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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퀴즈
오가와 사토시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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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그랑프리 퀴즈 결승전, 미시마 레오 vs 혼조 기즈나.
결승전은 6:6의 상황. 마지막 한 문제를 맞추는 사람이 우승입니다.
진행자가 문제를 내려 입을 뗀 순간, 문제를 한 글자도 듣지 않고 버튼을 누릅니다. 혼조 기즈나입니다.
"엄마, 클리닝 오노데라예요."
정답! 결국 이렇게 황당하게 우승자가 가려지게 됩니다.
결승전에서 패배한 미시마 레오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짬짜미인가? 그런 느낌은 없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정답을 맞춘거지?
주최측에 해명을 요청하고 혼조 기즈나에게도 직접 접촉했지만 정확한 설명과 답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미시마 레오는 그날의 퀴즈 영상을 다시 보며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중학교때부터 퀴즈 연구부 동아리에서 퀴즈의 매력에 빠진 미시마 레오.
그의 세상을 퀴즈를 중심으로 돌아가며 그의 인생은 언제나 퀴즈와 함께였습니다.
취직시에도 퀴즈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워라밸이 보장되느냐가 기준이 될 정도로 그는 퀴즈에 진심인 오타쿠였습니다.
퀴즈에 진심인 오타쿠로서 결승전 문제 하나하나를 처음부터 다시 분석하기 시작한 미시마 레오.
그들이 푼 퀴즈 하나 하나에 퀴즈를 푸는 사람 - 미시마 레오와 혼조 기즈나-의 인생이 담겨 있었습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라는 1번 문제의 정답은 '안나 카레니나'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서재의 꽂혀 있던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라는 제목을 보며 책의 내용은 모른 채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레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카레 이야기인가? 카레 하면 인도인이겠지. 새로운 향신료를 찾아 나선 인도인 이야기일까?
안나(あんな, 저런) 카레 ? 그럼 인도인의 수중에 없는 카레인가? 그렇다면 인도인 옆집의 네팔인 이야기는 어떨까?
자, 진정한 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기는 현장을 보았습니다 ㅎㅎ
진짜 아무 생각이나 떠오르는대로 따라가며 한 편의 스토리를 창작해 내는 미시마.
황당하고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독서 내내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책의 내용을 모를 때 오히려 그의 생각은 자유로웠습니다.
그런 황당한 상상과 발상이 그의 인생과 퀴즈에 피가 되고 살이 되었습니다.
한 문제 한 문제 복기하며 떠올려지는 미시마와 혼조 두 사람의 인생의 사건들.
고등학교때 최연소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도쿄대 이과3종(의대코스) 현역 합격 등 화려한 경력과 뛰어난 두뇌까지,
완벽하게만 보였던 혼조 기즈나에게도 어두운 중학교 생활의 과거가 있었습니다.
그의 퀴즈를 알기 위해서는 그의 인생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 미시마.
본인의 퀴즈에 본인의 인생이 녹아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너의 퀴즈>는 퀴즈에 진심인 미시마 레오를 통해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어떤 한 분야에 진심이기 위해서는 그것이 인생이 되어야, 그것에 인생을 담아야 가능하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집을 오가는 많은 이들의 무미건조한 삶에서 취미가 주는 인생의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합니다.
'나의 퀴즈', '너의 퀴즈', '그들의 퀴즈'... 각자의 퀴즈를 찾을 수 있는 인생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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