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철학 -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슈패만까지 철학자들이 말하는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충진 지음 / 이학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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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하고 유려한 문체로 철학사 내에서의 행복의 의미에 대해 잘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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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젠 다들 지친 것 같다. 3단계로 상향한다고 해도 이곳저곳의 인파는 줄어들지 않을 것 같다. 내 가족과 지인들은 아직 건강하지만 마치 비 사이로 막 다니는 사람들처럼 아슬아슬하게 살고 있다. 살이 많이 쪘고 관찰예능을 많이 보았고 쿠팡 와우 회원이 되었다. 뭐 하나 좋은 게 없다.

    

 

2. 엄마는 뭘 그렇게 정의로운 척 해? 며칠 전 영달이한테서 들은 말이다. 곧 열두 살이 되는 영달이는 내 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나와 닮지 않았다. 일단, 말이 없다. 선을 넘거나 오버하는 것을 싫어한다. 신중하다. 온몸으로 분노하고 돌아와 그 분노의 양상을 재현하는 내 모습을 본 영달이는 엄마는 별로 잘난 것도 없으면서 뭘 그렇게 항상 정의로운 척 하냐고 일침을 가했다. 엄마는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잘도 하면서, 왜 다른 사람이 엄마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면 화를 내는 거냐고 나를 궁지로 몰았다. 하도 기가 막혀서 웃었더니, 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를 않고 장난처럼 웃는 거냐고 기분이 나쁘단다. 결국 정색하고 사과했다. 많이 컸다. 그리고 당황스럽긴 하지만 뭔가 되게 학습이 잘 되어 있다.

    

 

3. 지난 4년간 근무했던 학교를 떠날 날이 얼마 안 남았다. 소규모 학교 중에서도 소규모 학교였고 한 집 식구처럼 가깝고 끈끈한 관계들 속에서 인간적으로 배운 것이 많았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물도, 사람도, 시간도 흘러야 한다. 다만, 학교를 떠날 때마다 항상 홀가분한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어째 아이들을 뿌리치고 가는 느낌이다. 정이 많이 들었다. 어쩌면 나 혼자만. 여러 가지 면에서 조금 소외된 아이들인데 더 잘해 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까짓 영어 한 줄 더 읽는 것보단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힘이 되는 따듯한 추억들을 만들어주었어야 하지 않은가, 후회도 된다. 남아 있는 날들이라도 우리 더 많이 웃자. 웃을 일을 부러 만들지 말고 아무 것도 아닌 것에도 크게 웃어보자.

 

 

4. 30대는 혈기가 왕성하고 40대는 그 혈기가 굳어버리고 50대부터는 혈기 자체가 사라진다는 말을 어디서 보았던 것 같다. 결국 이렇게 하루가 멀다 하고 욱하다가 고집쟁이 중년이 된다는 이야기인가? 그리고는 혈기 있는 젊은이들을 부려먹을 궁리나 하는 교활한 늙은이가 된다는 결말? 너무나 와 닿는 지적이라서 욱함과 고집스러움 사이에서 갈지자로 방황하던 요즘, 제발 아름답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추하게는 나이 들지 말자고 다짐하며 마음의 거울을 비춰본다. 에픽테토스를 다시 읽기 시작했고 채근담도, 그리고 이해인 수녀님의 말씀도 꼼꼼히 읽어본다. 그러면서도 영달이로부터 날카로운 펀치를 한 방씩 먹을 때면 책상머리 바보로 살아온 건 아닌가 싶어 허무해지고 우울해진다.

    

 

5. 당신은 캘리그라피로 그에게 맞는 아름다운 문구를 써 주시오. 나는 타로 상담을 맡겠소. 평수는 그리 넓을 필요 없고 상담을 받는 분들에게는 무료 커피를 드려야 하니 바리스타 자격증도 필수겠지. 코로나 집콕으로 인해 보석십자수부터 크리스털 블록까지 집안 곳곳에 우리의 작품들이 즐비하니 나중에 가게 인테리어용으로 사용하도록 합시다. 우선 내년에 타로 자격증 연수를 듣고 자격증을 따서 학생 상담부터 해봅시다. 이제 야매로 하는 타로 상담은 그만두자요. 요즘 남편과 내가 나누고 있는 대화다. 뭔가를 시도 때도 없이 시도해야만 혈기가 굳는 것을 예방할 수 있으리라. 실현 가능성이라곤 없어도, 실현이 되어도 감당이 안 되긴 하지만, 그냥 내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일, 해보면 좋은 일들을 구상해 보는 것도 참 즐거운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내년에 새 학교에서 새 친구들을 만날 때에는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어 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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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로 산다는 것 - 워킹푸어의 시대, 우리가 짓고 싶은 세계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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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글에서는 박노자 교수의 확고한 신조, 방향성 같은 것이 느껴졌다면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듯 미아로 떠도는 듯한, 길을 잃은 듯한 인상을 준다. 액체 근대를 갸웃거리며 살아가는 주변인의 삶의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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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 3집 힘내
커피소년 노래 / 미러볼뮤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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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을 할 때 노동요로 틀어 놓곤 한다. 나를 부드럽게 각성시키는 잔잔한 카페인 같은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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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힘 - 대담하고 자유로운 스토리의 원형을 찾아서
신동흔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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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이나 전래동화가 오랜 세월 동안 잊히지 않고 전해지는 이유가 있다. 인간사의 원형, 인간본성의 원석 같은 진리가 그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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