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녀 창비세계문학 37
쿠라하시 유미꼬 지음, 서은혜 옮김 / 창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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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감각적인 문장의 나열과 구성. 일본 소설에서만 볼 수 있는 것 같은 섬세한 묘사가 매우 유혹적인 작품. 그러나......

 윽, 비위 상해. 근친상간을 주제로 한 소설이다.
 원래 근친간의 섹스는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구름 위의 신전에 거하는 유피테르와 유노 등 신족에게만 허여됐던, 지고로 신성하여 인간은 흉내 낼 수 없는 행위였다. 기독교의 신에 의하여 박멸된 북유럽 신화에서도 주신主神과 인간 사이의 남매 지크문트와 지크린데의 결혼도 주신 보탄의 아내이자 혼인의 여신 프리카에 의하여 죽음으로 끝난다. 그런 성스런 행위를 감행한 소녀 ‘미키’를 성소녀聖少女라고 쿠라하시는 주장하고 있는 건데, 아무리 작가의 문장이 매혹적이고 스토리가 기발해도 아, 난 싫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다 읽었다. 이런 내가 나도 싫다.
 이 주제를 품을 수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진짜로 잘 쓴 소설이겠다. 이런 소설도 필요하고 더구나 쿠라하시 정도의 필력이라면 심지어 기념할 만하기도 하다. 근데 하필이면 왜 내가 읽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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