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벨로 2 ㅣ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43
솔 벨로 지음, 김현우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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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편의 중단편이 실린 현대문학이 발간한 세계문학단편선 시리즈 43번째 책. 솔 벨로를 위하여 현대문학은 두 권의 단편집을 마련했다. 단편집 두 권 발행은 프랜스시 스콧 피츠제럴드하고 밸로, 딱 두 명의 미국인뿐이다. 벨로가 그만큼 미국 현대문학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작가라는 뜻일 수도 있다.

  벨로는 작품 속에서 철학적인 주제를 선택해 독자들의 골을 뽀개는 수도 있고, <비의 왕 핸더슨>처럼 인류학 전공자답게 자기 전공을 십분 살린 경우도 있지만, 역시 나를 비롯해 많은 독자들을 그의 팬이 되게 만드는 건 유대계 미국인들이 미국 영토 안에서 자기들 커뮤니티가 생존해나가는 것, 유대 공동체의 특성과 이의 해체 과정을 그린 것이 많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최근에 류드밀라 울리츠카야가 쓴 750쪽짜리 장편소설 <통역사 다니엘 슈타인>을 읽었고, 일 주일이 채 되지 않은 터울로 《솔 벨로 1》과 또다시 《솔 벨로 2》를 연달아 읽다보니 이젠 유대인 이야기가 지긋지긋해지더란 것. 또 있다. 패트릭 화이트의 두 권짜리 장편소설 <폭풍 한가운데>에도 멸절 수용소 이야기가 나온다. 아오, 진짜, 언제까지 이 거대 비극을 읽어야 하는지. 이 소설집 《솔 벨로 2》가 틀림없이 《솔 벨로 1》보다 읽기 좋았고, 재미있었으며 더욱 공감할 수 있었음에도, 머리 속에서는 자꾸 이스라엘의 테헤란 폭격과 이로 인한 하메네이 폭사로 시작한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그리고 팔레스타인 학살의 가장 무거운 국제 범죄를 진 나라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당연히 전 세계에 분포해 사는 유대인들 대부분은 선한 사람인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유대인이 선하다는 건, 1930년대 중반부터 40년대 중반까지의 독일인 대부분도 선했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선한 대부분의 유대인과 독일인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고 학살과 전쟁을 시작하고 전개할 수 있는 소수의 특별한 권력을 가지고 있던/있는 독일인과 유대인들. 그들 때문에 연달아 두 권이나 솔 벨로의 작품집을 읽는 동안, (소수의, 특정한, 그리고 권력을 가지고 있는)유대인들이 범하고 있는 범죄를 별개로 하고 책을 읽을 수는 없는 일이다.

  말이 나온 김에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그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난하는 의미에서 모스크바를 떠나 독일 땅에 체류하고 있다. 울리츠카야는 매해 일정 기간동안 머무르고 있다는 이스라엘의 폭격기가 테헤란을 폭격해 민간인까지 사망하게 만든 전쟁에는 어떤 의견을 피력했는지, 아직 듣지 못했다. 아모스 오즈는 이미 죽어 말을 할 수 없겠지만, 오즈와 함께 팔레스타인에서 팔레스타인인과 유대인의 공생을 주장하던 다비드 그로스만은 2025년에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유대인에 의한 가자기구 집단학살에 관한 비판 소식까지 들었다. 즉 아직까지 나는 유대인이 저지른 대 이란 전쟁에 대한 유대인의 유감표현이나 비판이나 종전요구를 듣지 못한 상태에서 연달아 유대인 작가들의 자기들 사는 이야기, 그것도 보스턴과 뉴욕 중산층과 부르주아 인텔리겐치아들의 사는 모습에 공감하면서 읽어주기가 쉽지 않았다는 말이다.

  특히 이번 단편집 《솔 벨로 2》는 좋은 작품으로 꾸민 괜찮은 책이라는 것을 시비할 이유가 1도 없으나, 행간에 스민 유대인들의 삶과 지난 날의 피학살 같은 피해의식에 이제는 그리 깊게 공감하지도 못하겠고, 공감하고 싶지도 않다는 거다.

  다시 한 번 분명히 한다. 대부분의 유대인이 선한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그들의 선함은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혹한 일과 전혀 관계가 없다. 특정의 특별하고, 권력을 잡은, 유대인이 결정하고 시작했으며 여전히 진행중인데다가, 오히려 더 전쟁을 확대하고 싶어하는 전쟁범죄. 그들은 독일의 나치 집단과 그리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일 것이다. 미국 내 유대인 공동체 이야기가 도무지 귀에 차지 않았다. 과거에 경험한 대규모 피학살을, 그걸 전세계적, 전 역사적인 면죄부로 써먹는 족속. 그게 유대인인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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