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로 산다는 것 - 융 심리학으로 보는 남성의 삶과 그림자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남자로 산다는 것]


이 책의 원제는 ‘새턴의 그림자 아래서‘로 여기서 새턴은 ‘음울하다‘라는 뜻 ‘saturnine‘으로 남성 역시 남성의 성역할에 대한 이데올로기의 그림자 아래서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 책의 저자는 상담 내담자의 성비가 압도적으로 여성들이 높았던 과거와는 반대로 이제는 성비가 역전되었으며 밝히며 많은 남성들이 과거부터 눌러왔던 혈통이나 민족으로부터 의식적이든 비의식적이든 전해진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꼬집으면서 남성의 역할과 기대, 경쟁과 적개심등에 대한 기대나 폄하들이 남성에게 압박이 되었음을 지적한다. 여성으로서 미처 이해하지못하고 세심하게 바라보지 못한 남성들의 변화와 고뇌는 무엇인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새턴의 그림자는 무엇인지에 대해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의 대안은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융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남성이 태어나면서부터 겪게 되는 프레임과 아픔을 ‘새턴의 그림자‘라는 비유로 표현하여 남성이 두려워하고 회피해온 남성의 내면을 직시하며 치유할 수 있는 심리학적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 책은 1994년 출간이후로 내면의 아픔을 직시한 남성들과 그러한 이들을 사랑한 여성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왔던 책인만큼 이 책을 읽는 남성, 여성 모두에게 나를 이해하고 상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남성의 마음속 여덟 가지 비밀 (새턴의 그림자)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째, 남성의 삶은 (여성의 삶과 마찬가지로) ‘남성‘이라는 성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기대에 구속되고 지배받는다.
둘째, 남성의 삶은 근본적으로 공포가 지배한다.
셋째, 여성성의 힘은 남성의 정신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넷째, 남성은 ‘침묵의 음모‘와 결탁한 상태다. 자신의 정서적 진실을 억압하는 것이 이 음모의 목표다.
다섯째, 남성은 불가피하게 상처를 입는다. 어머니에게서 벗어나면서부터 어머니 콤플렉스를 극복해야 하기 떄문이다.
(여기서 어머니라 일반적인 의미가 아니라 융 심리학에서 말하는 원형(archetype) 상징을 가리킨다.)
여섯째, 남성의 삶은 폭력적이다. 자신의 영혼부터가 폭력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일곱째, 모든 남성은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종족선조를 향한 깊은 갈망이 있다.
여덟째, 남성이 치유되려면 외부에서 충족시킬 수 없는 무언가를 내면에서 스스로 깨워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치유의 심리학적 가이드는 총 일곱 단계로 다음과 같다.
1단계 조상의 상실을 되새겨라
2단계 비밀을 털어놓아라
3단계 자신의 멘토를 찾는 동시에 타인의 멘토가 돼라
4단계 남성에게 애정을 갖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
5단계 자신을 치유하라
6단계 영혼의 여정을 다시 시작하라
7단계 새로운 혁명에 동참하라


이 책을 읽으면서 남성의 내면적 슬픔과 두려움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그들도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우연히 남성으로 태어났을 뿐이며 남성으로서 느끼고 감당해야했을 책임과 경쟁, 적개심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이 과정에서의 두려움을 느끼는 것마저 부정당했다. 남성들은 남성성의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두려움의 감정으로 부정하고는하는데 진정한 치유의 길로 가기 위해선 이러한 내면의 어둠을 받아들이고 힘들지만 의식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한다.


이 책을 통해 남성의 내면의 근본적인 어두움의 진실을 깨닫고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융의 심리학을 기반으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개개인으로서 ‘정의‘를 찾기를 바란다. ‘새턴의 그림자‘를 직시하며 원형의 콤플렉스를 넘어서 진정 이해하고 치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또한 남성독자뿐만아니라 그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여성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융의 심리학을 연구하고 이해하고자하는 독자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우연히 남성으로 태어났을 뿐 실은 남성으로서 실격이라고 느낀다는 것, 공포와 분노 사이에서 고통받는다는 것, 감정적으로 남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정작 그 의존 대상에 대해서는 원망을 품고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남성의 가장 중요한 비밀이다.˝ -p.2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