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화차], [이유] 등에서 보여준 그녀의 박력을 생각한다면, 이 소설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는 마치 다른 작가가 쓴 글처럼 소박하고 편안합니다. 미야베 미유키는 사회 소설이라고 불릴 정도로 미스터리와 르포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시대와 사회에 억눌린 개인의 범죄를 다뤄왔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미야베 미유키는 그러한 멍에를 벗고 기분 좋게 글을 쓰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쫓기듯이 글을 마무리해 시작은 거창하지만, 끝은 아쉬운 작품이 되었습니다.

한 가족에게 갑자기 오억 엔이란 엄청난 돈이 생깁니다. 엄마가 과거에 했던 선행의 보답이라는 데, 그 보답치고는 액수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오억 엔은 그로부터 가족에게 내재하였던 비밀과 갈등을 낱낱이 드러냅니다. 중학생 아들 마사오는 누가, 왜 그들에게 그런 유산을 남겼는지 조사에 나섭니다.

미야베 미유키(미미 여사)는 작품 마지막 부분에 신상의 변화가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이렇게 장치가 훌륭한 드라마를 서둘러 덮었을 리 없습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를 모를 리 없는 미미여사인데, 왜 이렇게 급히 마무리 했을까요? 소년 탐정 둘의 활약을 기대했는데 결론은 기계의 신이 내려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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