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주인
로버트 휴 벤슨 지음, 유혜인 옮김 / 메이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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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쟁은 사라졌다. 하지만 그 일을 해낸 것은 그리스도교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분열보다 통합이 낫다는 교훈을 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서 배웠다. 갑자기 자연의 덕을 떠받들고 초자연적 덕은 멸시하기 시작했다. 우애가 자비를 몰아냈고, 만족이 희망을 몰아냈으며, 지식이 믿음을 몰아냈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12억 카톨릭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인 현 프란치스코 교황뿐만 아니라 전임 베네딕토 16세 교황도 추천한 [세상의 주인]은 반크리스토교 세력이 인본주의를 내세우며 세계 권력의 중심으로 서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20세기 초기에 쓰여진 우리나라로 치자면 구한말 시기때 출판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사상적 세계화의 위험성을 경고한 작품으로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사회가 가속화되면서 초자연성에 대한 부정, 인간 중심주의,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획일화된 사상적 세계화로 벌어지는 악에 대한 인지 능력의 상실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쓴 저자 로버트 휴 벤슨은 로마 카톨릭교 신부이자 당대 최고의 지식인 중 한 사람으로서 그의 저작은 당대 최고의 작가들로 불리는 ‘조지 오웰‘, ‘제이 알 알 톨킨‘, ‘씨 에스 루이스‘ 등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저자 로버트 휴 벤슨은 켄터베리 대주교의 아들이자 촉망받는 성공회 신부에서 로마 카톨릭으로 개종하여 당대 종교계는 물론 유럽 사회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인물로 당시 그를 따라 로마카톨릭으로 개종한 영국 지식인들이 많았다고 하니 그의 영향력이 정말 컸었던 것 같다. 이 소설의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이 큰 파문을 일으키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 점에 대해 어떠한 비판도 달게 받을 각오가 되어 있다˝ 라고 밝히며 저자 자신이 바라는 원칙을 표현하기 위해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 소설은 1세기 전에 쓰여진 소설이지만 100년 후의 미래를 꽤나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는 작품으로 현 강대국들의 약소국에 대한 사상적 지배의 가속화를 비판적으로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고전 미래 소설의 수작이라 불리는 [1984]나 [멋진 신세계]처럼 미래 사회를 꽤나 정확히 꿰뚤어보아 현 오늘날에도 시의적절한 깨달음을 주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고전 미래 소설 특유의 특정 정치적 인물이나 과학 기술의 발전과 그로인한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고있지만 역사적으로 몇몇의 사건들은 유사한 방식으로 맞아 떨어져 놀랍기도 하다. 만약 이 소설을 읽어야 한다는 물어본다면, 물질적 세속적 가치의 만연함이 가져올 수 있는 사상적 획일화에 대한 경고이자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성을 최고의 가치로 초자연적인 가치를 외면하는 것에 대한 경고이다. 이 소설을 통해 물질만능주의적이고 인간중심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위험성과 초자연적 가치, 종교가 주는 희망적이고 교훈적인 가치들을 새롭게 재조명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종교를 넘어 격변하는 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가치로 두고 살아야하는지, 과연 물질적 세속적 가치에 대한 맹신으로 초자연적 가치들을 배제한 채 인간적 가치만이 최우선적 가치로 여기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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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힘은 상처를 치유하기도 하지만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똥 무더기에서 초목과 열매가 자라나게도 하지만, 불을 지르고 지진을 일으키기도 한다. 자고새로 하여금 새끼를 위해 목숨을 던지게도 하지만 때까치를 산 채로 잡아먹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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