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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살의
미키 아키코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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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한국보다 일본의 추리문학계가 탄탄하다고 느끼는 건, 미스터리 관련 상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2021년 '본격 미스터리 대상' 최종 후보작이었던 <기만의 살의>를 따끈따끈한 신작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기만의 살의>의 작가 미키 아키코는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60세에 은퇴 후 미스터리 소설을 쓰기 시작한 이색적 이력의 소유자라고 하는데,
얼핏 나카야마 시치리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살벌한 현실을 잊게 해 줄, 요즘 보기 드문 정통파 본격 미스터리를 추구하는 작가, 미키 아키코.
<기만의 살의>는 본격 미스터리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자, 어떤 내용인지 같이 따라가 보시죠~
1966년 니레 가문 저택에서 기괴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름하여 니레 저택 살인 사건.
니레 가문은 그 지역에서 유명한 명문가였는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니레 집안 사람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다.
니레 가문의 선대 당주인 니레 이이치로의 사망으로부터 35일째 되는 날, 저택에 모인 니레 가문 사람은 모두 10명.
고인의 아내, 큰딸 부부, 작은딸 부부, 죽은 큰아들의 부인과 아들, 그리고 사무소 직원, 비서, 가정부였다.
식당의 특대형 나무 탁자에 빙 둘러 앉아 서로를 바라보며 커피와 차를 마시던 중, 큰 딸 사와코가 구토와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실려간다.
상태가 안좋다는 전화를 받고 대기하던 그들에게 경찰이 독극물 섭취 가능성이 있다는 병원의 신고를 받고 받문한다.
사건 조사를 위해 남은 9명은 모두 용의자가 되어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는데,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어린 손자 요시오까지 쓰러지고 만다.
결국 그날 밤 9시, 요시오 사망.
같은 날 10시가 조금 지난 시각에 사와코 사망.
사인은 둘 다 급성 비소 중독.
나머지 사람들은 유력한 용의자가 되고, 경찰의 조사 결과는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었다.
요시오의 바지주머니에서 나온 초콜릿 포장지, 그리고 두 남녀의 불륜 사진...
용의자중 한 명이었던 남자는 체포되며 이 사건은 막을 내리게 된다.
범인 벌써 나왔음?? 끝?
하지만 예전에 읽었던 <요리코를 위하여>도 그렇고, 범인이 책 초반에 나오게 되면 그 사람은 범인이 아닐수 있다는 느낌이 옵니다.
그로부터 42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 복역했던 용의자, 니레 하루시게.
가석방으로 출소하자 사건의 용의자였던 처제 도코와 편지를 주고받게 된다.
"나는 범인이 아닙니다."
나를 비롯한 독자들이 쉽게 예상했듯이 그는 범인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왜 그는 자수하고 복역하게 된 것일까?
진범은 누구일까?
왜 사와코와 요시오를 죽였을까?
어떻게 범행이 이루어졌을까?
니레 하루시게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순간, 내 머리속에 떠오른 여러 질문들....
궁금한 부분이 너무도 많아서 이후 소설을 읽는데 오히려 독서 속도가 더 빨랐으면 하는 바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는 편지를 통해 그 날 모였던 사람들 중 범인을 추리해 그녀에게 보내게 되고,
그 날의 독쵸콜릿과 커피에 대한 추리 공방을 편지를 주고받으며 시작하게 된다.
범행이 있던 날 한 자리에 모인 사람은 모두 9명.
피해자는 2명, 범인으로 복역한 사람도 1명.
남은 사람은 6명.
하루시게와 도코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각자 6명 중 한명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하루시게가 지목한 범인에 대해 도코가 날카로운 논거로 주장의 헛점을 지적하면서 다른 범인을 지목하면
다시 도코가 지목한 범인에 대해 하루시게가 반박한다.
몇 번의 편지로 하나 둘씩 제거되는 용의자들.
과연 진범은 누구인 것일까?
추리 정밀기계로 불리는 작가의 본격 미스터리답게 오랫만에 오롯이 추리에 집중할 수 있는 독서였습니다.
편지 공방이라는 수단을 통한 긴장감에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결말에 박수를 보내며, 미키 아키코의 다른 작품들도 만날 수 있길 기대합니다.
(특히 '귀축의 집'을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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