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그림자에 대한 재판 어른을 위한 동화 1
C.M. 뷔일란트 지음, 윤시향 옮김 / 문학동네 / 199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에 솔깃해서 빌려서 읽었습니다. 요즘은 통 책을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생각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목에서 이야기 해주다시피 당나귀 그림자에 대한 재판에 관한 이야기이거든요.. 작가의 재치있는 상황설정과 이야기전개가 매우 흥미로워습니다.

한 치과의사가 왕진을 가는데 날씨가 너무 무더웠습니다. 당나귀를 빌려서 타고 가는 먼 왕진길에 더위에 지친 의사는 당나귀에서 내려...유일하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던 당나귀의 배밑에 들어가서 앉았습니다. 그러자 함께 뒤따르던 당나귀 주인이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당나귀를 빌려준것이 당나귀 그림자까지 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지요.따라서 그림자 사용료를 내달라고 하거든요..다소 황당한 경우지만 땡볕에 당나귀를 세워두고 그림자밑에 쉬고 있는 건 주인입장에서 못마땅한 경우인듯도 하죠..

만만치 않는 치과의사는 절대 그럴수 없다고 하자 결국 재판에 이르게 됩니다. 더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것은 마을을 두 파로 나누어 싸우게 만들거든요... 사람이란 유치하구나..귀엽구나..이런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이니까요..하지만 설정자체에는 아주 중요한 작가의 재치가 숨어있음을 알았습니다. 국가와 교회의 의미를 상실하게 하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

읽으면서 이런 심오함을 파헤치기 보다 유쾌하게 읽어내려 갔습니다. 그런 갈등구조를 파악하면서 느끼는 재미도 솔솔했습니다. 책을 읽고 싶은데 잘 읽혀지지 않을땐 짧은 단편을 읽어보는 것도 아니면 동화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월 라혜석 전집
서정자 엮음 / 국학자료원 / 200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나혜석이라는 한 여인의 인생이 담겨있다. 나혜석에 대해 우연히 접하게 되어 이 책을 보게되었는데 이 책은 그녀가 남긴 모든 글과 작품들이 들어차있다. 나혜석은 조선의 최초 여성화가였으며 여성 작가였고 여성해방주의자였다. 그녀의 단편소설을 읽었다. 그당시 사회구조속에 현모양처를 강요받았던 여성이 맞는가 어디서 이런 생각을 배경을 낳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그녀는 무척이나 앞서 있었다.

1930년대 그녀는 자유연애와 이혼을 하고 구미여행을 통한 경험으로 여성해방론적시점을 토로하고 조선 여인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높이 샀다. 그녀의 말한마디 작품 하나마다 자신의 선구적 사명감이 드러나있었다. 늘 가부장적인 구조속에서 자의식을 가진 여성을 등장시켜 부조리함과 맞서는 여성이 등장한다.

나혜석은 그 당시 너무 급진적인 사상으로 자유로운 성적 선택권을 논하기도 했다. 그때가 일본 식민지 시대였다는 것을 감안할진데 지금도 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한 그녀는 시대를 너무 앞질러 있었다. 나혜석의 이러한 삶을 모두 담아 재해석할 기회를 마련하는 책이다. 여성이라면 읽고 비판하라. 그리고 수긍하라.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rimy 2009-12-02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앞질렀다는것은 없다. 어느시대나 어느장소나 진실을 말한다는 게 중요한거다. 그는 진실을 말했을뿐, 그리고 당신이 비판하라는 것은 세상을 비판하라는 건가 나혜석의 급진성을 비판하라는건가? 나혜석을 알고, 비판해야할 것은 들떨어진 세상이다.
 
천사들의 제국 -상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고 베르나르의 방대한 지식에 놀라고 그리고 그의 새로운 세계 구성력에 깜짝 놀랐다. 천사들의 제국은 종교서도 아니고 예언서도 아니고 그냥 읽는 소설이다. 하지만 왠걸..다 읽고 난 나에게 어느새 하나의 세계관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가 그려낸 죽음 이후의 세계는 명랑했으며 확실했고 여러 종교의 이론을 아우르는 모습이였다.가장 위안이 되는것은 그가 지옥을 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죽음이 두려운 까닭은 몰라서 이긴 하지만 지옥이라는 것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고통을 회피하고 싶어하는 우리네 욕망에서 비롯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는 마치 사실인양 지옥이란 것이 없고 천상과 지상만 있을 뿐이라고 내던진다. 그래..소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내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살아가는 데에 생각해 볼만한 문제들을 얘기하고 있다. 수호천사가 주인공인 소설..타나토노트보단 훨씬 탄탄한 구성력과 간결한 문장으로 매력적인 이야기로 다가왔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죽음을 편하게 생각할 만하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박씨 이야기
슈테판 슬루페츠키 지음, 조원규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동화책입니다. 너무 명랑한 작가가 꾸며낸 한편의 소박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너무나 태평하고 게으른 노박씨(캐릭터:쥐) 앞에 어느날 치즈박람회에서 초록눈을 가진 아름다운 아가씨를 우연히 보고난 후..노박씨는 온통 아가씨에 대한 생각뿐이였고 정처없이 그녀를 찾아 헤매였습니다. 지치고 의욕을 잃은 노박씨는 마음을 달리 먹은 후 밴드활동도 하고 글도 쓰고 여러가지 왕성한 활동으로 여러가지 좋은 조건을 지니게 됩니다. 그러다가 릴리라는 아가씨를 만나지만 번번히 일을 함께 하고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만 좀처럼 마음은 닿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헤어짐을 맞이한 노박씨는 릴리의 거절로 콩알 만해 지는데..

우울한 노박씨는 길을 가다가 상냥한 아가씨를 만나게 됩니다. 너무나 낯익은 왠지 그리움에 목말랐던 초록눈의 아가씨와 부드러운 인사를 나눕니다. 그리고 초록눈 아가씨고 왠지 노박씨를 어디서 본듯합니다. 말없는 두사람 사이에 어느새 운명처럼 사랑이 움트게됩니다..아..줄거리를 기억해 내는 것만으로도 귀엽고 상쾌합니다. 유럽의 작가들에게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점은 바로 여유와 안정이라는 것입니다. 그저 풋웃음 한번으로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를 본 사람들 - 해외현대소설선 2
조엘 에글로프 지음, 이재룡 옮김 / 현대문학 / 2001년 11월
평점 :
품절


프랑스 소설로 알고 있습니다. 우연히 책소개목록에서 보고 읽게 되었지요..신선한 구성의 이야기였습니다.

한평생에 볼수 있을까 말까한 일식이 있습니다. 여러사람이 이 일식을 보려고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독립적인 주인공들은 저마다 일식을 보기위해 약속을 하고 보러가기위해 여러가지 결심을 합니다. 하지만 왠걸요..제목은 반어법을 사용한 것이였습니다. 모두들 일식을 보지 못하거든요.

아이들과 약속했지만 직장사상에게 붙잡혀 일을 하게된 여직원..속으로 직장 사상에게 매달려보기도 하고, 당당하게 뿌리치고 약속장소를 향하기도 하지만 그 여직원은 한숨을 푹푹 내쉬며 일을 하게됩니다.

여행에 가서 부부싸움하느라 일식을 보지 못했지만 아이들에게 해를 보는 장면을 그리게 하고는 여행엽서를 띄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갑자기 세상이 어두워지자 큰일이 일어난줄 알게 되는 사람...월식인줄 알고 밤늦게 잔디밭에 누운 사람...물론 관심없는 사람들을 욕하면서..^^등등...모두들 일식을 보지 못합니다.

....읽는 동안 저도 일식을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상상으로 그려낸 아이의 엽서에서 까맣게 그을린 해를 볼수 있을 따름이였습니다. 너무나 읽기 편해서 명랑한 소설입니다. 일식을 보지 못했지만 더 사랑스러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일식이 있는 날 결코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우리네 모습..을 돌아보는 것은 인간의 삶이 더 신비롭고 흥미롭구나를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