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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 My Story ㅣ 삶과 전설 2
마릴린 먼로 지음, 이현정 옮김 / 해냄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다. 그녀의 영화를 본 적도 없고, 그녀가 살았던 세상에 함께 산 것도 아니고, 그녀에 대한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들어본 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단지, 이름과 <7년 만의 외출>이라는 영화 제목과 환풍구 위에 서있는 그녀의 모습. 그것 외엔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보아도, 몸매를 보아도 이야...멋지다. 섹시하다 따위의 생각은 들지가 않는다. 나는 좀 단아하고 고상해 보이는, 오드리 햅번이나, 다이애나 비. 혹은 한가인 같은 그런 외모를 좋아하는데, 마릴린 먼로는 단아함이나 고상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예쁜 것 같아 보이지도 않고, 섹시하다기 보다는 천박해 보인다는 것이 그녀에 대한 나의 평가가 전부였다. 그녀의 명성이나, 연기 따위에 대해서는 더더욱 들어본 적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이 불쌍한 여인의 삶을 이 책에서는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여기저기 5달러라는 돈에 날품 팔러 다니고, 아버지도 없이, 어머니는 정신병자에... 꽤 불우한 삶을 살았던 여자였다. 그녀 역시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였고, 과다한 약 복용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 죽어버렸다. 자신이 그토록 증오해 마지않던. 자살한 여자의 모습. 결국은 그 모습으로 죽어버렸다. 겉모습은 섹시하고, 남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겉으로만 그렇게 보였던. 그녀의 마음속은 아무도 알 수 없었던. 그 슬픈 삶이 나 마저도 슬프게 만든다.
나는, 그녀가 누군지도 모르지만, 솔직하게 고백한 그녀의 자서전이, 끝을 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 버린 그녀의 자서전이 나를 슬프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