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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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를 인상깊게 읽고 그믐..도 읽고 싶어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작가님. 조금 슬프기도 힘들기도 한 이야기라던데...그가 전할 그 슬픔뒤의 카타르시스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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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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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행복지수는 세계에서 거의 최하위권이라고 합니다. 경제력만이 행복의 잣대가 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꽤 중요한 요소임엔 분명한데 어째서 세계 경제 순위 10위권이 코앞인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이리도 낮은 걸까요? 그래서 자문해봅니다. 나는 지금 한국에 살고 있어서 행복한가? 쉽사리 행복하다고 대답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인 계나라는 인물은, 호주로의 이민을 결심합니다. 이유는 '한국이 싫어서.', '도저히 못 살겠어서.'. 가끔 이 나라가 지독히도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면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 확 이민이나 가버릴까...하는 소릴 내뱉기도 하지요. 때문에 계나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하지만 계나처럼 실제로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이 땅에서 적응하며, 혹은 체념하며 그렇게 살아갑니다. 계나는 그런 점이 싫었습니다. 왜 체념하고 살아야 하는지, 자신은 행복해지고 싶은데...라고 말이죠.  그래서 추위가 지독히도 싫었던 그녀는 일년내내 따뜻한 호주로의 이주를 선택합니다.

 

 그렇게 계나는 호주에서의 삶을 친구에게 이야기 하듯 풀어냅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의 병폐를 조곤 조곤 짚어나갑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가며 내 조국을 비판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연히 화가 나야하는데, 한없이 공감해버리고 맙니다. 무언가 변호를 해주고 싶은데, 구구절절 옳은 말들 뿐이라 반박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호주에서의 계나의 삶은 그녀의 기대대로 행복하기만 했을까요? 아니오, 절대로 아닙니다. 한국에서의 삶 보다 훨씬 혹독했지요. 한국에서 살았더라면 결코 겪지 않았을 별별 우여곡절을 다 겪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나는 한국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호주로의 이민을 권합니다. 왜일까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집안이나 학벌이나 직업 등으로 이 '사람 대접'이란 것이 달라지니까요. 적어도 호주에서는 그런 요소들이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진 않으니까요. 바로 이 점이 가장 씁쓸하게 다가왔습니다. 사람이 사람들에게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회란 불행할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계나는 작품 속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조국이 나를 사랑하지 않았기에, 자신도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 거라고. 그런데 결국 이 말은 자기 얼굴에 침뱉기나 다름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모여 나라가 되는 거니까. 결국 나라가 나고, 내가 나라인 거니까요.  때문에 한국이 싫다는 말은 곧 자기 자신이 싫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고도 생각합니다. 내가 행복해야 나라가 행복하고, 나라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질 것입니다. 몇 년 전, 부탄이라는 자그마하고 가난한 나라가 세계 행복지수 1위를 기록했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도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계나의 선택이 무조건 잘못 되었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도피 보다는 나를, 그리고 한국을 바꾸려 노력해 보는 게 먼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가끔 가끔 한국이 싫습니다. 하지만 그 가끔 가끔을 빼고 보면 저는 한국이 좋습니다. 때문에 한국이 행복하고, 그래서 저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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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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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여름은 소설의 계절인지라 국내외 할 것 없이 소설들이 쏟아져 나와야 하지만 올해 여름은 표절이다 뭐다 해서 시끄러웠던 국내 문단의 영향으로 국내 소설은 씨가 마르다시피 했었지요. 몇 몇 굵직한 작가의 소설들이 출간되기도 했지만 독자들의 싸늘한 반응만 있었을 뿐입니다. 그와중에 승승장구하는 거의 유일한 국내 작가는 역시 김진명 뿐이네요. 국내 문단의 원로이신 한 작가님은 등단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하여, 그렇게도 김진명 작가를 무시하고 업신여긴다던데... 앞서 말한 독자들의 선택을 보고 그 분은 무슨 생각을 하실지... 혹 그 한없는 오만함에 독자들까지 업신여길지... 궁금해지는군요. 평소 오만하기 짝이없는 국내 문단에 불만이 많았던지라 쓸데없이 사족이 길어져버렸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읽는 김진명 소설입니다. 학창 시절 저는 별명이 유관순, 애국자였고, 그 시절 읽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설은 여전히 제 인생의 책이기도 합니다. 다만 나이들며 순수한 어린 시절 품었던 애국심 비슷한 것은 철저히 자기 중심적으로 변하기도 하였고, 때문에 김진명의 소설들 또한 지나치게 국수주의가 아닌가 싶은 오만한 생각에 한동안 그의 소설을 읽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나라가 안팎으로 시끄러워 그런지 갑자기 김진명 소설이 땡기기 시작했습니다. 애국심 고취하는데 김진명 소설만큼 좋은게 또 무엇이 있을까요? 게다가 재밌고 잘 읽히기까지 하니 또한 금상첨화입니다.

 

 주인공인 태민은 천재입니다. 하지만 인생 최대의 목적이 '돈'인 조금은 속물적인 천재이지요.  그래서 그가 선택한 직업은 무기 중개상이었습니다. 저로서는 잘 상상도 안되는 금액이 오고가는 무기 거래, 그리고 어마어마한 수수료. 어디까지가 팩트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지는 모르겠지만 무기 거래의 추악한 이면을 보고 화가 치밀대로 치밀었습니다. 기사나 뉴스로 접하게 되는 방산비리 문제들을 보건데 아마 팩트가 더 크겠지요. 그래서 더욱 화가 치밉니다. 소설 속 태민도 이 방산비리 조사건으로 구속 위기에 놓이고 중국으로 도피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 북한 사람들의 단골 해장국집에 드나들며 전준우라는 작가를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그의 미완성 소설의 usb를 떠맡게 되지요.

 

  고구려의 두 마을이 몰살 당하는 사건, 그 사건을 풀어나가는 사람, 그리고 그 속에 감춰져 있는 글자들의 진실. 정말이지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김진명식 음모론이나 국수주의적인 상상이 (물론 엄청 재밌었지만) 지나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 언급되는 이론이나 학자들을 검색해보니... 놀랍게도 그런 이론이나 학자들이 실재하더군요.  그렇게 저도, 그리고 주인공인 태민도 전준우의 소설을 읽어가며 각성해 갑니다. 그안에 전혀 있으리라 생각치 않았던 애국심 내지는 민족애가 깨어나게 됩니다. 즉, 태민은 결국 우리들(한국 사람들)을 상징했던 것이지요. 

 

 그렇다고 전준우의 소설 속 이야기가 전부 진실이니 이를 주장해야 한다고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우리에겐 세계 어느 나라에게도 뒤지지 않을 우수한 문화가 있고, 장대한 역사가 있음을, 그러니 좀 더 우리 것에 대해 자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함을, 그렇게 우리 것을 소중히 여겨 지켜 나가야 함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대중이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는 소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말입니다.

 

 가끔 제 자신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문화 사대주의에 심히 빠져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런 우리들에게 '글자 전쟁'은 약간의 각성제 역할을 하는 소설이 아니었나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저는 청소년들이) 읽었으면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어쩌면 이건 정말 말도 안된다고, 지나치다고 콧방귀를 뀌어댈지도 모르지만, 한편으론 제가 그랬던 것처럼 아주 작은 불씨 하나 정도는 그들 마음 속에 스밀 수 있을테니까요.

 

『 p. 318 "이것은 전쟁이에요. 과거 문명이 생기고 글자가 만들어지던 때로부터 시작된 전쟁. 피해 회복은 범인을 잡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오류를 바로잡는 데 있어요. 한둘의 범인이 아닌 수천만, 수억의 의식을 바꾸는 데 있단 말이에요. 그게 나의 전쟁이에요." 말을 하면서도 태민은 스스로에게 놀라고 있었다. 자신은 어느새 모든 포커스를 맞추어왔던 돈벌이가 아닌 역사의 진실을 강변하고 있었고, 신기하게도 더 행복하다는 기분에 휩싸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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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조선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8
김소연 지음 / 비룡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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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5 하얀 백조란 흰 옷을 즐겨 입으며 겁이 많고 노래를 즐기는 코레야인을 부르는 별명이다. 그러나 이 단어는 단순히 그들의 겉모습만을 일컫는 용어가 아니다. 오히려 코레야인들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과 그들의 대처 방식에 대한 풍자라 할 수 있다. 풍전등화 처지에 놓인 국운, 그러나 그러한 것은 전혀 감지하지 못한 채 게으르고 안이하게 세월을 보내는 백성들,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국제 정세는커녕 나라 안의 정치적 변화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그저 땅에 엎드려 농사만 짓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코레야 백성들은 말 그대로 겨울 호수에 떠 있는 하얀 백조다. 아름답지만 무기력하고 조용하지만 슬퍼 보이는 철새의 운명이 곧 코레야의 운명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

 

 개화기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들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이 '흥미롭다.'는 표현 속엔 복잡한 심경이 섞여 있습니다. 안타까움, 슬픔, 분노, 개탄, 연민 등.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긍정적인 단어는 떠오르질 않는다는 점 또한 부정할 수가 없네요. 어쩌면 단군 이후의 4000년이 훌쩍 넘는 긴 역사 중 가장 어두웠던 시기였을테니까요.

 

 이 소설의 배경은 1905년입니다. 한반도에선 러일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 조선에 철도를 건설한다는 명분으로 러시아는 탐사대를 파견하여 조선 곳곳을 조사하게 됩니다. 조국 러시아의 비극을 목격하고 세상의 끝으로 도망치듯 떠나온 알렉세이, 다혈질의 퇴역 군인 비빅, 러시아로 귀화한 조선인 통역관 니콜라이. 이 세명의 탐사대가 조선 곳곳을 누비며 '관찰자'의 시점으로 조선을 바라 봅니다.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제국에서 온 그들의 눈에 조선인들은 어떻게 보였을까요? 미개하고, 게으르고, 무능한 이교도들. 아마 딱 그랬을겁니다. 실제로 이 소설속에서는 굿을 하는 장면이라든가, 영국인이 운영하는 금광에서 일하는 조선인들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러시아인인 알렉세이의 관점으로요. 그런데 사실 이 러시아 탐사대들의 관점까지는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시 조선인들의 후손인 우리들 역시 그들을 미개하고, 무능하다고 느끼고 있었으니까요. 네, 제가 바로 그랬습니다. 미개하고, 무능했기에 그렇게 대책 없이 나라를 빼앗기고 강대국에 휘둘렸던 것이 아닌가...생각했었으니까요.

 

 그런데 3인의 탐사대와 저의 이런 오만하고 비뚤린 생각에 까막눈 마부 소년인 근석이 촌철살인을 날려댑니다. 글자 한 자 모르고, 가마실이란 마을에만 박혀 사는지라 국제 정세 따위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그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근석. 비단 근석만의 이야기는 아니지요. 당시 백성들 대부분이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이 근석이란 녀석은 그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생각이 바릅니다.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제일 먼저 나라를 지키겠다고 일어나는 인물들. 그들은 다름 아닌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백성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그들에게 누가 게으르다며, 무능하다며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요. 때문에 긴 여정 동안 3인의 탐사대와 저는 근석 덕에 많이 반성하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성장한 사람은 다름 아닌 근석이기도 했습니다.

 

『 p.254 근석을 보며 세상에는 모두가 도망치려는 곳에서 머물 자리를 찾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근석의 말이 옳아요. 이 땅엔 절망의 운명이 닥쳐와도 도망치지 않고 담대하게 맞서는 코레야인들이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근대사. 분명 아름답고 화려하고 자랑할 만한 역사는 아닙니다. 하지만 작가님의 말씀처럼, 한 나라의 역사란 것은 왕조와 양반들만의 역사일 수 없습니다. 그 중심엔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그 시기를 살아 온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나라와 자신의 가정을 지키려 했던 그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부정하지 않고 바로 보게 하며, 그래서 그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 p.265 지난 백여 년의 한국 근대사를 왕조 중심으로만 기술하자면 폐배주의와 자괴감은 피할 수가 없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이 권력층의 전유물이 아니듯 조선 역시 왕조와 양반들만의 나라는 아니었다. 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주인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라의 운명이 위기에 닥쳤을 때 비로소 이들은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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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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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전쟁 스릴러버전이랄까요~ ㅋ 주인공들이 개막장이긴 했지만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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