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쟁점 한국사 : 근대편 ㅣ 쟁점 한국사
이기훈 외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한국사 관련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각 시대별, 사건별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많은데 쟁점한국사의 강점은 각 파트별 전문가의 이슈들에대한
논증같은 짧막한 구성이 제목처럼 쟁점으로 부곽되어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동학농민운동과 근간의 우리세대의 촛불집회의 비교라든가, 삼일운동에 대한 배경,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대한 고찰, 잊을만하면 부곽되는 친일파에 관한 문제들.
그야말로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관점이 굳어진것들이 있다는것이 새삼 놀라운 일이었다.
각장의 파트별로 인상깊었던 문장들을 꼽아보는 일로 이책의 리뷰를 대신한다.
--------------------------------------------------------------------------------------------------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것같은 우리의 전근대사회에서도 다양한 민주적 집회와 공론의 장이 있었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 동학농민전쟁이라는 민중운동이 발현될 수 있었다.
-
동학농민전쟁에서 보이는 농민군의 생각은 이른바 '탄핵정국'에서 전개된 촛불집회와도 유사한 점이 있다.
(제1장 동학농민 운동을 다시 생각한다中 p42)
1941년 11월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건국 강령을 만들어 발표했다.
이는 조소앙이 주도하여 만든것인데, 당연히 여기에서도 삼균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삼균주의는 정치, 경제. 교육에서의 균등을 강조하는 것이다.
균등이념의 강조는 이후 대한민국 제헌헌법의 전문으로 이어졌다.
균등은 주로 기회의 균등을 말하는 것으로 삼균주의에서 정치, 경제,교육의 균등을 말할때에도 그것은
주로 기회의 균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삼균주의는 기회만이 아니라 결과에서도 어느정도의 균등을
지향하고 있었다.
삼균주의는 정치이념상으로 본다면 사회민주주의 내지 민주사회주의에 가깝다.
(제4장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어떻게 볼것인가 中 p135)
청년문제에 대한 해답을 왜 기성세대가 제시하려 하는가
청년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 않은가.
젊은이들이 정당젗치의 주역이 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왜 청년이 사회운동을 주도해서는 안되는가.
경험, 연륜은 매우 유용한 삶의 자산이지만 항상 정답을 제시해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청년의 과거 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보고자 한다. 멀지 않은 과거의 우리 사회에서 청년은
역동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역이었다.
(제 5장 식민지의 젊은이들, 오늘의 젊은이들 中 P143)

국기를 사용할 수 없었던 식민지의 청년운동 지도자들에게 한반도는 조선을 나타내는 가장 뚜렷한
상징이었다.
1920년대 초 식민지의 청년들이 얼마나 강렬한 민족적 정체성을 추구하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사진이다.
청년세대 내부에는 다양한 흐름과 사회적 균열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청년들은 문젯거리나 해결의 대상이
아니며,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며 사회의 운명에 개입할수 있는 적극적인 주체들이다.
청년이 스스로 현실과 미래에 개입하고 역사적 상상력을 동원해 자신들을 정의할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제 5장 식민지의 젊은이들, 오늘의 젊은이들 中 p166~167)

사건 발생과 공론화 사이의 시차는 무엇보다 그것을 문제시하는 시선이 없었다는데서 비롯된다.
순결 이데올로기라는 한국사회의 가부장성이 이 문제를 지체시켰다. 성폭력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해온
한국사회에서 강간당한 여성은 피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몸이 더럽혀진 죄인이 되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위안부'피해는 개인적 수치일뿐 구조적 폭력으로 인식될 수 없었던 것이다.
(제 8장 잘못낀 첫 단추, 일본군 '위안부' 中 p249)
--------------------------------------------------------------------------------------------------
이번 우리나라의 국정농단사건을 필두로 국민들이 정치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많은 변화들이 생겼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것이 아니라 국민들 모두의 관심과 시선을 모으고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이책을
읽으며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지금 이순간도 지나고 보면 또 하나의 돌아킬수 없는 역사의 현장이 되어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