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Viktor
자크 마에스.리서 브라에커르스 지음, 심선영 옮김 / 고트(goat)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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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분히 현실적인 사냥꾼 빅토르의 후회와 새로운 미래. 사냥을 주제로 이렇게나 강렬하고 멋진 책이 나오다니, 역시 커서도 그림책은 계속 찾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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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 그러자 모든 사람이 따뜻해진다 녀석의 아름다움이 불러온 사랑으로
조운 에이킨 외 지음, 이재경 옮김 / 에이치비프레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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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바라보는 저마다의 시선이 모인 시집이다.
쪽병풍 일부를 똑 떼온 것만 같은 표지도 아름다웠고
풀제본에 가름끔을 붙인 시도도 참신했다.
그리고 고양이는 정말이지 뚱뚱하게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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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
이동호 지음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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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깨어 있고 해가 뜨고 나서야 잠이 드는 걸 선호하지만,
그런 라이프스타일로는 결코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기에 자제한다(140까지 살테다).
고기를 먹는 것도 맛있으니까 좋아하지만,
최근에는 과하게 '무지성'으로 먹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가 먹는 고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내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연달아 인식한 후 일어난 변화다.

채식주의자가 되겠다는 선언은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고기를 먹어 왔고, 그 결과 처음 한두 점이 제일 맛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까닭이다.
굳이 많은 고기를 먹어야 할 필요가 없다면, 가장 맛있게,
여기에 들어간 생명과 노고가 무시되지 않도록 조절해 먹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나면 또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지점이 내가 내디딜 수 있는 최선의 발걸음이다..

비육식과 굳이 거리는 두지 않지만 참여할 의사도 딱히 있지는 않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알맞다.
돼지 세 마리를 직접 키우고 잡는 과정을 일기처럼 쓰되,
육식하는 사람도 너무 마음의 부담을 갖지 않게 가능한 객관적으로 쓰였다.
궁금한 점을 긁어주지만 (다른 유사 도서에 비해) 부담은 주지 않는다.
읽고 좀더 자신의 생각을 다듬는 계기로 삼기 좋은 책이다.
저자의 독특한 문체도 읽기의 재미를 더한다.

무항생제가 오히려 동물복지에 반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아픈 이에게 약을 주지 않는다니, 이보다 무바비할 수는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병에 걸리는 원인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치료만 논하는 것은 옮지 않다. 게다가 현장에서의 항생제 사용량은 감기약 수준이 아니다. 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 같은 방의 돼지들에게 항생제를 일괄 투약한다.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항생제의 70퍼센트는 가축에게 쓰인다.

건강한 돼지가 영양 면에서도 좋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그러나 제육볶음을 7000원에 먹으려면 그런 돼지고기는 사용할 수 없다. ‘서민의 고기‘라는 허울 좋은 호칭은 가장 잔인한 사육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미국의 ‘폴리페이스‘라는 농장에서는 소와 닭, 그리고 돼지를 같이 키운다. 농장주인 조엘 샐러틴은 동물을 한종만 키우는 것도 한 농경지에 한 농작물만 키우는 단작만큼 나쁜 일이라고 말한다. ... 자연에 한가지 종만 존재하는 경우는 없다.

분업화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높은 효율을 이룩했다. 다르게 말하면, 생명을 죽이는 일의 고속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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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 - 육아에 지친 당신에게 드리는 현실 처방전
함진아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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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본 엄마는 완벽한 어른이었다.

힘들어도 이웃집 아주머니와의 커피 한 잔으로 털어내고 무엇이든 척척해냈다.

그러나 나이를 먹을수록 엄마는 절대자가 아닌 나와 같은 사람이 되어갔고

사춘기 시절에는 나쁜 엄마로 생각해버린 적도 많았다.


지금 내 나이는 엄마가 엄마가 되었던 나이를 훌쩍 넘겼다.

지금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만 아직도 딸 당사자인 나에게 털어놓지 못했던 육아 시절의 힘들고 아팠던 기억이 어딘가에는 엉겨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이런 책이 반갑다.

많이들 겪는 삶의 한 관문이지만 사회적으로는 쉬쉬했던 이야기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서로를 위로한다.

나만 그랬던 게 아니었구나 하는 공감이 주는 힘은 의외로 크다.

거실 잘보이는데 두어 엄마가 읽을 수 있길,

혹시나 아직 여물지 않은 한구석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치유받길 바란다.

시기마다 육아의 중대한 문제들이 훗날엔 그저 하나의 발달 단계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됐다. 차선이 막히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주변을 놓치기 쉬운 것처럼, 당면한 문제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하루를 즐기며 살아가고 싶다.

이상적인 엄마의 모습이 높을수록 더 자주 실패를 맛보게 된다. 하지만 목표를 조금 낮춘다면 작은 성공의 경험이 쌓여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세상을 투명하게 보는 너의 눈에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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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 14년 차 번역가 노지양의 마음 번역 에세이
노지양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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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차 번역가가 그동안 쌓아온 자신의 나이테를 짚어가며

글밥 많이 먹는 일이 삶에서 어떤 순간을 만들어었는지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나이테는 계절의 변화를 겪으며 생긴다.

그래서 나이테를 짚어낸다는 건 따뜻했던 날도, 추웠던 날도 솔직하게 보여준다는 뜻이다.

좌절감에 공감하고, 묻어 나오는 생활감에 함께 빠져들다가, 일로 만난 단어에서 새로운 의미를 달아주는 저자의 능력에 놀라워하다보면 한 권이 뚝딱이다.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이지만 도저히 답이 없다고 느꼈을 때,

그것이 내 능력이나 의지와 같이 내적인 것이든 외적인 것이든 상관없이 처음으로 일을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 이 책을 만났다.

그래서 이제는 힘든 날이 있어도 더욱 또렷한 나이테가 만들어지겠거니 하며 위안 삼아보려고 한다.

핑곗게리가 동나자 내가 정말 작가가 되고 싶은지 아니면 작가라는 이름을 얻고 싶은지 솔직하게 되돌아보는 시기가 찾아왔다. 나도 혹시 북토크를 하고, ‘네임드‘가 되고, 인정과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에고를 채우고 싶은 걸까. 열등감 해결의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하는 걸까. 하지만 내가 사람들 앞에 나서거나 말하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으며 관심을 받고 싶어 안달하던 시기도 지났음을 알게 되면서, 진정 글을 쓰고 싶은 이유가 단순한 허영심은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

우정을 지키는 힘, 결혼을 유지하는 힘, 문제가 생겼을 때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고 내 힘으로 해결하려는 힘도 번역을 하면서 조금은 자랐다. 나를 향한 애정도 어쩌면 번역 덕분에 지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선택지가 없는데 이런 나라도 안고 가야지 별수 있겠나. 사랑해야지 별수 있겠나. 사랑하면 결과물이 나아진다는 걸 아는데

번역을 일로 대해서만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저자와 책에 애정이 있어야 한 문장이라도 나아지고 완성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싫어도 좋은 척, 재미 없어도 재미있는 척하고, 하나 마나 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다가도 한 문장만 사랑스러우면 옳지, 역시 훌륭한 책이군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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