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머리는 생각을 담고 사람을 담고 보이는 모든 것을 담는다. 평범한 일상의 나날을 보내던 어느날 갑자기 참을 수 없는 군중속의 고독과 두통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머리와 어깨를 압박하는 그 모든 것을 흘려버린 채 발길 닿는데로 마음 가는데로 정처없이 길을 떠나는 시몬. 바다속에서 산속에서 이야기하는 노파와 거리에 사는 노숙자와 자아를 찾게 해준 아름 다운 그녀. 자신만의 작가주의적 성향을 진하게 담고 있는 프랑스 작가 '보두엥'의 작품 <여행>이다. 독특한 붓의 터치감은 동적인 움직임을 느끼게 하고 흑백의 여백 화면을 통해 뿌려지는 많은 이야기들은, 같으면서도 다르고 알것 같으면서도 난해하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만화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한번 보면 조금 쉽게 느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