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엄마에게 화가 날까
김반아.박범준 지음 / 예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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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랄만큼 무섭고도 쓸쓸한 책 속의 사연을 읽으며, 나는 참 좋은 엄마를 만났구나 싶었다. 괜히 엄마 보고 싶네, 코쓱-
엄마 오실 때 마중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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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읽는 법 - 코넌 도일, 레이먼드 챈들러, 움베르토 에코, 미야베 미유키로 미스터리 입문
양자오 지음, 이경민 옮김 / 유유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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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 도일과 움베르트 에코에 대한 책이라면 읽을 수 밖에 없지!

사실 추리소설 읽는 법이라는 제목 때문에 어렵진 않을까 걱정했었다. 그러나 대중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 작가답게 술술 잘 읽혀서 편했다. 시리즈를 다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무협 소설처럼 추리 소설도 단 한 권만 읽는 사람은 없다는 저자의 비유는 안 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전설의 누텔라를 떠오르게 했다. 아, 모닝빵에 누텔라 듬뿍 발라서 먹고싶다.

장르소설과 순문학소설의 가장 큰 차이는 장르소설은 단 한 권만 읽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무협소설을 단 한 권만 읽는 사람은 없고, 로맨스소설을 단 한 권만 읽는 사람도 없듯, 탐정추리소설을 단 한 권만 읽는 사람도 없다.

‘추리‘라는 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 유행한 새로운 이름으로 영문으로는 적절한 표현이 없으며... 홈스가 하는 일은 위험과 적과 미지와 마주하므로 ‘Adventure‘이지만, 이 위험과 적과 미지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런던이라는 가까운 환경 안에 있다. 코넌 도일은 먼 곳의 ‘모험‘을 독자 곁의 일로 전환시킨다.


아무리 아름다운 허구와 상상의 세계라도 현실을 사라지게 하지는 못한다. 이는 소설을 읽는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받는 소중한 훈련이며... 애거사 크리스티가 섬세하고 정교하게 짜낸 추리 플롯은 절묘하다는 감탄을 일으키는 한편으로 마음속 어딘가에 끊임없이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 얼마나 깊은 원한 혹은 막대한 이익이 있기에 범인은 이렇게 사람을 죽이는 걸까? 게다가 살인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왜 이렇게나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수단으로 사람을 죽여야 하는 걸까?

그럼 어디 한번 오백 쪽짜리 탐정추리소설을 써 봐! 그리하여 ‘살해된 교황‘ 분위기에 고무된 에코는 정말로 썼고, 정말로 오백 쪽을 썼고, 아니 오백 쪽으로도 다 담지 못한 대작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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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간과 공간으로 옮길 수 없는 살인 사건을 통해 우리는 14세기 중세 유럽이 우리가 되는 대로 상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사실을 홀연히 깨닫게 된다. 이는 역사책에서 교회가 모든 것 농락했다는 내용을 간단히 몇 줄 읽거나 박물관에서 전시품 몇 점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사실이 아니다.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은 유사 이래로 살아온 모든 사람 가운데 기껄해야 7퍼센트가량이라고 말한다...죽은 사람의 수는 살아 있는 사람보다 많은 정도가 아니라 몇 배나 많다...어째서 역사를 배우는가? 우리는 소수이고, 저들은 다수이기 때문에 우리는 저 다수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 오랜 친구인 작가 탕눠는 일류 작품만 읽어서는 안되며 때때로 이류 작품도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류 작품을 읽었을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일류 작품의 훌륭한 점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마쓰모토 세이초 자신도 반폄생 몇십 년간 천지가 극적으로 뒤집히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고, 주변의 사람들 또한 모두 감당할 수 없는 과거를 지닌 채 혼란스러운 행동을 하고 일관되지 못한 인격을 보였다. 이것이 일본이었고, 마쓰모토 세이초가 마주해야 했고 글로 써야 했던 일본의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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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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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나에겐 마치 시네마천국 같은 책이었다. 명작이니까 꼭 봐야한다고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큰 재미도 감동도 느끼지 못했다. 묘사가 아름다운지도 모르겠고.. 그저 헐, 불륜아냐에서 시작해 헐, 불났다로 끝났다. 아직 내가 읽기엔 너무 어려웠던 걸까?

서양의 인쇄물에 의지하여 서양무용에 대해 글을 쓰는 것만큼 편한 일은 없다. 보지 못한 무용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이보다 더한 탁상공론이 없고 거의 천국의 시에 가깝다. 연구라 해도 무용가의 살아 움직이는 육체가 춤추는 예술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제멋대로의 상상으로 서양의 언어나 사진에서 떠오르는 그 자신의 공상이 춤추는 환영을 감상하는 것이다. 겪어보지 못한 사랑에 동경심을 품는 것과 흡사하다.

마음대로 살 수 있게 되고부턴 도저히 엄두를 못 내요, 물건을 함부로 다루니까.

새벽 추위에 놀라 사마무라가 베개에서 머리를 들어보니, 하늘은 아직 밤 빛깔인데 산은 이미 아침이었다.

불길은 더욱 활활 타오를 뿐인데, 높은 데서 별이 빛나는 드넓은 하늘 밑을 내려다보니, 마치 장난감 불처럼 고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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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페미니스트 - 아이를 페미니스트로 키우는 열다섯 가지 방법 쏜살 문고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 민음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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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책이라는 책을 이제 겨우 세 권 본 초보지만 전부 정말로 평범한 내용이었다. 화를 내기 위해 보는 책이 아니고, 남녀 싸움을 위해 만들어진 구실도 아닌 그냥 삶을 현명하게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책일 뿐인데... 그런데 어쩌다 세상은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언제나 맥락과 관계가 있어. 절대 불변의 법칙 같은 건 없지.

사람들은 뭐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정당화하고 싶을 때 선택적으로 ‘전통‘이라는 말을 사용하곤 하지.

우리 페미니스트들은 때때로 용어를 남발하곤 하는데, 용어는 너무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거든. 뭔가에 여성 혐오라는 꼬리표만 붙이지 말고 그것이 왜 여성 혐오인지를 치잘룸에게 설명해 주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말해 줘.

네가 남들이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는 대상일 뿐만 아니라 남들을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는 주체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줘.

아이가 너에게서 수치심을 물려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너 자신부터 네가 물려받은 수치심에서 해방되어야 해.

사랑한다는 것은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받기도 하는 것이라고 가르쳐.

차이를 평범한 것으로, 정상적인 것으로 만들어...그냥 그게 그 사람들이 사는 방식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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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순이는 무엇을 갈망하는가? - 소통 공동체 형성을 위한 투쟁으로서의 팬덤
강준만.강지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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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덕질을 즐겨하는 친구에게 이런 책도 있다고 보여줬더니, 그렇게 본인들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건 기분이 좀 그렇다고 했다. 그렇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연예인을 좋아한 적이 없었기에 정말 순수하게 그들의 세계를 알고 싶었다. 더불어 내 주변의 빠순이와 뉴스 등 각종 미디어에 나오는 빠순이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건지도. 분명 내가 가까이서 지켜보는 그들의 모습은 대만 로멘스 영화처럼 순수하고 애정만이 넘쳐날 뿐이었는데,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그들은 어리석어 보이고 심지어 폭력적이기까지 하니 말이다.


읽어보고 내린 결론은 스스로가 빠순이든 아니든, 빠순이를 좋게 보든 나쁘게 보든 아예 관심이없든 다 상관없이 그냥 누구나 읽어두면 좋을 책이라는 거다. 책 자체가 술술 재미있게 읽혀서 부담없이 읽기 좋다. 그리고 현대 사회의 문제들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더니...빠순이에서 촛불시위, 훌리건, 샤오미, 스타벅스까지 가게 될 줄이야.

팬덤은 ‘취향 공동체‘이지만, 팬들이 그 동동체에 부여하는 의미는 ‘취향‘ 이상의 것이다. 삶의 의미와 보람까지도 공유하고 나누어가질 수 있는, 매우 독특하고도 강력한 공동체다. 그 공동체의 존속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이 오히려 공동체를 향한 열정의 강도를 높여준다고 볼 수 있다

제러미 홀든은...팬덤을 초기 기독교의 상황에 빗대 광신적인 열성분자를 가리키는 ‘광신자‘, 예수의 제자들을 가리키는 ‘신봉자‘, 일반 신자를 가리키는 ‘신도‘로 나눈 홀든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그러나 광신자들은 특성상 편향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데 장애 요소가 되기도 한다.

"팬덤 주체들은 그동안 팬클럽들이 서로 지나치게 경쟁하고 반목한 원인은 팬클럽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 환경의 잘못된 시스템, 곹 상업적 기획사의 횡포와 방송사의 지나친 시청률 경쟁주의, 그리고 과대포장된 미디어 효과에 있다고 말한다...방송사의 편성 권력과...언론의 속물 저널리즘...기획사의 상업적 전략이 결국 팬덤 문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거세했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

사이버공간에서 제공되는 많은 혜택은 공공재와 유사한 속성을 갖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공공재는 집단의 행위로 인해 제공되는 반면에 온라인에선 단 한 사람의 정보나 조언으로 인해 공공재로 변화될 수 있다.

레이디 가가는...그리고 외쳤다. "여러분, 오늘 돌아가서 나를 더 사랑하기보다 여러분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세요!"

투사가 아니면 세상에 불만을 말할 수도 없다는 것인가?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마는 것이지, 왜 그다지도 ‘심각한‘ 의미를 부여하려 하는가?

일단 팬들 모두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위하여‘라는 공동의 목표는 갖고 있는 만큼 그 목표를 이른바 ‘넛지‘ 등과 같은 간접적 방식으로 다른 사회적 이슈와 연결시키기만 하면, 스타를 향한 정열이 얼마든지 다른 사회적 이슈로도 점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샤오미는 미펀에게 제품이 아니라 이른바 ‘참여감‘을 팔고 있다.

성인들은 ‘브랜드 공동체‘까지 껴안을 정도로 소통을 원 없이 즐기면서 청소년들에겐 "소통을 유보하고 공부만 하라"고 요구하는 게 과연 말이 되는 것인지 생각해볼 팰요가 있지 않을까?

우리는 새우젓을 먹을 때 일일이 모든 새우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크고 높은 무대에 선 아이돌의 시선은 언제나 객석을 향해 있지만, 나의 가수가 그 수많은 팬들을 모두 한 번씩 바라보기는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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