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 일러스트와 헤세의 그림이 수록된 호화양장
헤르만 헤세 지음, 이은경 옮김 / 아이템비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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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그래야지. 다만 지칠 정도로 무리해선 안 되네. 그러면 수레바퀴 아래에 깔리고 말 거야."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인 '수레바퀴 아래서'는 작가 본인의 사춘기 시절 겪었던 내멱의 갈등을 헤르만 헤세만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표현으로 그려내면서 한스라는 주인공을 통한 한 사람의 성장과정을 현재에도 비슷한 아픔을 겪는 청소년을 생각나게 한다. 어른들의 욕심을 바탕으로 억압된 교육제도에 희생되어 공부의 목적도 알지 못한채 공부에 매달리는 한스 기벤라트를 보면서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매우 닮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 한스는 아버지의 기대를 받으며 유명한 학교로 시험을 쳐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교육을 받으며 마치 수레바퀴처럼 반복된 신학교 생활로 점차 지쳐간다. 하지만 한스는 시인의 세계를 가진 자유로운 영혼 하일너를 만나면서 별난 아이와의 우정이 자신을 소진시킨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그로 인해 메말라 있던 감정이 아름다운 언어, 신비롭고 매혹적인 비유를 가슴깊이 알게 된다. 한스는 답답하고 꽉막힌 신학교 생활에서 새로운 세계와 친구에 대한 우정 그 무언가를 깨닫는다.


신학교 생활 4년동안 각 학년별로 통상적으로 한 명 내지 몇 명의 학생이 길을 잃는다. 죽어서 찬송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땅에 묻히거나 친구들의 전송을 받으며 고향으로 보내지기도 한다. 스스로 도망쳐 나가거나 퇴학을 당하는 학생도 있다. 그런가 하면 아주 드물게 고학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긴 하지만 해결하기 힘든 청춘의 괴로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신을 향해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거나 강물에 뛰어드는 방법으로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학생도 있다. (p.125)


이 소설은 19세기 말 독일의 청소년들의 자살문제를 다룬 이야기이다. 이 책의 주인공 역시 아버지와 주위의 어른들로부터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기대에 지쳐 점점 시들어 간다. 당시 19세기 말 독일은 일주일에 한 명이 자살할 정도로 청소년 자살이 심했다고 하는데 당시 교육체계와 학교제도가 억압적이고 어른들의 시선에 맞춰진 강압적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특히 군사학교나 기숙학교 학생들이 자살했다고 한다.) 청소년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주인공 한스를 통해 어른들의 명예욕과 기대욕에 천천히 죽어나간 꿈많은 젊은이들의 죽음을 보면서 오늘날 한국도 이러한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 서글프게 느껴졌으며 과도한 경쟁에 몰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한스의 생애를 통해 우리가 현재의 교육체계와 입시제도를 반성적 성찰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아름다운 수채화와 비극적이고 슬픈 한스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아이템비즈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어보기를 바란다.


아, 이내 몸은 너무나도 피곤합니다.
아, 이내 몸은 너무나도 고단합니다.
지갑엔 돈 한 푼 없습니다.
배낭에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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