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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와 권총왕 ㅣ 이원수 문학 시리즈 3
이원수 지음 / 웅진주니어 / 1999년 8월
평점 :
품절
도깨비와 권총왕? 제목부터가 특이하다. 권총왕이 도대체 뭐지? 이런 궁금함에 서점에서 책을 사게 되었었다.
이 책을 통해 이 원수님이 우리나라 아동문학계에서 대단한 분임을 알았고,어릴 적 즐겨 부르던 <나무야 나무야 겨울 나무야> <고향의 봄>을 이 분이 만드신 것도 알게 되었다.도깨비와 권총왕은 10편의 동화로 엮어져 있는데,우리 아이가 특히 좋아하는 이야기는 토끼와 경칠이,수탉,등나무 그늘, 도깨비와 권총왕이다.
토끼와 경칠이에서는 장난꾸러기로 동네에서 이름 난 경칠이가 꼬챙이로 집에서 키우는 어린 토끼의 눈을 찔러 생기는 일을 경칠이의 마음을 담아 자연스럽게 이야기로 옮겨놓았다.어느 아이라도 경칠이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게끔. 특히 경칠이 어머니의 꾸중하시는 소리가 너무 정다워 이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다.
'이 경을 칠 녀석아,이제 곧 2학년이 될 나이에 공부는 안 하고 밤낮 먹을 것만 달라느냐?'
'경칠아,너 미쳤니? 토끼 눈을 멀게 해 놨구나.이를 어째?'
발을 동동 구르는 엄마의 꾸밈없고 소박함이 내 모습같아 좋고,아이도 항상 엄마에게 듣는 말을 경칠이도 듣고 있다고 생각해선지 동지애를 느끼는 것도 같아 좋다. 도깨비와 권총왕에서는 아이들이 읽는 책에서 도깨비와 권총왕이 나와 한판 대결을 벌이는데,은연중에 좋은 동화를 왜 읽어야 하는지를 아이들이 깨닫게 해 준다.
책속의 아이들이 도깨비 아저씨는 어디에서 사느냐는 물음에 도깨비가 대답하길
'.......? 너희들의 동화책 속에 산다고.....너희들이 동화를 좋아할 동안은 나도 너희들의 친구가 되어 같이 살 수 있단다.'
등나무 그늘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은준이와 은준이를 따돌리는 덩치 큰 창식이의 이야기다.은준이의 마음의 변화가 그림 속에 잘 녹아 있어 은준이에게 애틋한 감정이 드는 이야기다.(특히 이 이야기는 그림에서 눈을 떼기가 힘들다.)
이원수님의 동화는 평범한 우리 아이들의 생활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더해진 것이 없다.슬픔은 그냥 슬픔 그대로,기쁨은 그냥 기쁨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평범함이 이원수님의 동화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 같다.그래서 더 오래도록 아이들 마음 속에 기억될 동화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