 발견되었다.

하늘이 (조금 잔인한 방법이긴 했지만) 도서관에, 이 작은 마을에 내려 준 천사였을까?

네 발에 동상이 걸린 채 발견된 이 작은 고양이는 이후 19년 간 이 도서관에서 생활하며, 도서관의 제왕이자,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천사가 된다.

 

이 귀엽고 영특한 도서관 고양이 듀이는 도서관을 제 집 삼아, 도서관 이용객을 제 친구 삼아, 도서관 사서이자 자기를 제일 먼저 발견한 비키를 엄마 삼아, 그의 특별한 삶을 이끌어 나간다.

도서관의 밤을 홀로 지샌 듀이는 아침에 출근하는 '엄마'의 차가 보이면 재빨리 현관 앞에 나가 앉아있다가 '손'을 흔들어준다.(이후 일본 다큐멘터리 팀이 와서 그 모습에 반해 촬영하고자 했으나, 이건 오로지 하루에 딱 한 차례 치뤄지는 신성한 의식!) 도서관 개관 시간이 다가오면 역시 현관 앞에 앉아 기다리다가 시간 맞춰 들어오는 이용객들에게 환영 인사를 한다. 듀이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누가 가장 자신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낸다. 그리고 그의 무릎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준다. 영혼이 지친 사람들,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사람들은 무릎 위에 누운 듀이의 따뜻한 체온에 크나큰 위안을 받는다. 고무줄을 좋아해서, 구석구석 숨은 고무줄을 찾아 먹고 '고무줄 지렁이' 똥을 싸기도 하고, 세계 제일의 미각을 자랑하여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료가 아니면 닷새도 굶는 의지를 보이기도 하는 듀이.

미국에는 듀이 말고도 십여 마리의 도서관 고양이가 있다는데, 유독 듀이가 이렇게 전세계의 이목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비키는 도서관 고양이를 기르고 싶어 문의를 해오는 이들에게 '적합한 고양이'여야 한다고 말한다. 고양이라면 다 똑같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듀이가 어째서 '특별한' 고양이인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매력에 푸욱 빠져버릴 것이다.

 

작은 동물 한 마리로 인해 삶이 바뀔 수 있다.

비키의 부모님은 아들을 병으로 잃은 뒤 페르시안 고양이를 데려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부부간의 정을 놓치지 않고 지켰다. 비키와 그녀의 딸 조디와의 사이에 깊게 패인 감정의 골을 듀이가 메워줄 수 있었다. 늘 고개를 푹 숙인채 휠체어에 앉아 세상과 담을 쌓고 살던 소녀는 듀이의 사랑을 받고 기쁨의 환호성을 내지를 줄 아는 소녀가 되었다. 마을의 많은 사람들이 이 작은 동물 때문에 기뻐하고 행복해 한다.

스펜서 마을에 듀이가 있다면 우리집에는 몽이가 있다. 듀이처럼 온 마을을, 전 세계를 뒤흔들거나 감동시키는 강아지는 아니지만, 우리집에서만큼은 세상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이다. 온 식구가 들어오면서 "몽아~!!" 몽이부터 찾고, 가족들 들어온 순서대로 오늘 몽이가 어떤 행동으로 나를 웃겼는지 듣는다. 밥을 먹다가도 우리는 몽이 때문에 웃고, 잠을 자려다가도 먼저 베개 차지하고 누운 몽이를 보며 웃고, '목욕'소리에 황망히 도망치기 바쁜 몽이를 보며 웃고...이 작은 강아지는 우리집의 '웃음 바이러스'다. 나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큰 웃음 줘본 적이 없는데, 나보다 낫다.

 

모든 생명체는 다 '끝'이 있게 마련이다. 그 작별의 순간이 두려워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다는 사람도 봤다. 나 역시도 이제 아홉 살 먹은 몽이를 가만 쳐다보다가 괜히 눈물을 떨구게 될 때도 있다. 상상만으로도, 아니 상상도 하기 싫은 슬픔이 언젠가 우리를 찾아올 테니까. 하지만 그 슬픔이 두려워 이 작은 생명체가 주는 커다란 기쁨을 누리는 기회를 잃고 싶지 않다. 우리 함께 하는 시간 동안은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서로에게 기쁨을 주며 사랑하며, 그렇게 살면 되니까. 살아 있는 순간에 최선을 다해서...

 

듀이도 이미 스펜서 마을과, 그의 집이었던 도서관과, 엄마 비키와 작별했다. 19년 간,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기쁨, 행복, 사랑을 전해주고, 듀이는 떠났다. 나도 많이 슬펐고, 한참을 울었다. 하지만 듀이는 '엄마'덕에 다시 태어났다. 이 책으로 듀이는 이제 더 많은 이들의 마음에 함께 하게 될 것이다.

 

<말리와 나>와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 이야기 책,이 되었다. 사랑스런 <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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